업자돈, 카드 마음껏 쓴 공무원 도덕불감증 어디까지

2009-09-28     뉴시스
 경찰에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은 공무원이 무더기로 적발된 가운데 이들 대부분은 업자로부터 수시로 금품과 골프접대, 향응 등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공무원의 도덕 불감증이 또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충북경찰청은 최근 수사를 벌여 수차례에 걸쳐 한 업체에 관급공사를 준 뒤 금품과 향응 등을 제공받은 공무원 A씨와 동생 B씨 등 2명을 각각 뇌물수수와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28일 밝혔다.

이들 형제는 업자 C씨와 결탁해 금품 등을 제공받는 것은 물론 공사 이득금의 일정부분을 받기로 한 뒤 관급공사를 준 혐의다.

경찰조사 결과 공무원 A씨는 공사 2건을 C씨에게 준 뒤 골프채 세트와 수시로 향응, 골프 접대, 수백만원의 금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조사를 받고 있는 같은 기관 소속 공무원 3명도 C씨와 함께 골프를 친 것은 물론 일부는 C씨의 신용카드를 빌려 사용하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도내 한 지자체의 공무원과 학교 교직원 등도 입찰과 관련해 C씨에게 편의를 제공해주고 금품을 제공받은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특히 모 건설회사 직원은 C씨와 지속적으로 거래하며 수천만원을 받은 정황이 포착돼 경찰에서 집중 내사를 벌이는 등 수사선상에 오른 공무원 대부분이 수차례에 걸쳐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내용은 조사대상에 오른 공무원 중 1명이 C씨로부터 “받은 돈을 돌려달라”는 협박을 받으며 시작됐다.

이 공무원은 C씨에게 협박을 당하자 수천만원을 준 뒤 다시 C씨를 공갈 등의 혐의로 고소하며 사건이 불거졌다.

C씨는 최근 이같은 혐의로 구속된 뒤 경찰조사에서 “이 공무원 이외에 여러 명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C씨는 또 이 과정에서 “공무원 중 일부는 먼저 금품과 향응을 요구하는 것은 물론 (내) 카드도 갖고 가 사용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C씨의 진술로 경찰조사가 확대되자 수사선상에 오른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계좌추적을 벌이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그러나 C씨가 구속상태에서 진술한 점으로 미뤄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고 보고 소환과 대질신문 등 확인 작업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특히 이들 이외에 영세업자인 C씨로부터 금품 등을 제공받은 공무원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C씨를 추궁하는 한편 다른 업체에서도 이같은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첩보수집을 강화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