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공서, 딱딱한 이미지를 벗어버려라

법원, 도청, 국립청주박물관 정원무대공연 잇따라

2003-06-03     박소영 기자

지난 27일 청주 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원음악회’는 직원 가족들 및 법조계인사, 시민들이 대거 참여하여 화제가 됐다. 순수 직원들로 구성된 노래동아리가  그동안 갈고 닦은 레파토리를 풀어냈고, 이에 맞춰 갤러리도 민원인들에게 오픈했다. 관계자는 “열린법원의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이러한 문화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관공서에 처음 무대가 마련된 것은 지난 2000년충북  도청이었다. 이를 기획한 전태익 문화예술과장은 “그 때만해도 도청출입이 자유롭지  못했다. 한참 도청정원을 꾸밀때였는데 이곳에 ‘숲속음악회’처럼 공연을 펼치면 시민들에게는 도청에 대한 친숙함을 심어줄 수 있고, 또 도청직원들과  인근 직장인들에게는 청량제와 같은  공연이 되길 기대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지속되지 못할거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많았지만 지금까지 총 34회의 공연을  꾸준히 펼쳐 시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매년 10회 전후로 공연이 필쳐진다. 공연시간은 점심시간인 12시 30분 1시 20분, 토요일 2시에서 3시로  점심시간에 짬을 이용해서 공연을 감상할수 있다. 또 ‘잉어배미’라 불리던 도청 앞마당은 잘 가꾸어진 느티나무와 연못,  정자
가 만들어내는 운치있는 화폭은 맛깔난 우리가락도  발레공연도, 육중한 드럼사운드도 훌륭히 소화한다. 공연은 상반기, 하반기로 나눠 신청을 받아 기획한다.

그리고 국립청주박물관도 올해부터 박물관음악회를 열고 있다. 시립예술단의 찾아가는 공연의 일환이기도 한 공연이지만 무엇보다도 좋은공간에서 좋은 공연을 보여줘서 시민과  가까운 박물관이 되기를 기대하는 것.

그러나 이러한 공연들이 일시적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상시적으로 열려야 한다는  기대의 목소리가 크다. 시민 박진아(29)씨는 “이번  법원 정원음악회에 참석하면서 그동안 법원에 대한 고정관념을 조금 씻을 수 있었다. 이런 휼륭한 무대에서 지속적으로 공연이 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법원 관계자는 “공연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도 이러한 공연이 열릴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