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교육위원이 말하는… 차기 교육감에게 바란다
수평적·변혁적 리더십 갖춰야
학력제고 위한 다양한 정책 제시
2007-12-06 오옥균 기자
서수웅 위원도 “차기 충북교육의 수장은 전시행정과 하루살이 리더십에서 벗어나 교육현장, 교육행정의 보이지 않는 이면까지 진단할 수 있는 안목과 미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바탕으로 기본부터 다지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병우 위원은 변혁적 리더십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21세기형 리더라 불리는 변혁적 리더는 비전과 변화창출 능력, 위기관리능력을 갖추되, 구성원들에게서 변화의 동력을 이끌어내야 한다”며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기르되 소유하지 않고, 행하되 공을 내세우지 않으며, 이끌되 지배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인용했다.
김부웅 위원은 “교육은 교육의 주체인 교원이 즐거워야 바르게 이뤄진다. 교육감은 교권이 바로 서는 사회를 만드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주눅 든 교사는 능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부당한 외부 압력으로부터 확실한 보호자가 되어 스승존중풍토를 조성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봉사적 근무만을 강요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연구시설 확충 등 지원행정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서수웅 위원도 교권회복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거창한 교육정책을 표방하기 보다는 교육의 주축이 되는 학생의 행복과 교사가 보람을 느낄 수 있는 학교현장 조성과 지원에 바탕을 두는 교육정책을 펴나가야 할 것”이라고 서 위원은 말했다. 그는 또 “교권 회복은 소수의 노력과 구호로만은 이뤄지지 않는다. 교사들의 자정노력과 아울러 교육감의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정책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국은 ‘학력신장’
교육위원들은 학력신장을 통한 충북교육의 질 향상 방안을 제시했다. 교육감 후보들이 내놓은 사교육비 경감방안이나 고입선발고사 부활논란 등도 학력신장이라는 명제에서 시작된다. 김병우 위원은 “‘학력신장의 구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시대에 맞는 학력관이다. 지식폭발의 정보화 사회에서 인스턴트 지식을 달달 외는 ‘은행저금식 교육’은 시대착오다. 사고력, 창의력, 탐구력, 정보탐색력, 의사소통능력 등 21세기형 학력의 개념부터 재정립한 후 그에 맞는 학력신장방안을 내놓아야 한다”며 차기교육감의 근본적인 학력관의 변화를 지적했다.
이상일 위원은 “특히 기초학력 부진아가 없도록 기초학력을 튼튼히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또한 교사의 경쟁력 향상을 통해 공교육 정상화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사교육 부문과 경쟁할 수 있도록 투자를 확대해야 하며 소득과 지역에 따른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기존에 실시하고 있는 방과후학교에 구성원들의 자율적 참여와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부웅 위원도 방과후학교의 질적 향상을 지적했다. 김 위원은 “방과후학교 실시후 현재 양적인 면에서는 비대해졌지만 내면을 살펴보면 전시적 효과에만 치중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원인으로 학생들이 방과후교육보다는 학원교육을 신뢰하는 현상이 나타나 방과후교육의 성과를 반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방과후교육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는 것의 원인으로 방과후학습 교사들의 낮은 인건비를 지적했다. 직업으로써 매력이 없기 때문에 우수 인력 확보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김 위원은 이러한 문제를 운영방식의 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통계제시를 위한 실적위주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업무 담당자들의 호소를 들어보면 현재도 적지 않은 예산이 지원되고 있지만 인건비 지출이 규정의 틀에 얽매여 있어 효율적인 활용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방과후학교 활성화방안으로 인근학교 간 그룹화를 제시했다. 김 위원은 “다양한 분야의 교육을 위해 인근 몇 개 학교를 그룹화해 실시하는 방법이 바람직하다. 농촌의 소규모 학교들은 방과후학교 교사를 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그룹화를 통해 이러한 문제를 상당부문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입선발고사 부활과 관련해 곽정수 위원은 연합고사와 내신의 병행시행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곽 위원은 “평균화를 유지하느냐 마느냐는 교육감의 권한 밖의 일이다. 교육감에게 위임된 권한 내에서 변화가 가능한 연합고사 병행은 필요하다. 내신만으로 선발하는 방법은 학교간 성적불균형을 초래하고 ‘학교 성적이 곧 내신성적’이라는이유로 급우끼리 경쟁이 심화돼 상호교류 동료학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인성교육에도 적잖은 문제가 발생해 왔다. 특히 내신성적 과목 성취도 환산방법의 경우 과목별 주당 수업시간수를 반영하지 않고 획일적으로 동일한 환산점을 적용하는 바람에 일선 교육현장에서는 학생들이 어려운 교과목을 기피하는 기형적인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연합고사 병행은 상위집단뿐 아니라 중하위집단의 학습 성취도를 높이는 방법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서 위원은 단위학교 책임경영제을 근본 취지를 살려 단위학교 구성원들의 자율적·적극적 참여를 유도하고 지역 실정에 맞는 교육활동을 통한 교육자치 실현을 이뤄야한다고 지적했다. 서 위원은 “단위학교와 교육행정기관에 자율권을 보장하고 책무성을 강화시켜 성과와 결과에 대해 공정한 평가로 그에 따른 합당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사초빙제 확대
또한 곽정수 위원은 “도시지역의 교장초빙제는 젊고 유능한 교장들의 의욕적이고 창의적인 실험정신을 통해 충북교육의 향상을 꾀할 수 있다. 또한 교장초빙제는 보신주의, 복지부동의 타성에 젖은 관리자들에게는 자기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올해부터 시골이나 벽지가 아닌 청주지역에서도 교장초빙제가 실시되고 있어 다행이지만 더욱 확대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무 위원은 도·농간 학력격차를 지적했다. 학력격차로 인해 시골학교가 폐교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정 위원은 “농촌지역 학교를 살리려면 유능한 교사가 앞 다퉈 농촌학교를 희망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여러 불편한 상황에서 농촌 학교를 희망하는 교사는 많지 않다. 유능한 교사들이 근무하고 싶도록 적극적인 인센티브를 적용하고 근무여건을 개선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 위원은 승진가산점을 통한 인사상 우대는 물론 벽지수당을 지급하고 교통비 지원과 사택 제공 등 파격적인 혜택을 주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 위원은 “농촌지역 학교를 살리겠다는 교육감의 확고한 의지가 있어야 폐교를 막고 농촌을 살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