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금지 화약공장, 멧돼지 출현에 고민
보은 한국화약 야생동물 개체수늘어 피해잦아
국가산업단지인 충북 보은군 내북면 (주)한화 보은공장에 최근 멧돼지 떼가 자주 출몰하고 있으나 회사측이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1991년 10월께부터 가동된 한화 보은공장은 방위산업체로 전체 면적이 400여만㎡에 달하고 있으나 지난 16년간 보안상 일반인들의 출입이 금지되면서 점차 '생태계의 보고(寶庫)'로 전환되고 있다.
이 공장 부지는 지형이 험한 곳이 많은데다 밤나무·참나무 등 먹이식물이 풍부하고, 계곡물을 마시기에도 적합해 멧돼지와 고라니, 꿩, 뱀 등 야생동물의 서식처로 알맞는 환경을 유지하면서 개체수가 부쩍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천적이 없는 멧돼지의 경우 수년 전부터 야간을 이용해 무리를 지어 사무실 근처까지 접근해 조경수 밑둥이나 잔디밭을 헤쳐 놓는 등 피해를 주고 있다.
최근 밤과 새벽에는 10여마리 이상의 떼를 지은 멧돼지들이 자주 눈에 띄는 등 경비원들에게 위협적인 존재로 지적되면서 회사관계자들이 퇴치방법을 놓고 골몰하고 있으나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전문 사냥꾼들에게 의뢰해 멧돼지 개체수를 줄이는 것이나 화약류와 불꽃 제품 등을 생산하는 회사측으로서는 도입할 수 없는 방법이다.
방위산업체 특성상 보안에도 문제가 될 수 있는데다 공장내에서 사냥꾼들이 엽총 등을 잘못 취급했다가는 자칫 대형사고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회사측으로서는 덫이나 창애, 올무, 독극물 등 불법 수렵구를 사용할 수도 없어 난감할 뿐이다.
한 경비원은 "밤에 경비를 서다 보면 1주일에 두세차례 이상씩 멧돼지 떼를 목격하게 된다"며 "야간에 공장내에서 이동할때는 차량을 이용하는 등 멧돼지로부터 공격받지 않기 위해 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 관계자는 "날씨가 추워지면서 산속에 먹이감이 없는지 멧돼지들이 떼를 지어 사무실 근처까지 내려 오는 경우가 많아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을까 적잖게 우려된다"며 "주변에서 막걸리와 함정을 이용하는 방법을 추천하고 있으나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도 의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