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쌀 브랜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쌀평가 최우수 불구,100여종 난립 경쟁력 저하

2006-09-20     충청투데이

충북도가 지난해 농림부에서 실시한 고품질 쌀 생산·유통시책 종합평가에서 최우수도로 선정되는 등 충북도내에서 생산된 쌀의 위상을 전국적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도내에는 100여 종의 쌀 브랜드가 난립해 지명도와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도나 시·군 단위의 브랜드 단일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여론이다.

현재 도내에서 생산·유통되고 있는 쌀 브랜드는 전국적인 명성을 얻어가고 있는 '청원생명 쌀'과 '생거진천 쌀'을 포함해 ▲시·군 단위 공동브랜드 8개 ▲미곡종합처리장(RPC) 브랜드 66개(농협 38, 민간 28) ▲미곡종합처리장 외 개별브랜드 48개 등 모두 122개에 이르고 있다.

지역별로는 충주가 '남한강 쌀' 등 16개 업체에서 30개의 브랜드를 양산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음성 21개 ▲진천 19개 ▲청원 14개 ▲옥천 9개 ▲보은 8개 ▲영동 6개 ▲괴산·증평 각 5개 ▲제천 3개 ▲청주 2개 등으로 나타났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충청권을 제외하고 유일한 수요처라고 할 수 있는 수도권에서 도와 같은 시·군 브랜드 간 경쟁이 벌어지는 웃지못할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같은 문제점을 비춰볼 때 음성과 경기도 이천, 장호원 지역 복숭아 생산 농업인들이 결합해서 만든 '햇사레'와 미국 캘리포니아지역에서 생산되는 오렌지 단일 브랜드인 '썬키스트(Sunktst)'는 충북 쌀 브랜드 난립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햇사레 연합사업단은 지역적 한계를 넘어 지난 2002년 6월 음성과 경기 이천, 장호원지역 2000여 복숭아 재배 농가 및 이 곳 4개 지역농협이 힘을 합쳐 공동 마케팅 조직한 후, 올해 현재 수도권 복숭아 시장의 90%를 점유하는 경이적인 성장세를 나타냈다.

이제 수도권 소비자들은 더 이상 음성 감곡 복숭아와 장호원 복숭아라는 지역 명칭 대신 '햇사레'라는 브랜드로 부를 정도가 됐으며, 같은 품질의 타 지역 브랜드보다 30% 이상 비싼 가격을 받는 '귀하신 몸(?)'이 됐다.

이미 전 세계 시장을 휩쓸며 오렌지의 대명사가 된 '썬키스트'의 경우는 오렌지 공동브랜드를 넘어 여러 기업들이 공동으로 개발해 사용하는 단일 브랜드의 대명사로까지 의미가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도내 쌀 브랜드 역시 이런저런 명목아래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것보다 더 큰 틀에서 단일 브랜드를 개발하는 것이 경쟁력을 높이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도 관계자는 "대부분 가공업체에서는 상·중·하 제품으로 구분해 브랜드를 달리 출하하기 때문에 광역브랜드 사용에는 어려운 점이 많아 시·군별 브랜드를 육성하는 방향으로 브랜드 통합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 도지사인증제 등을 도입해 도내 생산 쌀 브랜드 이미지개선에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