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탐구-한나라당 정우택 도지사 후보]
대규모 신규 투자 유치 ‘충북을 팝니다’
“대선 승리로 한나라당의 빼앗긴 10년 되찾겠다”
2006-05-04 이재표 기자
명문가 출생, 대를 이은 관운
부친 친일 시비, ‘후보 흠집내기 일뿐’ 일축
정우택 후보는 명문가에서 태어나 엘리트 성장과정을 밟았다.
충북 진천 출신으로 농림부장관과 자유당, 신민당 국회의원을 지낸 고 정운갑씨와 어머니 박득기씨의 5남 2녀중 4남인 정 후보는 6.25전쟁 당시 피난지인 부산에서 태어나 이후 서울에서 성장했다.
정 후보의 선친은 1943년 일제의 고등문과시험에 합격해 해방 이후 장·차관을 지냈고 자유당에 몸담아 4대 민의원에 당선됐으나 5.16군사쿠데타가 일어나자 윤보선계로 야당인 신민당에 참여한다. 일제강점기에 고위공직자를 지냈다는 이유로 친일시비에 휘말리고 있는 정 후보의 선친은 1979년 이른바 ‘신민당 가처분’사건 당시 서울 민사지법의 판결에 따라 총재 직무대행을 맡아 김영삼 총재와 대립하기도 했다.
정 후보는 선친의 행적과 관련해 열린우리당 충북도당으로부터 공격을 받기도 했으나 “과거사 진상규명위에서 발표한 친일인사 명단에도 들어있지 않은 선친까지 들먹이는 것은 후보자 흠집내기에 불과하다”며 이같은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SK로 통하는 서울 경기중, 경기고를 나와 성균관대 법학과,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하와이대 대학원 경제학과에서 경제학 박사를 취득함으로서 법학, 행정학, 경제학 분야를 두루 섭렵한 정 후보는 1978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이후 대한민국 경제 초고속 성장의 밑그림을 그려온 경제기획원 경제기획국, 투자심사국, 기획관리실 등 정부부처 경제 관련 부서에서 공직생활을 했다.
정 후보는 그러나 43살의 나이로 공무원 정우택에서 정치인 정우택으로 변신한다. 15대 총선 결과 자민련 당적으로, 선친이 민의원을 지냈던 진천·음성·괴산지역에서 금배지를 달게 되는 것이다.
정 후보는 16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으며, 자민련 정책위 의장을 지내다 DJP 내각의 해양수산부장관으로 입각해 대를 이어 예사롭지 않은 관운을 과시한다. 하지만 17대 총선에서는 탄핵 후폭풍에 휘말려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40여개국 의원들이 참여하는 아시아태평양환경개발의원회의(APPCED) 집행위원장을 맡은 것도 정 후보가 내세우는 경력 가운데 하나다.
클래식 음반업체 ‘성음’ 사위
정우택 후보는 계산된 혼맥은 아니지만 음반 수입이 자유롭지 못하던 시절 클래식 라이센스 음반과 녹음스튜디오로 한시대를 풍미했던 음반회사 ‘성음’의 사위가 된다. 사촌여동생의 소개로 성음 창업자의 딸인 이옥배씨를 만나 슬하에 태오, 태두 2남을 둔 것.
스스로도 “고집이 세고 욕심도 많다”고 말하는 정 후보는 전형적인 B형 스타일이다. 주변 사람들로부터는 다혈질이라는 평가도 듣는다. 부인 이옥배씨로부터도 “연애할 때 상당히 고전했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다.
정 후보의 한 측근은 이같은 성격에 대해 “핵심을 뽑아내는데 일가견이 있지만 사실 “같이 일하기에는 상당히 피곤하다”고 평가했다. 정 후보는 사람을 가려쓰는 스타일이다. 현재 정 후보 캠프에는 당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줄서기가 만만치 않지만, 정 후보는 “섣불리 사람을 쓰기 보다는 마음에 맞는 사람을 가려쓰겠다. 자칫하면 빼도 박도 못한다”는 자신의 생각을 력 가운데 하나다.
정우택의 비전
‘ceo 마인드’로 해외 세일즈 전념
‘소외 지역 발전이 개발논리로 치우쳐서는 논란”
정우택 후보가 그리는 충북지사는 행정의 달인이나 조정자 역할이 아니라 적극적인 세일즈 지사다. 국내외 대기업의 대규모 신규투자사업을 충북에 유치하겠다면서 ‘BUY충북’을 외치고 있다.
전세계에 퍼져있는 중국계 자본인 ‘화상(華商)’ 등 국제적 민간자본과의 연대 강화로 지역 내 산업 투자를 활성화하겠다는 적극적인 전략을 세우고 있다. 충북이 내세울 수 있는 무경쟁 무한시장의 ‘블루오션’은 역시 IT, BT 등 첨단산업 분야에 있다고 보고 있다.
정 후보는 특히 자신의 정치적 연고지인 중·북부와 소외지역인 남부권에 대한 비젼 제시에 역점을 두고 있다. 정 후보는 “지식기반형 첨단산업벨트로 ‘남한강의 기적’을 달성하겠다”며 “특히 제천지역은 제2혁신도시 건설에 따라 연수·교육산업의 중심지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약초와 석회석 산지인 단양에서는 한방엑스포를 열고 회석신소재특구로 활성화한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보은은 황토, 옥천은 묘목을 중심으로 특구화하고 영동은 늘머니랜드를 주축으로 식음료 생산단지 등을 건립한다는 것이 남부권에 대한 구상이다.
정우택 후보는 “충북의 화두는 균형발전이다. 제시한 공약들도 임기 안에 실현 가능한 것들을 중심으로 밑그림을 그린 것이다. 그동안 각종 정책에서 소외돼왔던 지역을 집중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 예산을 확보하고 투자를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정 후보의 권역별 발전전략은 충북의 균형발전이라는 측면에서 표심과 맞닿아 있다. 그러나 소외지역 발전이 지나친 개발논리로 치우칠 경우 오히려 주민들의 생존기반을 위협하고 환경파괴 등 예기치 않은 걸림돌과 마주칠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 정우택이 본 상대후보 한범덕 충청권 출신 다운 ‘외유내강’형 “중앙무대에서 정치력 발휘할수 있어야” 정우택 후보는 한범덕 후보에 대해 행정고시 동기라는 인연을 강조하면서도 “한 후보는 지방행정 업무를 많이 맡았고 나는 경제기획원등 경제관련 업무, 국회의원, 해양수산부장관등 중앙행정과 관련한 일들에 익숙하다”며 차이점을 부각시켰다. 정 후보가 평가하는 한 후보의 장점은 “충청도 출신답게 ‘외유내강형’이라는 것. 정 후보는 “한 후보가 화를 내거나 언성을 높이는 일을 보지 못했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정 후보는 그러나 “한 후보가 더 큰 정치, 가령 중앙무대와 연결이나 정치력 발휘등에서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배창호 제도권 밖 사안에 대한 예리함 돋보여 정우택 후보는 배창호 후보에 대해 “정치인이라기 보다 현장에서 활동하는 만큼 노동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도민에게 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만큼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말한다는 것이다. 정 후보는 또 “제도권에서는 다룰 수 없거나 모른척 치부해버리는 사안들에 대한 예리한 지적과 해법이 타 후보에 비해 앞서는 것이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정 후보는 다만 “노동계만의 시각에 갇혀 현장의 입장을 전달하는데 있어 큰 틀에서 보지 못하는 것이 다소 아쉽다”는 견해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