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재고 원서접수 기간 마감전날 연장…갑자기 왜?
당초 9월 19일까지 공고, 마감 하루 전날 설명 없이 연장 남녀 각각 16명으로 명시…“요즘 세상에 이해할 수 없다”
‘IB학교’로 알려져 있는 단재고등학교 신입생 선발과 관련, 논란이 일고 있다.
입학원서 접수 기간을 아무 설명 없이 연장한 것을 비롯해 지역우선·사회통합 전형 비율, 남녀학생 성비 등에 대해 불만이 제기된 것.
지난 6월 단재고는 학교 홈페이지 공지 사항을 통해 9월 11일부터 19일까지 입학원서 접수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원서접수 마감 하루 전날인 9월 18일 다시 공고를 내고, 원서접수일 마감을 9월 19일에서 9월 24일까지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이유 또는 설명은 없었다.
이를 두고 충북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입시 경쟁률을 높이려고 한 것인지, 아니면 미달인 것을 감추려고 한 것인지 알 수 없다”며 “기간 연장이 아닌 추가 모집을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교육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단재고에 입학원서를 제출한 학생의 학부모 A씨는 “원서접수 기간 연장 이유를 (중)학교 측에 문의했지만, 잘 모르겠다는 답변만 들었다”며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A씨는 단재고가 남녀 성비를 모집 정원에 명시한 점도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단재고는 총 32명의 학생을 모집하는데 남녀 각각 16명씩을 선발하고 있다.
이외에도 A씨는 “신입생의 50%를 지역우선과 사회통합 전형으로 선발하는 것은 다른 학교와 비교했을 때 과도하게 많다”고 지적했다.
“요즘 세상에 남녀 8명씩 못 박아”
지난해 개교한 단재고는 ‘IB학교’를 표방, 소위 상위권 학생 및 학부모들에게 관심을 끌고 있다. 학생부종합전형을 통한 상위권 대학 입학과 함께 IB성적을 인정해주는 외국 유학도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단재고 입학은 학교장 전형으로 선발한다. 선발 인원은 남학생 16명, 여학생 16명 등 총 32명이고, 32명 구성은 일반 전형 16명, 지역우선·사회통합 전형 16명이다.
지역우선 전형 지원 자격은 가덕중·문의중·미원중·현도중 졸업(예정)자이고, 사회통합 전형 지원 자격은 기초수급·차상위·국가보훈대상자·한부모·다문화·북한이탈·소년소녀가장·다자녀·공무원(군인, 환경미화원, 경찰, 소방공무원, 우편집배원)·산재 자녀 등이다. 소규모중학교 졸업(예정)자도 여기에 포함된다.
학부모 A씨는 “지역우선·사회통합 전형의 필요성은 알지만, 50%는 과하게 많다”고 지적했다.
실제 농촌지역 IB학교인 제주 표선고등학교는 일반전형으로 150명을 모집하고 지역우선·사회통합 전형은 실시하지 않고 있다. 다만 특별전형(국가유공자, 특례입학)으로 7명을 모집한다.
신입생 78명을 모집하는 경기도 안성 죽산고등학교 또한 특례입학전형으로 단 2명만을 모집하고 있다.
A씨는 원서접수 기간을 아무런 설명 없이 연장한 것과 지역우선·사회통합 전형 비율 외에도 남녀 학생 성비를 미리 결정해 놓은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A씨는 “요즘 세상에 남녀 명수를 미리 확정해 놓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라고 말했다.
“중학교에 도말처리 안내했는데 잘 안됐다”
접수 기간 연장과 관련, 단재고 측은 민원 발생과 ‘미숙함’을 사실상 인정했다.
단재고 교사 B씨는 “공정한 평가를 위해 중학교에 학교생활기록부 도말 처리를 안내했는데 선생님들이 많이 해보지 않은 작업이라 잘 안됐다. 그리고 학교 위치가 원거리이다 보니 제출하는 과정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전화가 와서 회의를 통해 원서접수 기간 연장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도말처리는 이른바 블라인드 처리를 말하는 것으로, 서류 제출시 출신학교 등 개인정보를 지우는 것을 말한다.
B씨는 “출신 중학교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도말처리를 부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남녀 성비에 대해서는, “기숙사가 한 개 동이고 성비가 달라질 경우 과밀이 될 수 있고, 불편함이 예상된다. 하지만 현재 이부분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현재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지역우선 사회통합전형 비율과 관련해서는, “개교 당시 교육청이 정한 방침대로 진행한 것이고 2~3년 정도 운영하다 조절해야 되지 않을까 정도만 논의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