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바다 수놓은 카이트보딩… 지구촌 15개국 열전 속 폐막

제3회 제주국제슈퍼컵카이트보딩대회 21일 폐막 박성제 조직위원장 “세계대회 교류 플랫폼 만들 것”

2025-09-22     오옥균 기자
제3회 제주국제슈퍼컵카이트보딩대회 개막식 모습. 2025년 9월17일.

제3회 제주국제슈퍼컵카이트보딩대회가 세계자연유산 성산 일출봉과 아름다운 섬 속의 섬 우도가 한눈에 펼쳐지는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해안에서 닷새간의 열전을 마치고 21일 막을 내렸다. 

국내 유일의 공식 국제 카이트보딩 대회인 이번 대회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해홍콩·스위스·중국·영국·프랑스·베트남·필리핀·러시아·미국·태국·몽골·대만·일본·싱가포르 등 15개국에서 선수 200여 명(국외 약 70명, 국내 약 130명)과 선수단 관계자 100명이 함께했다. 대회 기간 제주도민과 관광객 1000여 명도 종달리 해변을 찾아 역동의 현장을 응원했다.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과 질 좋은 바람, 완만한 사구와 모래사장이 어우러진 종달리 해역은 카이트보딩 최적지로 재확인됐다. 바람의 힘만으로 시속 40~50km 이상 질주하고, 경기종목에 따라 수면 위로 건물 5~6층 높이로 떠오르는 장면을 선보여, 대회를 지켜보던 선수 가족과 관광객들에게 ‘차세대 해양레저 스포츠’의 매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카이트보딩은 이미 국제무대에서 위상을 굳혔다.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남녀 ‘포뮬러 카이트’가 정식 종목으로 치러졌고, 2024 파리올림픽에서도 처음 정식 채택돼 메달 경쟁이 펼쳐지며 올림픽·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자리매김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우리나라가 동메달을 차지했고, 그 주인공인 이영은 선수(부안군청 소속)는 이번 제주 대회에도 참가했다. 

제주에서 펼쳐진 이번 제3회 제주국제슈퍼컵카이트보딩대회는 포뮬러 카이트, 윙포일, 트윈팁 종목으로 진행됐고, 특별 프로그램으로 프리스타일 부문과 시니어 부문도 함께 진행됐다. 

각 종목 우승자도 가려졌다. 포뮬러 카이트 남자부는 일본의 타쿠미 이와키가, 윙포일 남자·여자부는 각각 중국의 인셩, 샤오 리유이가 각각 정상에 올랐다. 트윈팁 남자부는 태국의 나라피치 푸들라, 여자부는 한국의 이영은이 우승했다. 윙포일 일반부는 한국의 석우, 프리스타일 남자·여자부도 태국의 나라피치 푸들라와 한국 이영은이 각각 1위를 차지했으며, 시니어상은 한국 장효경 선수에게 돌아갔다. 

대회 운영의 보이지 않는 ‘안전망’도 촘촘했다. 서귀포해양경찰서는 경기 시간대 해역 통제와 비상 대응을 지원했고, 해상 교통 주체들의 자발적 협조가 더해지며 선수 동선 보호와 경기력 향상에 기여했다. 대한요트협회가 국제경기를 공식 인증하고, 제주크루즈산업협회 등 민간의 동참도 더해져 안정적 운영 기반을 뒷받침했다. 

폐막 직후엔 선수단과 운영진, 시민·관광객이 함께 플로깅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국적과 팀을 넘어 조를 이루어 모래사장·방파제·사구 가장자리의 담배꽁초, 플라스틱, 폐어구 등을 수거하며 “우리가 즐긴 바다는 우리가 지킨다”는 약속을 행동으로 증명했다. 조직위는 내년에도 플로깅을 정례화해 ‘기록을 남기는 대회’를 넘어 ‘약속을 남기는 대회’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포뮬러 카이트 경기 사진.

박성제 조직위원장은 폐회사에서 “머지 않아 제주국제슈퍼컵카이트보딩대회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해양레포츠 축제로 성장해 세계대회와 교류하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제주의 해양스포츠와 해양레저관광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여는 디딤돌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대회는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하고 (사)제주특별자치도해양레포츠협회·한국카이트보딩협회·제주의소리가 공동주관했다. 선수들의 비상한 기량, 지역사회와 민·관의 협력, 그리고 바다에 대한 책임의식을 한데 묶은 ‘제주형 국제대회 모델’은 내년 더 단단한 안전 매뉴얼과 친환경 운영 기준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바람과 파도를 무대로 한 해양스포츠 축제가 깨끗한 바다라는 유산을 지켜나가자는 참가국 선수들의 약속으로 폐막해 가장 큰 성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