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이 앞장서서 고교학점제 폐지 선언하라”
전교조, 18일 교육감협 총회 앞두고 피켓시위 및 기자회견 내신 절대평가·충분한 교사정원·교육격차 해결 없인 불가능 “더 이상 잘못된 실험의 희생양 안돼…이제라도 폐지해야”
전교조가 18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총회가 열리는 청주 앤포드호텔 앞에서 고교학점제 폐지를 촉구하는 피켓시위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교조는 “고교학점제는 더 이상 개선이나 보완으로 해결될 수 없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냈다”며 “교육감들이 앞장서서 정부와 국회, 국민 앞에 책임 있게 고교학점제 폐지를 선언해 달라”고 촉구했다.
또 “지금 필요한 것은 땜질식 보완이 아니라 고교학점제 폐지와 고등학교 교육 정상화를 위한 결단”이라며, 고교학점제 폐지를 위한 10만인 서명운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전교조를 비롯해 교사노조, 교총 등 전국 교원단체들은 고교학점제로 인한 문제를 지적하며 문제 해결을 호소해 왔다.
교사들의 다과목 지도, 시수 증가, 순회 교사 문제뿐 아니라 학생들은 과목 선택을 강요당하고 있고 여기에 더해 지필 수행평가, 생기부 작성을 위한 각종 활동, 수능 준비에 고통스러워하고 있다는 것.
특히 교육부는 고교학점제를 시행하면서도 또 다른 한쪽으로는 자율전공학부를 확대한 대학에 더 많은 예산을 지원하고 공교육과 학생부종합전형을 무력화하는 정시 선발 비중을 확대하는 등 고교학점제와 상반된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이상미 세종지부장은 “아이들은 수행평가와 지필평가, 수능이라는 죽음의 트라이앵글을 숨돌릴 틈 없이 돌며 옆 학생을 친구가 아닌 경쟁자로 인식하며 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너무 복잡한 교육과정과 폭증한 수업시수로 교사 공동체가 무너지고 개별화되고 있으며 민주적 학교 운영의 기반도 흔들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지부장은 최교진 교육부 장관에게 △내신 절대평가 실시 △충분한 교사 정원 확보 △교육격차 해소 △대학의 수시 위주 선발 등을 질의하며, “이 질문에 대답을 당장 내놓을 수 없다면 학교를 파행으로 몰아넣고 있는 제도의 운영을 빠르게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민영 충북지부장은 “고교학점제는 아이들의 적성과 진로 탐색을 위한 것이 아니라, 결국 대입에 어떤 것이 유리한가에 따라 활용되고 있다”며 “학생 맞춤형 교육이라는 미명 하에 입시경쟁만 더욱 치열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생님과 아이들을 더 이상 이 잘못된 실험의 희생양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며 “제도가 잘못되었다면 이제라도 용기 있게 멈추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16일 전국시도교육감들과 간담회를 열고 고교학점제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최 장관은 ‘폐지’보다는 ‘개선’에 무게를 두고, “고교학점제가 본래 취지대로 현장에서 잘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18일 열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총회에서 교육감들은 △사립학교 교원 징계제도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법령 정비 △학교폭력 유해 영상 신속 삭제를 위한 법률 개정 요구 △학교건축물 기계설비유지관리자 선임 대응 협의체 구성 △교장공모제 의무 지정학교 임용 재량권 부여 △학교 현장 재난유형별 교육·훈련 매뉴얼 개정 △특수교육 여건 개선을 위한 교부금 교부 대상 확대 등 교육 현안 6건을 심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