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주기 싫어서 핑계 대는 것”…조형물 예산 삭감에 오송참사 유가족 분노

충북도의회, 8일 오송참사 조형물 예산 5000만 원 전액 삭감 “필요성 공감하나 다양한 의견 수렴, 사회적 합의 필요” 유가족, 도의회와 청주시는 유가족과 한 번도 안 만나 2년 기다리고 수개월 협의했는데 이제와서 의견 수렴?

2025-09-09     최현주 기자
충북도의회 건설환경소방위원회는 8일 제 428회 임시회 2차 회의에서 충북도가 제출한 ‘궁평2지하차도 참사 희생자 추모 조형물 설치’ 예산 5000만 원을 전액 삭감했다.(충북도의회 제공)

 

충북도의회가 오송참사 조형물 예산 5000만 원을 전액 삭감한 것에 대해 오송참사 유가족들이 강한 분노감을 표하고 있다.

이미 충북도와 유가족들이 여러 차례 협의와 논의를 거쳐 결정한 사안에 대해 충북도의회가 ‘조급하다’ 또는 ‘충분한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예산을 삭감했기 때문.

유가족들은 정말 말도 안되는 처사이고, 해주기 싫어서 말도 안되는 핑계를 대는 것으로밖에 이해가 안 된다며 분노했다.

충북도의회 건설환경소방위원회는 8일 제 428회 임시회 2차 회의에서 충북도가 제출한 ‘궁평2지하차도 참사 희생자 추모 조형물 설치’ 예산 5000만 원을 전액 삭감했다.

건소위 위원들은 추모 조형물 설치 필요성에는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장소와 형태 등을 둘러싼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호영 의원(제천2, 국힘)은 “추모 조형물 설치 필요성에는 공감하나 조급히 추진하기보다는 다양한 의견 수렴을 선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훈 위원장(괴산, 국힘)도 “공청회 등 유가족과 도민 의견 수렴 절차가 필요하다”며 “단순한 조형물 설치가 아닌 교육·상징적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검토하고 사회적 합의를 거치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결국 조형물 예산은 전액 삭감됐고, 오는 11일 열리는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심사와 16일 본회의를 통해 편성 여부가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오송참사 유가족협의회 최은경 대표는 “유족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하던데 이해가 안된다. 그동안 유가족들은 도와 수차례 이야기하고 협의해왔다. 처음엔 만수공원에 해달라고 했더니 공원법상 안된다했고, 오송역에도 안된다고 해서 결국 도청에 하기로 결정된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현판도 당일 날 취소하더니 조형물도 이렇게 한다는 것은 진짜 너무 화가 나고, 솔직히 유가족을 농락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또 “도의회는 아직까지 한 번도 유가족들과 만난 적도 없고 예산을 삭감한 이후에도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며 “솔직히 그냥 해주기 싫어서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를 것으로밖에 이해가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건소위 소속 도의원은 이태훈(괴산, 국힘)·노금식(음성2, 국힘)·김호영(제천2, 국힘)·박용규(옥천2, 국힘)·변종오(청주11, 민주당)·임영은(진천1, 민주당)·황영호(청주13, 국힘) 등 총 7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