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찬가 불렀던 김영환 지사…구속 바라보는 심경은?
김 지사 “김건희는 우리의 축복”, “순진한 여성…영부인으로 손색없어”
한때는 좋은 시절이 있었다. 윤석열씨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그와의 친분이 공천의 주춧돌이 되고, 대통령의 ‘핵심관계자’로 자처하는 사람들로 가득찼다.
김영환 충북지사도 그랬다. 스스로 윤석열과의 친분을 과시하면서 충북지역 발전의 밑거름으로 사용하겠다고 위세를 부렸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누구 보다도 ‘윤비어천가’를 불렀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글이 2023년 3월에 작성한 ‘나는 오늘 기꺼이 친일파가 되련다’라는 글이다.
“나는 오늘 기꺼이 친일파가 되련다. (중략) 나는 윤석열 대통령의 애국심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 ‘통큰 결단’은 불타는 애국심에서 온다.(중략). 오늘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은 ‘지고도 이기는 길’을 가고 있다.” (2023년 3월,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내 무덤에도 침을 뱉어라’는 글의 일부)
김영환 충북지사의 ‘어천가’는 윤석열에 국한하지 않았다.
김 지사는 ‘V0’라 불렸던 김건희씨에 대해서도 찬양과 찬사를 늘어놓았다.
□ 2022년 1월 23일
“이런 연설을 즉석에서 할수 있다면 대한민국 예술 감독감이다. 김건희는 우리의 리스크가 아니라 축복이다. 힘내라. 이런 분(=김건희)를 쥴리로 만들다니! 모네를 아는 영부인! 모네를 장애인 예술가로 이해하고 ‘결핍이 예술을 만든다’는 것을 아는 정치인이 누가 있겠나?”
□ 2022년 1월 17일 <김건희가 최순실이 될 수 없는 5가지 이유>
“1. 정치가 두렵다. 2.윤석열은 문재인이 만들었다. 3.조국은 민주당이 망가뜨렸다. 4.안희정이 불쌍하다. 5.나는 나이트크럽을 싫어한다.그러니 쥴리가 아니다. 그는 순진하게도 정치판의 사기꾼에게도 자기 남편을 도와달라고 매달리는 순진한 여성이었다.”
□ 2022년 1월 17일
"참 놀라운 반전입니다. 이래서 정치가 어렵고 흥미롭습니다. 김건희씨의 오늘 녹취는 가식이 없어 좋았죠.
그동안 불편한 진실의 일단이 드러났죠. 안희정 보수탄핵론등 한번 깊이 생각해 볼 문제를 던져 주었습니다. 예상한대로 그녀는 새로운 영부인으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위 글은 20대 대선이 치러지기 2달 전에 김영환 지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김 지사는 당시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와 김건희가 나눈 녹취록이 공개됐을 때 김 지사는 “가식이 없어 좋았다”며 “새로운 영부인으로서 손색이 없다”고 했다.
또 “김건희는 우리의 리스크가 아니라 축복”이라고 주장했다.
김 지사가 축복이라고 외쳤던 그 김건희씨는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의 구속을 보면서 김영환 지사는 과연 무슨 생각을 했을까?
김영환 지사는 2021년 7월 8일 윤석열을 만난 뒤 <어제 나는 한 사내를 만났다>라는 글을 올렸다. 시간이 흘러 이 글을 보는 대한민국 시민들과 충북도민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그게 참 궁금하다.
□ 2021년 7월 9일 <어제 나는 한 사내를 만났다.>
그리고 나는 새벽 3시 일어나 그와 나눈 많은 얘기를 곰곰이 되새김질 하고 있다.
여운이 남았다. 기억이 커피향 처럼 고소하다. 그의 말에는 거침이 없었고 솔직했다.
더 만나보고 싶다. 나는 그에게 에프터를 신청하고 못 다한 얘기를 나누고 싶다.
잠정적인 판단이지만 그는 매력이 있고 인품이 훌륭했다. 무엇보다 겸손했다.
여운이 남는 얘기가 많았다.
어제 문배주를 마시며 나눈 1시간 40분 동안 우리는 허심탄회했고 서로를 존중했다.
집에 와서 보니 나에게 "인문학적 바탕위에서 정무적 감각이 뛰어나 존경해 왔다"고 한 말이 기사에 났다. 과분한 말씀이다.
그는 내게 어떤 것도 요구하지 않았고 나 또한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그를 대했다. (중략)
그는 맑고 선한 생각을 가진 정치인 이다. 그는 내가 만난 정치인 중에는 가장 극도의 인내심을 가졌고 엄청난 학습능력을 가진 지도자이다.
(중략)
그는 다독가처럼 보였다. 그리고 잡학박사와 같이 거침없이 많은 사안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펼쳐 갔다. 앞으로 각종 토론에 대해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
내가 쓴 “나라를 살리는 10가지 생각의 창고”와 KDI에서 나온 “한국경제와 미래‘라는 책을 선물로 드렸다. 그는 꼭 내가 드린 책을 읽겠다고 했다. 다음에 만나면 나의 평소의 지론인 과학기술, 문화예술, 생태환경을 융합하는 전략인 트리플악셀론에 대해 토론해 볼 생각이다.
책을 읽었는지 숙제검사도 할 겸.
나는 지도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고 말했다.
자기가 속해 있는 집단이나 사안에 대해 자기의 판단과 생각을 가지고 주변을 설득하고 끌고 가는 지도자와 주변의 여론과 주장에 끌려가는 지도자가 있다.
윤석열 총장은 끌려가는 지도자가 아니라 끌고 가는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씀드렸다.
(중략)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토론을 했다. 그러다가 맛있는 음식을 남겼다.
식사비는 반반 부담하였다.
어제 한 사내가 내 인생의 한 구석에 들어왔다. (2021년 7월 9일 김영환 충북지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