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랑 5명 모아놓고 주민설명회?…죽현 산단 설명회 논란
죽현 산단 합동설명회 이장 토지주 등 5명만 참여 설명회 끝난 지 3개월 후에야 주민들 알게 돼 마을 이장, “우리 마을과 산단 확장 아무 관련 없어” 진천군, “설명회는 이미 종결…재개최 계획 없어”
진천군 광혜원면 죽현리에 위치한 죽현 일반산업단지(확장) 조성사업 (주민)합동 설명회가 졸속으로 진행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합동 설명회라고 하지만 주민은 단 5명만이 참여했고, 그나마 이 5명에는 광혜원면 주민이 아닌 외지에 거주하는 토지주가 포함, 대다수 주민들은 설명회가 있었는지도 몰랐다는 지적이다.
주민들은 이 설명회가 사실상 무효라며 다시 설명회를 개최해줄 것을 진천군에 촉구하고 있다.
앞서 충북도는 죽현산업단지 지정계획을 수립해 고시했다. 이미 산단에 입주해 있는 S사가 생산설비 증설 등의 이유로 4만 7000㎡(1만 5000평)을 확장하는 사업이다. 사업 기간은 2025년부터 2028년까지다.
진천군과 S사는 지난 3월 25일 광혜원면 행정복지센터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합동 설명회를 개최했다. 논의된 내용은 산업단지 계획, 환경영향평가(초안), 사업인정 등에 관한 의견 등이다. 진천군은 설명회에 앞서 홈페이지와 지역 언론에 설명회 개최 공고를 냈고, 광혜원면도 홈페이지와 행정복지센터 게시판에 공고 안내문을 게시했다.
그러나 설명회에 참석자는 단 5명에 불과했다.
주민들 왜 몰랐나?
주민 B씨는 “법적인 차원을 떠나서 5명이 참여한 설명회를 누가 인정하겠나. 주민들의 알 권리 차원에서라도 다시 개최할 것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신문에 게재하고 게시판에 공고 올렸다는데 농사짓는 사람들이 그거 쳐다보는 이들이 몇 명이나 되겠나”라며 “동네 사람들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주민들은 설명회 개최 자체를 몰랐던 이유에 대해, 사동마을 이장 A씨를 지목한다. A씨가 설명회 일정과 참여할 것을 주민들에게 알렸어야 했는데 전혀 그러지 않았다는 것.
B씨는 “이장은 군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을 것이고 주민들에게 안내해야 하는 것도 알고 있었는데 주민들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았다”며 “이해할 수 없고 의심 가는 부분이 너무 많다”고 분노했다.
이에 대해 이장 A씨는 “3월에 설명회를 했는지 안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면서도 “인원이 많이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설명회를 다시 여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설명회 개최를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사동마을은 확장 공사와 전혀 상관이 없다, 해당이 안 되기 때문에 알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장 A씨는 현재 인력 업체를 운영하고 있고, 과거 S사에 일용직 등 인력을 공급해 주는 일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단 영향 정말 없을까?
마을 이장 A씨가 사동마을과 산단 확장 공사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했지만, 주민들의 의견은 정반대다. 현재 S사로 인해서 많은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인데 확장을 하게 되면 더 많은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S사와 불과 5미터도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거주하는 주민 C씨는 우선 소음과 악취를 호소하고 있다. 외지에 살다 10여 년 전 노년을 보내기 위해 이곳에 집을 짓고 이주했고, 이주 당시에는 소음과 냄새가 없었는데 현재는 너무 괴롭다고 호소했다.
C씨는 “얼마 전에 소음이 너무 심해서 회사에 민원을 제기했더니 사측에서 직원이 나와 측정기로 소음을 측정했다. 그 직원이 기준치를 초과했다고 했다. 미안하다는 말만 하고 조치를 취해 준다고 했는데 아직도 소식이 없다”고 토로했다.
기자가 느끼기에도 ‘윙~~’하는 소리가 지속적으로 들렸고 불편함이 느껴졌다.
소음 이외에도 C씨의 집 안팎에서는 시큼한 냄새가 진동했다. C씨는 “회사 직원이 생산 시설 소독하는 냄새라고 했는데 빙초산 같은 시큼한 냄새가 계속 난다. 무슨 냄새인지 모른다.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오면 더 한다”고 설명했다.
C씨 등 사동마을 주민 30여 명은 최근 S사 확장 공사 반대를 위한 대책위원회를 만들고 S사, 충북도지사, 진천군수, 금강유역환경청장을 상대로 민원을 제기하는 등 인허가 절차 중단과 소통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진천군은 다시 설명회를 개최해달라는 주민들 요구에 대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진천군의 D씨는 "이미 끝난 것을 왜 또 하나"며 "산단 인허가권은 충북도에 있고 군은 서류 전달만 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토지 가격 때문에 그러시는 것 같은데 설명회 건과 관련해서는 이미 다 종결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