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수해복구 한창인데 11개 시군 부단체장 관광시설 불러들여

23일 김영환지사, 고향 청천대후초 농소막서 시군정책협의회 개최 충북도 “농소막서 방치시설 관광자원화 도정과제 느끼는 기회 주려” “수해복구 보다 치적 과시 중했나?…화상회의로 충분했다” 뒷말

2025-07-24     김남균 기자
22일 충북도는 괴산군 청천면 소재 ‘농소막’에서 김영환 지사 주재로 ‘2025년 제5회 도-시군 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

 

충북도(도지사 김영환, 국민의힘)가 22일 도내 11개 시‧군 부단체장이 참여하는 정책협의회를 개최한 것에 대한 뒷말이 나오고 있다.

수해 피해복구작업에 매진해야 할 시기에 치적으로 자랑하고 싶은 괴산군 청천면 농소막 현장까지 부시장과 부군수 전부를 불러들여야 했냐는 얘기다.

22일 충북도는 괴산군 청천면 소재 ‘농소막’에서 김영환 지사 주재로 ‘2025년 제5회 도-시군 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

이날 정책협의회에는 김영환 지사를 비롯, 충북도청 실장급 간부와 도내 11개 시군의 부시장과 부군수등이 참석했다.

행사가 진행된 곳은 김영환 지사의 고향인 충북 괴산군 청천면 후영리에 소재했다.

이곳은 폐교된 옛 대후초 건물을 충북도가 20여억원 들여 숙박과 캠핑이 가능한 시설로 리모델링 한 곳이다.

명칭은 김 지사의 고향인 ‘후영리’의 옛 이름을 따 ‘농소막’이라 명명했다.

충북도는 이곳에서 개최한 것과 관련해 “폐교(대후초)에서 환경‧생태친화형 체류시설로 탈바꿈한 공간으로, 회의 참석자들에게 방치된 시설을 새활용하여 관광자원화하는 도정 과제를 직접 느끼고 체험해 보는 기회를 제공”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결국 충북도가 진행한 사업에 대한 치적을 홍보하는 자리였던 셈이다.

도는 이날 정책협의회에 대해 “충북도가 선정한 10대 중점 추진 과제를 중심으로 23개 도 당면 현안 사업과 ‘일하는 밥퍼’ 추진 현황이 핵심 안건으로 논의됐고, 도내 11개 시군의 건의 및 협조 사항 16건을 서로 공유하며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도 가졌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날 행사를 두고 볼멘 소리도 나온다.

이 행사에 참석한 모 자치단체 부단체장은 “사안 자체가 꼭 이곳에서 논의해야 할 만큼 시급성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며 “화상회의로 진행해도 충분한 회의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자치단체장은 “이번 발생한 폭우로 충북지역에서도 수해 피해가 크게 발생했다”며 “수해 복구 업무를 지휘하는 부단체장들을 멀리 괴산까지 불러들여야 했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시민단체도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회의 목적보다는 치적 자랑이 최우선인 행사로 보인다”며 “수해복구 때문에 지역에서는 힘들게 지내는데 꼭 모여서 회의를 해야 했을까”라고 반문했다.

실제로 회의가 내실있게 진행됐는지는 의문이다.

당초 편성된 일정을 보면 회의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에 불과하다. 오후 4시 30분에 집결해 6시까지 회의를 마치는 것으로 돼 있다. 회의를 마친 뒤에는 괴산군 청천면 면소재지에 있는 모 식당으로 이동해 만찬을 하는 것으로 돼있다.

실제로 1시간 30분만에 도정 10대과제에 대해 논의하고, 11개 시군으로부터 건의사항을 심도있게 논의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김 지사의 유럽 공무출장도 시기가 부적절 하다는 논란에 휩싸여 있다.

김 지사는 오는 25일 독일로 출국, 2025 라인-루르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폐회식에서 대회기를 인수하며 2027년 충청 대회 성공 개최를 다짐할 예정이다.

이 일정에는 충청권 시도지사가 모두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태흠 충남지사는 프랑스 파리에서의 투자협약 일정 등과 병행해 이미 출장길에 올랐다.

이와대해 더불어민주당 도당은 23일 논평을 내고"수해 복구와 폭염으로 민생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에서 유럽행을 강행하겠다는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며 "출장을 즉각 취소하고, 도민이 있는 현장에 집중하라"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오송참사 추모기간에 술자리를 가져 공분을 샀다. 김영환 지사와 김현기 청주시의회 의장과 청주시의원 3명은 오송참사 추모기간인 지난 12일 청주의 한 식당에서 고가의 음식을 먹으며 술도 곁들였다.

한편 24일 충북도는 수해를 입은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줄 것을 정부에 공식 건의한다고 밝혔다.

지난 16~19일 집중 호우 기간 청주지역에 최대 337.3㎜의 폭우가 쏟아졌다. 시간당 최고 67.4㎜의 강수량을 기록하며 1973년 기상관측 이래 두 번째로 많은 비를 기록했다.

청주시 일대에 피해가 속출했고, 특히 옥산면에서 주택, 도로, 농경지 침수 및 유실 등 다수의 호우 피해가 확인됐다.

24일 기준 호우 피해 잠정조사 결과 옥산면 피해액은 18억7000만원으로 특별재난지역 선포 기준인 12억2500만원을 웃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