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지사 광역단체장 직무수행평가 ‘꼴찌’…비결은?
‘잘 하고 있다’ 긍정평가 37% 17개 시장‧도지사 중 최하위 ‘잘 못하고 있다’ 부정평가 46%, 오세훈 다음으로 높아 술자리참사‧인사참사‧오송참사 …잇단 참사시리즈 지지율 바닥
한국갤럽이 조사한 2025년 상반기 광역자치단체장(세종시 제외) 직무수행평가에서 김영환(국민의힘) 충북지사가 최하위를 기록했다.
14일 한국갤럽은 2025년 상반기 6개월간 전국 유권자 17,707명에게 거주 지역 광역자치단체장(이하 '시도지사')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잘못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에 대한 여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전국 시도 평균 직무 긍정률은 48%, 부정률 35%, 그리고 의견 유보 16%로 나타났다.
‘잘하고 있다’는 긍정평가율이 가장 높은 자치단체장은 김영록(63%) 전남지사, 이철우(55%) 경북지사, 김동연(53%) 경기지사 순으로 나타났다.
‘잘 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율은 오세훈(48%) 서울시장, 김영환(46%) 충북지사, 박형준(44%) 부산시장 순으로 높았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잘 하고 있다’는 긍정평가율은 37%로 17곳 광역자치단체장중 가장 낮았다. 반면 ‘잘 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율은 오세훈 서울 시장 다음으로 높았다.
이번 여론조사는 · 2025년 1월부터 6월까지 진행됐다.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했다.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방식으로 진행됐고, 조사대상은: 전국 만 18세 이상 1만7707명(17개 시도별 최대 4772명, 최소 156명)이다.
표본오차는 17개 시도별 ±1.4~7.8%포인트(95% 신뢰수준)이고 평균 응답률은 15.0%(총통화 118,118명 중 17,707명 응답 완료)다.
긍정 평가 압도적 꼴찌, 왜? 비난의 시발점 친일파 논란
김영환 지사 직무수행평가가 바닥을 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취임 2년차인 2023년부터 바닥권으로 내려 앉더니 계속해 최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 지사에 대한 평가가 바닥을 치는 이유는 무얼까?
직무수행 평가가 낮은 이유로 잇달아 발생한 ‘참사’를 꼽는다.
김영환 지사가 여론의 뭇매를 맞기 시작한 첫 번째 사건은 ‘친일파 발언’이 꼽힌다.
김 지사는 2023년 3월 김영환 도지사는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는 오늘 기꺼이 친일파가 되련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또 자신의 유튜브 동영상에도 관련 내용을 게시했다.
김 지사는 글과 영상에서 윤석열 정부의 ‘제3자 변제 방식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배상’ 안을 두둔하며, “기꺼이 친일파가 되련다”라고 밝혔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충북도민들의 공분이 확산됐다.
시민들은 윤석열 정부 안에 대해 ‘외교참사’로 규정하고 친일파 발언을 한 김 지사가 석고대죄 해야 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잊혀질 만 하면 반복되는 술자리 참사
김영환 지사의 부적절한 술자리도 참사에 비견된다. 제일 먼저 화근이 된 사건은 2023년 제천 산불화재 당시에 가진 충주술자리였다.
김영환 지사는 지난 2023년 3월 제천 산불 화재와중에 차량으로 20분 거리에 있는 충주시술자리에 참석했다. 당시 전국적으로 산불이 발생해 국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데, 도지사가 이를 외면하고 술자리에 참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도민들은 분노했다.
여기에 술잔을 들고 있는 사진이 공개됐는데도 김 지사는 “술잔을 입에만 댔지, 마시지는 않았다”고 말해 공분을 더했다.
14명이 사망해 전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던 오송참사가 발생하기 하루전인 2023년 7월 14일 김 지사는 충북도청을 비우고 서울로 떠났다. 이때 당시에도 박진희 도의원은 ‘음주 의혹’을 제기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잊혀질 듯 했던 김영환 지사의 ‘술자리’ 논란은 또 다시 오송참사 2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 14일 발생했다.
이완복(국민의힘) 청주시의원이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올린 사진 한 장을 올렸는데, 여기에는 김영환 지사와 김현기 청주시의회의장, 이완복 청주시의원, 남연심 청주시의원, 정태훈 청주시의원 등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과 염소탕집에서 술잔을 든 모습이 술병과 함께 적나라하게 나타났다.
이 술자리는 지난 12일 발생했는데, 이 기간은 충북도가 지정한 ‘오송참사 2주기 추모기간’이었다. 특히 김 지사는 전 직원에게 ‘음주 자제령’을 내린 상태였다.
충북인평원장→충북테크노파크원장→충북도립대총장 : 최악의 인사참사
지역인사를 외면하고 자신들의 측근을 고집스럽게 산하기관장으로 앉힌 김영환 지사의 인사와 관련해 계속해 ‘참사’ 논란이 일었다.
김 지사의 측근인 충북인재양성평생교육원 윤석규 전 원장은 지난 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기소돼 최근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이런 사실은 수사기관이 충북인재양성평생교육원을 압수수색 할 때 까지도 파악되지 않으며 뭇매를 맡았다.
윤 원장은 또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70억원대 초반에 경매가가 형성된 건물을 95억원 가량 매입하는 과정에 개입해 논란이 됐다.
올해 진행된 충북테크노파크 원장 공모도 ‘인사참사’로 기록됐다. 김영환 지사가 비판에도 아랑곳 없이 후보자로 밀어부친 신규식 전 청주방송 사장은 언론사 재임시절 특정 기업으로부터 억대의 자문료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었다. 결국 비판여론에 신규식 후보가 자신사퇴하는 방식으로 매듭지어 졌지만, 예견된 인사실패라는 지적이 쇄도했다.
이것도 모자로 김영환 지사가 경기도 고양시에서 데려온 김용수 전 충북도립대 종창 사건은 ‘인사 참사’의 백미로 꼽힌다.
김용수 전 총장은 지난 2월 보직교수 3명과 부인 등 5명과 함께 교비로 4박5일 제주도 연수를 다녀왔다. 요트투어를 다니고, 전신마사지를 받으며 오성호텔에 머물렀다.
이를 감추기 위해 직원들의 서명까지 위조하는 방식으로 참가자수를 부풀렸다. 같은 달 5300만원을 들여 진행한 부산 워크숍도 마찬가지 였다. 경비는 터무니 없이 부풀려졌고, 117억원이 들어간 혁신지원사업비로 진행한 사업에 대해 여러 비리의혹이 속속 드러났다. 현재 횡렴 및 배임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또 김영환 지사의 조카인 충북도립대 교수도 관여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줬다.
무고한 시민 14명이 사망한 오송참사
2023년 7월 15일 오전 8시에서 9시 사이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 미호강둑을 넘은 물길이 덮였다. 이곳을 지나가던 14명의 시민이 빠져나오지 못한채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
사고가 발생한 궁평2지하차도는 충북도에 관리책임이 있는 곳으로, 도는 해당 도로에 진입하는 차량 통제 의무가 있었다. 하지만 검찰 수사결과 충북도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김 지사는 사고 소식을 알고도, 이곳을 바로 찾지 안았고, 자신의 고향인 괴산군으로 향했다. 사고 현장으로 오는 도중에도, 맛집으로 유명한 ‘짜글이’ 식당에서 점심식사까지 마치는 여유를 부렸다.
희생자유가족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진상규명에 대한 요구와 김영환 지사에 대한 처벌 목소리가 차고 넘쳤다.
김영환 지사는 사고의 원인과 책임을 미루는 모습을 보였다.
일단 검찰은 올초 김영환 지사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하지만 희생자 유가족과 시민단체는 검찰의 수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계속해 진상규명과 김 지사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이 외에도 김영환 지사의 부적절한 금전거래도 부정적인 여론을 키웠다. 김영환 지사는 지난 2023년 청주시 최대 폐기물업체 대표로 부터 30억원을 빌려 이해충돌과 사전뇌물혐의 수수 의혹으로 고발당했다. 또 서울 북촌한옥 고가매입의혹도 논란의 대상이 됐다. 또 자신에게 10억원과 30억원을 빌려준 인사를 충북도지사 특별고문으로 위촉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술자리 파문까지 발생하며 김 지사에 대한 부정적인 비난 여론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