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품 저감 조례' 만들어놓고…도청 공무원 89% 일회용 컵 사용

청주충북환경련, 4일간 도청 공무원 일회용컵 사용 관찰 196명 중 173명 일회용컵 사용, 다회용기 사용은 단 23명

2025-07-10     최현주 기자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제공.

 

충북도가 ‘공공기관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자’라는 조례까지 만들었지만, 도청 공무원들의 대다수가 점심을 먹은 뒤 일회용 컵을 청사에 반입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조사를 진행한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은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점심시간 이후 청사로 들어가는 인원 중 89%가 일회용컵을 사용했고, 다회용기를 이용하는 인원은 11%에 그쳤다고 밝혔다.

청주충북환경련은 “이따금 다회용기를 들고 지나가는 소수의 공무원을 보았을 때 보석을 찾은 듯 놀라움에 웃음이 지어진다”며 “이번 모니터링의 목적은 개별 공무원의 행동을 문제 삼으려는 것이 아니라 도청이 일회용품을 줄이고자 하는 의지가 부족함을 지적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주충북환경련은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4일간 점심시간(12시~1시)에 충북도청 공무원들의 일회용컵 사용 실태를 관찰 조사했다.

조사 결과, 음료를 들고 청사에 들어가는 일 평균 인원 196명 중 일회용 컵을 이용하는 인원은 173명이었고, 텀블러 등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인원은 23명에 불과했다.

청주충북환경련은 “충북도청는 작년 자원순환의 날을 맞아 공직자 대상으로 자원순환에 대한 인식 제고 및 일회용품 없는 청사 만들기 캠페인 진행과 다회용기 사용을 장려하면서 청사 내 곳곳에 텀블러 세척기까지 설치했지만, 여전히 일회용컵은 사용되고 있고 충북도민의 세금으로 설치한 텀블러 세척기 실제 활용률은 극히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민들에게는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다회용기를 권장하면서 정책의 주체인 공무원들은 아무런 실천 없이 일회용 컵을 사용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충북도는 지난 2019년 ‘충청북도 일회용품 사용 저감 조례’를 제정했다. 해당 조례 제7조에 따르면, 도지사는 매년 반기별로 공공기관의 1회용품 사용 실태를 조사하여 그 결과를 평가하고, 저감계획에 반영해야 한다.

청주충북환경련은 “조례 제정 이후 충북도는 정책 실현 의지나 내부 실천이 부재한 상황이 드러나며 형식적인 선언에 그치고 있다”며 “임기 마지막 정치적 치적을 홍보하는 데 시간을 허비하기보다 조례 이행으로 도민들의 신뢰를 쌓는데 집중하는 것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