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립대 세금도둑들13】 여기가 AI‧차세대영상 스튜디오라고?

AI딥러닝‧차세대 영상 스튜디오에 억대 기자재 들였다는데 책상과 의자만 덩그라니…일반 강의실 불과, 기자재 현황표에 관련 물품 없어

2025-06-26     김남균 기자

 

지난 2월 충북도립대학교는 두 차례에 걸쳐 연수나 워크숍을 핑계로 제주와 부산을 오가며 1억여원이 넘는 세금을 사용했다. 명목은 연수였지만, 실상은 관광이었다. 오성급 호텔에 머물고 요트를 타고, 전신 마사지를 받았다. 제주도 연수는 총장과 부인, 보직교수 등 4명이 갔는데, 15명이 간 것처럼 서류를 조작했다. 1인당 1000만원 가량 세금으로 흥청망청했다. 부산 연수도 참석자가 조작되고 비용이 부풀려졌다.

이것은 빙산의 일각이었다. 충북도립대는 교육부에서 지원된 ‘도립대 혁신사업비’ 수십억원을 제 맘대로 썼다. 실험실습 기자재를 구입한다며 구입하지도 않은 물품을 구매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했다.

일부는 예산낭비 수준을 넘어 범죄로 의심되는 행위였다. <충북인뉴스>는 국민들이 피땀 흘리며 낸 세금을 훔쳐간 충북도립대 일부 구성원들이 벌인 ‘세금 도둑질’ 내역을 탈탈 털어 연속으로 보도한다. <편집자주>

충북도립대가  본관동 502호엣 5468여만원의 기자재를 들여  'AI딥러닝 스튜디오'를 구축하겠다고 했지만, 구입한 기자재는 보이지 않고 책상과 의자만 덩그라니 놓여있다.

 

지난 2월 충북도립대는 기자재구입업무를 총괄하는 창의융합교육지원센장 D교수의 후배로 업체로부터 1억원이 넘는 기자재를 구매했다.

‘AI 딥러닝 스튜디오 구축에 따른 기자재’(5498만원)와 ‘차세대 영상 스튜디오 구축에 따른 기자재’(5380만원)였다.

기자재 구입 목적대로 스튜디오는 구축됐을까?

이 물품을 구매해 달라고 요청한 충북도립대 스마트융합학부 관계자에게 스튜디오 위치에 대해 질문했다.

이 관계자는 “모른다”고 답했다. 스튜디오가 실제로 있는지 물어봤지만, “확인하고 연락주겠다”고 했다. 연락을 주겠다고 했지만, 결국 답변은 오지 않았다.

 

본관 502호 안내판. 스튜디오가 아니라 강의실로 표기돼 있다.
502호에 놓여있는 충북도립대하교 기자재 현황표

 

충북도립대 계획대로라면 ‘AI 딥러닝 스튜디오’는 본관 502호, ‘차세대 영상스튜디오’는 정보관 406호에 구축됐다.

실제 장소를 확인해봤다. ‘AI 딥러닝 스튜디오’가 구축됐다는 본관 502호는 ‘PBL 창의 강의실’로 표기됐다. 강의실 내부에는 2인용 책상 8개와 의자 16개, 칠판과 모니터 1개, PC 1대만 있을 뿐 다른 기자재는 보이지 않았다. 스튜디오라기 보다는 그냥 평범한 강의실에 불과했다.

충북도립대가 작성한 현황표에 기재된 본관 502호 ‘기자재 현황’에 따르면 모니터 1대, PC1대, 포터블 모니터 1대, TV스크린 2대라고 돼 있다.

 

‘차세대 영상스튜디오’가 구축됐다는 정보관 406호는 어떤 모습일까?

정보관 406호 내부. 스튜디오라기 보단 강의실에 불과하다.
정보관 406호 기자재 현황표

 

안내판에는 ‘드론 3D 프로젝트실’이라고 기재돼 있다. 내부는 어떨까? 1인용 책상과 의자외 별다른 기자재가 눈에 띄지 않았다. 이곳 역시 스튜디오라기보다는 강의실에 불과했다.

기자재 현황표에는 모니터 7대, PC7대, 3D프린터 4대, 레이저커딩기 1대, 프롤터프린터 1대, 드론 12대라고 돼 있다.

어디에도 ‘차세대 영상스튜디오’와 관련된 기자재는 포함돼 있지 않다.

1억 원을 넘게 주고 구입했다는 ‘AI딥러닝스튜디오’와 ‘차세대영상 스튜디오’ 기자재는 어디로 간 것일까? 충북도립대 구성원 중 이를 확인해주는 직원도 없고, 아는 직원도 찾지 못했다.

'공동동호회실' 5000여만원의 기자재처럼, 이 업체가 납품한 기자재는 어디론가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