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립대의 세금도둑들 7】 총장 모친상 안 갔더니 학과장직 해임

김 총장, 올해 1월 모친상 기간에 학과장 2명 보직 해임 해임 학과장 “조문 안 갔더니 상중에 잘렸다” 교학처장 A교수 “상중에 총장님이 지시해 따랐다” 김용수 총장 “보복 말도 안돼…정당한 사유 있다” 직원들 “보직교수들, 조문 가 상복으로 갈아 입더라” 보직교수들 “말도 안되는 소리, 절대 그런적 없어” 김 총장 조문위해 직원들 업무 중단하고 오후 3시에 단체조문 출발 단체조문 가기 위해 학교 통학버스 운행도 중단

2025-06-17     김남균 기자

 

지난 2월 충북도립대학교는 두 차례에 걸쳐 연수나 워크숍을 핑계로 제주와 부산을 오가며 1억여원이 넘는 세금을 사용했다. 명목은 연수였지만, 실상은 관광이었다. 오성급 호텔에 머물고 요트를 타고, 전신 마사지를 받았다. 제주도 연수는 총장과 부인, 보직교수 등 4명이 갔는데, 15명이 간 것처럼 서류를 조작했다. 1인당 1000만원 가량 세금으로 흥청망청했다. 부산 연수도 참석자가 조작되고 비용이 부풀려졌다.

이것은 빙산의 일각이었다. 충북도립대는 교육부에서 지원된 ‘도립대 혁신사업비’ 수십억원을 제 맘대로 썼다. 실험실습 기자재를 구입한다며 구입하지도 않은 물품을 구매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했다.

일부는 예산낭비 수준을 넘어 범죄로 의심되는 행위였다. <충북인뉴스>는 국민들이 피땀 흘리며 낸 세금을 훔쳐간 충북도립대 일부 구성원들이 벌인 ‘세금 도둑질’ 내역을 탈탈 털어 연속으로 보도한다. <편집자주>

김영환 충북도지사(왼쪽)과 김용수 충북도립대 총장

 

김용수 충북도립대학교 총장(현재 직위해제)은 김영환(국민의힘) 충북도지사가 지목한 ‘혁신의 적임자’다.

총장 공모 당시 탈락했지만, 김영환 지사는 선출 공모를 무효화 시켜, 다시 절차를 밟았다. 의회와 언론에서 무수히 많은 지적을 했지만, 김 지사는 ‘혁신의 적임자’라며 김용수 씨를 결국 총장으로 앉혔다.

‘혁신의 적임자’ 김용수 총장이 올해 1월 모친상 기간에 충북도립대 학과장 2명을 교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직에서 해임당한 교수는 “총장 모친상에 조문을 가지 않았는데, 공교롭게도 상중에 잘렸다”며 “아무리 곱씹어 봐도 조문을 가지 않은 것을 빼곤 보직 해임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고 강변했다.

김용수 총장의 모친은 올해 1월 21일 향년 86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빈소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있는 한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1월 23일(목)이었다.

김 총장이 모친상을 당하자 도립대 교수들과 보직자, 일부 직원들은 오후 3시 경 업무를 중단하고  단체로 조문을 가기 위해 학교를 떠났다.

충북 옥천군에서 경기도 고양시 일산으로 가기 위해 학교 통학버스가 동원됐다.

통학버스는 교직원의 출퇴근과 학생의 등하교를 목적으로 운영된다.  이날 역시 운행예정이었지만 통학용 버스 운행을 하지 않았다.

충북도립대 직원들은 경기도 일산으로 조문을 가기 위해 이날 통학용 버스 운행을 중단했다고 증언했다.

통학버스를 관리하는 담당 부서의 관계자도 "조문을 가는데, 통학버스를 사용한 것은 맞다"며 "직원들에게 운행 중단을 알리는 메일을 발송한 것도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총장 개인 모친상이라는 사적인 일에  통학용 버스가 운행까지 중단하고 사적으로 이용된 셈이다. 다만 누구의 지시에 의해 통학버스 운행이 변경됐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해주지  않았다.

충북도립대학교 학과장 인사발령 공문

 

공교롭게도 김 총장 모친 상중 기간인 1월 22일과 23일, 학과장 2명에 대한 인사가 진행됐다.

두 명의 교수를 학과장 보직에서 해임하고 다른 교수로 대체하는 내용이었다.

교체된 학과장의 임기는 1년으로 올해 2월 말까지 학과장 직을 수행하기로 돼 있었다.

보직에서 해임된 교수 X씨는 해당 인사를 두고 ‘보복성 인사’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공교롭게도 학과장 직에서 해임된 교수는 김용수 총장 모친상에 조의금만 보내고 문상을 가지 않은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곱씹어 봐도 해임 사유를 찾지 못하겠다. 해임하면서 해임사유에 대한 설명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X 교수는 “결국 문상을 가지 않은 것 빼고는 보직 해임을 설명할 수 없다”며 “기가 막혀 말도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용수 총장의 모친상에 조문을 다녀왔다는 직원들도 다소 황당한 목격담을 전했다.

이 학교 교직원 3명은 “문상을 갔을 때, 도착한 보직교수 몇 명이 상복으로 갈아 입었다”며 “상주도 아닌데, 상복으로 갈아 입는 모습을 보고 경악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용수 총장과 보직교수들은 터무니 없는 음해로 사실 무근이다“고 반박했다.

김용수 총장은 ”상주도 아닌데, 누가 상복을 입겠냐“며 ”보직교수들이 상복으로 갈아 입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문상을 오지 않은 교수를 해임한 것과 관련해서는 ”학과장 해임이 아니라 교체였다“며 ”합당한 이유가 있었고, 계속 논의를 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해임 사유는 따로 설명하지 않았지만, 나중에 미안하다고 말했다“며 ”상중이지만 필요성이 있어, 교학처장에게 지시해 학과장을 교체했다“고 말했다.

교학처장 A교수도 ”해당 교수가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다“며 ”특정 교수에 대해 수업을 편성하지 않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또 ”문상을 오지 않은 것에 대한 보복 인사라는 것을 결코 말이 되지 않는다“며 보복성 해임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상복으로 환복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내 부모도 아닌데 왜 상복으로 갈아입냐?“라며 ”완전한 음해고 날조다“고 반박했다.

‘봤다’는 사람과 ‘음해’라는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지만, 이런 주장이 제기됐다는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인 상황.

임기를 한 달 정도 남겨준 학과장을 전격적으로 상중에 교체하는 인사 또한 이례적이긴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