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충북도립대의 세금도둑들 4】혈세로 산 골프공은 누가 가져 갔을까?

충북도립대, 혁신사업비로 2년간 1억1244만원 상당 홍보용품 구입 골프공+화장품키트+핸드크림+립밤+헤어오일 등 32회 구매 선물세트 단가 3만원이면 4000명에게 줄 분량 교직원들 “총장이 개인적으로 가져가 사용했다” 증언 김용수 총장 “사적으로 사용한 적 없다” 부인

2025-06-12     김남균 기자

 

지난 2월 충북도립대학교는 두 차례에 걸쳐 연수나 워크숍을 핑계로 제주와 부산을 오가며 1억여원이 넘는 세금을 사용했다. 명목은 연수였지만, 실상은 관광이었다. 오성급 호텔에 머물고 요트를 타고, 전신 마사지를 받았다. 제주도 연수는 총장과 부인, 보직교수 등 4명이 갔는데, 15명이 간 것처럼 서류를 조작했다. 1인당 1000만원 가량 세금으로 흥청망청했다. 부산 연수도 참석자가 조작되고 비용이 부풀려졌다.

이것은 빙산의 일각이었다. 충북도립대는 교육부에서 지원된 ‘도립대 혁신사업비’ 수십억원을 제 맘대로 썼다. 실험실습 기자재를 구입한다며 구입하지도 않은 물품을 구매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했다.

일부는 예산낭비 수준을 넘어 범죄로 의심되는 행위였다. <충북인뉴스>는 국민들이 피땀 흘리며 낸 세금을 훔쳐간 충북도립대 일부 구성원들이 벌인 ‘세금 도둑질’ 내역을 탈탈 털어 연속으로 보도한다. <편집자주>

 

 

충북도립대학교(총장 김용수)가 2022년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교육부로부터 지원받아 집행한 ‘혁신지원사업비’는 117억여원에 이른다.

세부적으로 2022년 회계년도에 20억8263만여원, 2023년 회계년도에 45억1554만여원, 2024년 회계연도에 50억9367만여원을 집행했다.

본보는 앞선 보도에서 충북도립대 총장과 핵심보직교수들은 제주와 부산, 영월 등 국내와 일본 등 해외에서 연수와 워크숍을 진행한다며 1억4000만원 가량을 서류를 조작하면서 사용한 사실을 공개했다. 서류를 조작하면서까지 참가인원을 부풀려 비용을 늘리고, 뒤에서는 요트를 타고 전신마사지를 받았다.

또 올해 1억1000만원을 들여 ‘공동동호회실 문화공유공간조성사업’ 역시 지출비용이 부풀려지고, 구매 기자재가 모처로 빼돌려진 정황에 대해서도 보도했다.

이번에 다룰 내용은 충북도립대학교가 교육부로부터 지원받은 혁신지원사업비를 가지고 구매한 홍보물품에 관한 이야기다.

본보가 입수한 충북도립대 ‘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 사용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은 2023년 1월 1일부터 올해 2월 말까지 ‘혁신지원사업 홍보용품’을 구입한다며 1억1244만여원을 지출했다.

충북도립대가 홍보용품을 구입한 회수는 총32차례다. 2022학년도 까지 포함하면 회수와 금액을 더 늘어난다.

이들은 세금으로 샴푸컨디셔너 세트, 핸드크림, 여행용 화장품 키트, 헤어오일, 블루투스 스피커, 텀블러 등을 구매했다.

심지어 2회에 걸쳐 400여만원을 들여 골프공세트까지 구입했다.

홍보 용품 하나 당 단가를 3만원으로 환산하면 4000명 가까운 사람에게 제공될 정도의 물량이다.

골프공을 비롯해 세금으로 구입한 홍보용품은 제대로 나눠줬을까?

충북도립대 혁신사업단 관계자는 “홍보용품 분출대장에 지급대상자가 기록돼 있다”며 “문제가 될 것은 없다”고 밝혔다.

골프공 등을 구입한 것이 적절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우리는 각 부서에서 요청이 올라오면 집행만 할 뿐, 누가 골프공을 구매해 달라고 요청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충북도립대 일부 직원들은 특정인에 의해 홍보용품이 어디론가 빼돌려졌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김용수 총장이 홍보용품을 사적으로 분출했다고 의심했다.

충북도립대 혁신사업단 관계자도 “총장 부속실에서 혁신사업비로 홍보용품 구매요청을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용수 총장은 “홍보용품을 사적으로 분출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수사와 감사가 진행중인 만큼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봐 달라”고 밝혔다.

취재진은 김 총장에 제기된 의혹과 관련, 이를 입증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정황 자료를 확보했다. 다만 자료공개는 경찰 수사와 충북도청 감사 결과를 지켜보면서 적절한 시기에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