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교육청의 리박스쿨 설명, 정말 맞을까?
도교육청, “A고교, 인터넷 검색으로 리박스쿨 선택” 설명 직접 포털 검색해봤더니, 2022년 리박스쿨 내용 매우 적어 충북교육단체, 철저한 전수 조사 실시와 대책 마련 촉구
충북교육청이 지난 2일 리박스쿨과 관련된 입장을 밝혔지만, 사실과 다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도교육청은 2일 보도자료를 통해, "리박스쿨과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한 A고교를 조사한 결과, 해당학교는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계획하던 중 인터넷 검색을 통해 리박스쿨이라는 단체를 알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A고등학교는)리박스쿨에서 진행하는 경제·금융교육 프로그램이 학생들의 진로와 관련된다는 판단하에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또 “프로그램 세부 내용을 검토한 결과, 이념 및 역사교육 관련 사항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이념적, 가치적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니터링 및 안내를 더욱더 철저하게 하겠다”고 설명을 마무리했다.
A고교와 담당 교사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리박스쿨과 프로그램을 알게 됐고, 해당 프로그램이 학생들에게 도움이 돼 수 차례 진행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도교육청의 주장은 몇 가지 점에서 석연치 않다.
우선 인터넷 검색을 통해 리박스쿨과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는 점이다.
기자가 직접 포털사이트 네이버(NAVER) '블로그'에서 2022년 3월 1일부터 2022년 9월 1일까지 기간을 한정시켜 ‘청소년 기업탐방 리박스쿨’을 검색해 봤더니 단 4건의 정보만 볼 수 있었다. 동영상과 카페에도 정보가 있었지만, 모두 같은 내용의 컨텐츠였다.
다음(DAUM)에서도 네이버와 동일한 방식으로 살펴본 결과, 총 5건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내용은 네이버에서 검색한 것과 대동소이했다.
네이버와 다음에서 검색된 주 내용은 소개 글(블로그)과 인터넷 신문 ‘코리아드림뉴스’에 게재된 기사(2022년 7월 1일, 2022년 8월 21일) 2개가 전부다.
6월 3일 오후 5시경 코리아드림뉴스 홈페이지를 검색해 보니, 김문수 후보 지지를 알리는 기사와 이승만 박정희를 찬양하는 기사를 다수 발견할 수 있었다.
반면 네이버와 다음에서 ‘청소년 기업탐방’만을 검색하면 수백 여 개의 정보가 검색됐다.
인터넷 검색만으로 리박스쿨을 선택했다는 도교육청의 설명이 맞다면, A고와 담당 교사는 ‘수백여 개의 정보를 마다하고 정보양도 적은 리박스쿨을 굳이 왜 선택했을까’하는 의문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이다.
또 A고교 담당자가 리박스쿨을 인터넷 검색으로 선택했다면 당연히 리박스쿨 홈페이지를 살펴보았을 것인데, 리박스쿨 홈페이지가 개설된 시기는 2023년으로 되어 있다.
결과적으로 A고교는 인터넷으로 리박스쿨을 선택했다고 하지만 홈페이지도 없고, 정보도 적은 단체의 프로그램을 선택한 것이다.
특히 A고교 관계자들에 따르면 담당 교사 과거 행적에 대한 뒷이야기도 무성하다.
다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해당 교사는 과거 전광훈 목사와 관련된 도서를 학교에 비치하려고 했으나 관리자가 제지한 적이 있었고, ‘주사파 척결’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는 서명지를 학생들에게 돌리려고 해 주위 교사들이 말렸다는 전언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교육청은 A고교가 단순히 인터넷 검색을 통해 리박스쿨을 선택했다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발표했다.
한 관계자는 “도교육청의 설명이 너무 어이가 없고 리박스쿨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한편 A고가 지난 3년간 총 5차례에 걸쳐 리박스쿨과 교육활동을 진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충북교육발전소, 충북교육연대, 전교조 충북지부 등 충북의 교육단체들은 일제히 성명을 내고 “충북교육청은 철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하고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