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피해학생 부모 만난 윤건영 교육감 발언 논란
“용기 내서 가해자랑 같이 수영” VS “전혀 그런 의도 아니다” 충주 수영부 성폭력 피해 학생 학부모·대책위 기자회견 열어
“1월 피해 학생 학부모와 대책위 대표단이 있는 자리에서 (윤건영)교육감은 할 수 있는 지원을 약속하기는 했지만 경악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용기 내서 가해자들이랑 같이 수영할 수 있도록 잘 키우라는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교육청은)아직까지 아무런 연락이 없습니다.” - 대책위 조장우 공동집행위원장 발언 중 -
“(충북)교육청 관계자가 전화해서 우리 아이가 계속 수영을 하고 싶다면 가해자 아이들과 함께 운동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했습니다. 가해자들과 분리 조치가 아니라 어떻게 같이 훈련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보겠다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 피해 학생 아버지 발언 중 -
충주 수영부 선배들에게 수차례 성폭행을 당한 학생의 부모와 ‘충주 수영부 학생 성폭력 사건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윤건영 충북교육감과 도교육청의 성인지 감수성을 직격했다.
성폭행을 당한 학생의 부모와 대책위가 지난 1월 어렵게 윤건영 교육감을 만났지만 이 자리에서 윤 교육감은 (피해 학생이)용기 내서 같이 수영할 수 있도록 잘 키우라는 말을 했다는 것이다.
또 교육청 직원으로부터 (피해 학생이)가해 학생들과 같이 수영을 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보겠다는 말을 들었다며 피해자를 보호해야 할 교육청이 오히려 2차 가해를 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피해 학생 부모와 대책위는 29일 충북교육청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해자 전원이 재판을 받게 되었음에도 가해자들과 충북교육청은 직무 유기, 2차 가해를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피해자 아버지인 A씨는 기자회견에서 “도교육청 관계자분이 우리 아이가 계속 수영을 하고 싶다고 한다면 가해자 아이들과 함께 운동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가해자들과 분리 조치가 아니라 어떻게 같이 훈련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보겠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래서 제가 입장 바꿔 본인 자녀가 힘이 더 센 형들에 의해서 폭력이나 성폭행을 당했다면 그곳에 다시 가서 운동을 계속하라고 말할 수 있겠냐고 되물었더니 돌아오는 답변이 도와주려고 하는 사람에게 왜 싸움을 거느냐였다”며 “정말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어처구니가 없는 말로 피해자의 부모인 저희들에게 2차 가해와 피해를 주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희에게 민감하게 반응하고 선한 마음으로 도움을 주려고 하는 사람에게 왜 그러냐며 오히려 저희가 잘못된 것처럼 말을 했다”고 전했다.
A씨는 “충북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청 요직에 있는 분이 그렇게 성인지 감수성이 없이 나오는 대로 말하고 피해자의 감정이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말해 피해자 부모의 피를 말리고 있다. 참을 수가 없었다”고 분노했다.
또 기자회견의 사회를 맡은 조장우 씨는 “두 달을 기다려서 1월에 교육감을 만났지만 교육감은 용기 내서 가해자들이랑 같이 수영할 수 있도록 잘 키우라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교육감과 체육보건안전과장은 성폭력 피해자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공감력 부족과 낮은 성인지 감수성으로 피해 학생 부모에게 상처를 주는 등 2차 가해의 피해를 주었다”며 “우리는 충북교육청의 명백한 직무 유기를 강력하게 규탄하며 잘못에 대한 책임을 계속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에 대해 도교육청 체육건강안전과의 B씨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학생이 빨리 회복이 돼서 수영을 더 하고 싶다고 하니까 할 수 있는 방안을 한번 마련해 보라고 말씀을 하신 거지 (가해자들과)같이 수영을 하라는 그런 말씀은 안 하셨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또 “학생이 수영을 하고 싶다니까 여러 가지 방안을 얘기하다가 말씀을 드린 것”이라며 “자꾸 그렇게 해석하시고 몰아가셔서 굉장히 난처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런 의도가 아니고 도와주려고 뭔가 방법을 찾아보려고 하는 건데 그런 식으로 이해를 하시면 진짜 저희들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