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ㆍ쿠팡 하청 확대에 운임료 2000원대로 하락"

충북 배달노동자 "배민ㆍ쿠팡 업계 독점 심각" 대책 촉구 최저임금 맞추려면 1시간에 9건..."노동자 안전 외면"

2025-03-20     이종은 기자

 

20일 공공운수 노조 라이더유니온과 지역시민단체를 비롯한 시민단체가 배민쿠팡의 갑질 대책을 촉구했다. (사진=이종은기자)
결의대회를 마친 뒤 집회 참가자들은 산업단지 육거리에서 사창사거리를 거쳐 도청까지 행진했다. 

 

충북의 배달노동자들이 배민(배달의민족)·쿠팡이 업계 내 하청 구조를 확산시켜 저임금 고강도 노동을 강제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20일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 충북지회는 청주 스피드콜 앞에서 플랫폼 대기업의 독점을 막기 위한 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라이더유니온 충북지회 길한샘 지회장은 “현재 배달업계 전반이 배민과 쿠팡으로 통합되고 있다”며 “배민과 쿠팡은 2000원대 배달운임을 강제하며 배달노동자의 노동조건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어 “대형 플랫폼에게 배달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넘겨선 안된다”며 “배달노동자를 포함한 우리 사회의 모든 노동자는 최저임금을 적용받아야 한다. 이번 최저임금 투쟁은 특고·플랫폼노동자를 포함한 모든 노동자의 투쟁”이라고 강조했다.

라이더유니온 전성배 서울지회장은 “2000원대 운임에서 최저임금을 맞추려면 고정비용, 경비를 모두 포함해 1시간당 1만8500원가량을 벌어야 한다”며 “이를 맞추기 위해선 1시간에 9건의 배달을 수행해야 하는데 무리하게 운행을 하더라도 7건을 겨우 맞추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배달노동자들은 운임 삭감 등 일방적 약관변경에 동의하지 않으면 일을 할 수가 없는데, 이를 규제할 제도도 방안도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플랫폼 대기업이 업계 독점을 할수록 배달 라이더들은 더욱 불안정한 노동환경에 처하게 된다”고 분개했다.

라이더유니온 구교현 지부장은 “지방은 일반배달대행사조차 배민에 편입되어야만 생존이 가능한 구조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배민은 하청업체를 확대하기 위해 하청에 배달 건을 몰아주고, 그 대가로 운임료를 낮추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3년 연속 산재 1위 기업인 배민은 하청을 늘리고 산재 건수를 낮추며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구조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며 “배달업계는 배민·쿠팡의 독점이 가속화될수록 라이더들의 노동조건은 더욱 악화될 수 밖에 없다. 불공정한 하청 확산에 저항해야 한다”고 규탄했다.

라이더유니온은 배달노동자의 안전을 위한 △안전운임제 도입 △유상보험의무화 △플랫폼독점규제법 시행을 촉구했다.

라이더유니온 충북지회는 올해 6월 최저임금위원회를 향한 라이더대행진을 조직할 계획이다. 또한 올해 하반기 라이더유니온의 전국 배민 총파업에 맞춰 청주에서 총파업대회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