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유튜버 난동 방관했던 충북대, 이번엔 집회 방해?
'윤석열 파면, 학교책임 촉구를 위한 긴급목요행동' 진행 지난 11일 집회 사실상 부추기고 방관한 경찰·학교 비판 학교 측, “충북대 민주동문회 회원도 외부 세력 아니냐” 학생들 반발, 사과 요구에 학교 측 결국 사과
극우 유튜버들이 충북대에서 난동을 벌여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방조·방관한 경찰과 학교의 책임을 촉구하는 집회가 20일 열렸다. 그런데 학교 측이 이번에는 (학교 책임을 촉구하는)집회에 함께하려는 이들의 참여를 막으려고 해 또다시 반발을 사고 있다.
극우 유튜버들의 난동을 사실상 방치, 학생 보호를 등한시한 점을 반성하기는커녕 학교 책임을 촉구하는 집회를 막으려고 했다는 것.
지난 11일 ‘윤석열 퇴진을 위한 충북대학교 학생공동행동’은 학생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학생 30여 명이 참여한 소규모 집회였음에도 극우 유튜버들이 난입, 학생들을 밀치고 욕설을 하며 현수막을 불태우는 난동을 벌였다.
집회를 지켜보던 경찰과 학교 측 관계자들은 난동을 제지하기는커녕 오히려 부추기는 발언을 하거나 방관하는 태도를 보였다.
학교 측은 20일 고창섭 충북대 총장이 담화문 발표한 것 외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충북대 사회학과 대학원생을 주축으로 한 교수, 연구자, 학생들은 20일 ‘윤석열 파면, 학교 책임 촉구를 위한 개신인 긴급 목요행동’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교수, 대학원생, 학생, 민주동문회 회원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그런데 집회가 시작될 즈음 충북대 학생처 직원 20여 명은 ‘캠퍼스 폴리스’라는 글씨가 쓰여 있는 연두색 형광색 조끼를 입고, 민주동문회 회원들의 참가 여부를 두고 학생들과 실랑이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측 관계자들이 민주동문회 회원들을 외부 세력이 아니냐며 연대를 위해 참여하려는 이들을 막으려고 했다는 것.
집회를 주최한 A씨는 “학교 직원들이 민주동문회 분들도 외부 세력이 아니냐, 저 분들도 (극우 유튜버와) 똑같은 외부 세력이 아니냐라고 했어요. 연대하러 온 사람들도 다 막으려고 한 것이죠”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학생들의 강한 항의에 학교 측 관계자들은 결국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실랑이로 인해 집회 중 계획했던 △파면이'라면' 간식나눔 캠페인 △'파면하라' 등 4행시 대회는 진행되지 못했다.
이날 형광색 조끼를 입은 학교 직원들은 학생들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집회 주변을 둘러쌌다.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학생들을)보호하는 것처럼 보여야 되니까 떨어져 있어”라는 말을 서로 주고 받기도 했다.
한편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11일 집회에서 보였던 학교 측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11일 집회)현장에 나와 있던 학교 교직원과 경찰은 학생 결의대회 참가자들을 보호하지 않고 방관했으며 오히려 충돌이 일어나니 앞으로 학내 집회를 금지해야겠다는 발언을 했다”며 “극우 폭력을 빌미로 학내 민주주의를 억압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집회 명단을 제출하라는 (수사 기관의)연락은 그토록 신속하게 하던 학교가 피해 대책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한 상의에는 이토록 더딘 이유를 우리는 묻고 싶다”며 “학교가 진정 민주적 가치를 지키는 조치를 취하고 싶다면 학부생과 대학원생을 포함한 학내 구성원들과 공식 논의 자리를 마련해 협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먼 곳에서 일어나는 폭력에 둔감한 사회를 용인한다면 그 폭력의 칼끝은 결국 우리를 향해 겨누어질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3·11학내 극우 폭력 사태를 통해 목도했다”고 강조했다.
충북대학교 학생 공동행동 송민재 집행위원장은 “우리는 대학 본부가 학생을 안전하게 지킬 책임이 있다고 선언하고 약속을 확실하게 지킬 때까지, 경찰이 학생들을 보호하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법적 조치를 신속하게 이행할 때까지, 윤석열이 파면될 때까지, 극우 세력이 난동을 부리도록 자양분이 되고 있는 내란 정당 국민의힘이 해산될 때까지, 더불어민주당이 정치적 책임을 확실하게 질 때까지, 이 사회에 존재하는 모든 차별과 억압이 사라질 때까지 행동하고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11일 집회는 미리 학교 측에 사전 신고를 했음에도 학교는 아무런 보호 조치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는 3월 30일 열리는 충북대학교 학생 결의대회는 사전 신고를 하지 않고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외교학교 박홍영 교수는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것이 맞다. 청년 학도들이 나서서 이 사회를 바꿔야 한다”며 “저도 가장 맨 앞에서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