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학교 9곳, 아직도 친일파가 만든 노래 부른다

2019년 지적 받은 19개교 중 9개교 여전히 친일파 노래 불러 충북교육청 전수조사 의지 밝혔지만 윤 교육감 취임 이후 '비공개' 학생들이 직접 만든 교가 있지만, 홈페이지에 올린 학교는 3곳 뿐

2025-03-05     최현주 기자

 

친일파가 만든 교가가 광복 80주년을 맞은 현재까지도 여전히 학교에서 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당시 충북교육청은 충북 도내 학교를 대상으로 일제 잔재 청산 작업의 일환으로 친일 문인이나 친일 음악가들이 작사·작곡한 교가를 조사했었다. 376개 학교를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이중 19개 학교가 친일파가 만든 노래를 교가로 사용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도교육청은 나머지 90여 개 학교에 대해서도 전수조사를 진행해 학교에서부터 친일 청산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19개 학교 중 9개 학교는 ‘문제의 교가’를 여전히 사용하고 있고, 학교 홈페이지도 버젓이 게시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일파가 만든 교가를 여전히 사용하고 있는 학교는 △국원고 △충주여중 △충주여고 △청석고 △청주 대성고 △괴산 명덕초 △제천중 △영동 학산중고 △청주 신흥고 등 9개교이다. 작곡가는 현제명, 김동진, 김성태, 이흥렬 등 4명으로 이들은 모두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을 올렸다. 

 

위부터 청주대성고·괴산명덕초·제천중 교가 악보(출처 : 각 학교 홈페이지 캡처)

 

위부터 국원고·충주여중·충주여고·청석고 교가 악보(출처 : 각 학교 홈페이지 캡처)

 

특히 괴산 명덕초는 학생들이 직접 교가를 만들었음에도, 학교 홈페이지에는 친일파가 만든 교가가 아직도 게시되어 있다. 또 영동 학산중고와 청주 신흥고는 홈페이지에 예전 교가가 올라와 있지만 문제가 됐던 작사가와 작곡가 이름은 악보에서 삭제됐다.

2019년 논란 이후 친일파가 만든 교가 사용을 중단하고 학생들이 직접 교가를 만든 학교는 △충북여중 △진천 옥동초 △한국바이오마이스터고 △청주여중 △괴산 명덕초 △제천여중 △제천여고 등 7개다.

그러나 7개 학교 중 학생들이 만든 교가를 학교 홈페이지에 게시한 학교는 △진천 옥동초 △제천여중 △제천여고 등 3곳뿐이다. 나머지 학교들은 학생들이 만든 교가가 있지만, 학교 홈페이지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 관계자 A씨는 “2019년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까지도 학교에 꾸준히 권고하고 있다”면서도 “전수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외부로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교가에 대해서는 각 학교가 알아서 해야 할 문제이다. 일부 반대하는 동문회 의견도 있어 강제하긴 어렵다”며 “예전 교가를 그대로 사용하는 학교도 있고, 새롭게 학생들이 만든 교가를 사용하는 학교도 있고, 병행하는 학교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충북지역에 있는 교원 양성기관 청주교대와 한국교원대도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을 올린 김성태가 작곡한 노래를 교가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