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찬 광복회장 “‘건국절’ 표현은 망언…윤석열과는 역사(인식)적으로 절연”
28일 충북인뉴스‧미디어태희 공동대담서 밝혀
지난 달 28일 본보와 미디어태희는 충북 진천군(군수 송기섭)에 소재한 보재 이상설선생 기념관에서 이종찬 광복회장과 특별대담을 진행했습니다. 이종찬 회장은 이날 ‘광복 80주년 이달의 독립운동 기념사업’으로 진천군을 방문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독립운동의 발원지 연해주와 이상설, 그리고 대한국민의회’라는 내용을 주제로 학술토론회도 진행됐습니다. 이종찬 회장은 이날 대담에서 △ 친일재산국가귀속 문제 △보재 이상설 선생 서훈 상향 문제 △윤석열정부의 역사인식 문제 △건국절 논란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가감없이 전달해주셨습니다.
대담은 광복회 유튜브채널과 미디어태희 채널로 실시간 생중계로 진행됐습니다. 이날 진행된 이종찬 회장과의 대담을 요약해 전합니다. (편집자주)
“윤석열 대통령과는 절연한 상태, ‘건국절’ 표현은 망언”
이종찬 광복회장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역사 문제에 관해서는 절연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 회장 자제와 윤석열 대통령은 친구사이로, 윤 대통령의 부친과의 교류도 깊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22년 윤석열 대통령이 매헌 윤봉길 선생 기념사업관에서 출마회견을 할 때는 현재와 같은 역사인식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통령 당선이후에는 생각이 변질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출마선언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말과 그 후(대통령 취임 후) 뉴라이트에 많은 영향을 받아서인지 변질이 됐다”며 “저 자산이 굉장히 섭섭하게 생각했고, 항의도 했다. 그런데 그 항의조차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그분(윤석열 대통령)과 이 역사문제에 관해서는 절연한 상태라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건국절’ 논란에 대해서도 단호한 입장을 피력했다.
이 회장은 “역사라는 것은 몇 사람이 변조한다고 달라지지 않는다”며 “역사는 변조될수 없는 것이고, 없앤다고 해서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을사늑약은 원천적으로 무효”라며 “1948년은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정부로 변신하는 날이었다. 그것을 일부(뉴라이트)에서 ‘건국이다. 그 이전에는 나라가 없었다’ 이렇게 이야기 하는 것은 역사에 대한 모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승만 대통령도 그런(건국절) 말을 한 사실이 없다”며 “이승만 대통령도 ‘(대한민국 정부는) 오늘 세워진 것이 아니다. 기미년(1919년) 임시정부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그러므로 대한민국 연원은 기미년부터 기산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나라(대한민국) 관보 1호가 1948년에 발표됐는데, 관보에 ’대한민국 30년‘이라고 썼다”고 말했다.
이종찬 회장은 “이승만 대통령을 미화하는 일부 세력들이 ’이승만 대통령을 건국 대통령‘이라고 얘기하면 아마 이승만 대통령도 저 세상에서 ’이놈들아! 내 말을 안 따르고 왜 너희들이 마음대로 얘기를 하느냐‘ 이렇게 말씀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국호는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하면서 이뤄졌고 공화정은 그때부터 시작이 된 것”이라며 “우리가 다시는 ’건국절‘ 같은 망언을 하지 말자”고 강조했다.
“보재 이상설 선생 서훈 상향은 당연한 일”
1907년 헤이그 특사이자 ’항일 무장투쟁의 시발점‘으로 평가받고 있는 보재 이상설(1871~1917) 선생의 서훈 상향 문제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전했다.
현재 대한민국 정부가 독립운동가에게 추서하는 서훈 중 가장높은 등급은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이다. 대한민국정부는 1962년 이상설 선생에 대하여 그보다 한단계 낮은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했다.
이종찬 회장은 “이상설 선생은 대한제국에서 대한민국으로 넘어오는 전환시기에 가장 위대했던 분”이라며 “서훈 상향에 적극 찬동한다”고 밝혔다.
그는 “을사늑약은 강제로 체결된 조약으로 무효라며 헤이그 밀사로 가셔서 투쟁을 하셨다”며 “이상설 선생은 정사셨고, 이준 열사는 부사였다. (그런데 부사였던) 이준 열사는 (서훈이) 1등(급)이고 이상설 선생은 (서훈이) 2등(급)이다 ”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두 분 다 위대한 분이다”며 “두 분 다 (업적에 맞게)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으로 상향돼야 된다”고 강조했다.
“친일재산은 그 자체가 불법…국가귀속은 사회적 정의”
이종찬 회장은 친일재산국가귀속에 대해 “국가귀속은 사회적 정의”라며 당연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먼저 충북인뉴스가 친일재산 국가귀속을 촉구하는 탐사보도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 “우리 광복회에서도 (제대로) 못하는 일”이라며 “훌룡한 일을 한다”고 격려했다.
이 회장은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은) 1910년 나라를 일본에 내줄 때 그 분들이 (일제로부터) 은사금을 받고 (귀족) 작위를 받았다”며 “그 은사금이 그들의 부를 만드는 밑천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그들이 불법을 행한 것”이라며 “자기들이 노력해서 번 돈이 아니라 일본에게 나라를 팔아먹고 거기서 은사금을 받은 돈이니까 이 자체가 불법 자금”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불법 자금을 밑천으로 해서 땅도 사고 뭐도 사고 해서 재산이 불어났다”며 “나라 팔아먹은 돈으로 불어난 모든 재산은 국가가 다시 환수하는 것이 정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보수는 진정한 보수로 돌아가야”
이종찬 회장은 “지금 (우리 사회가)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이념 전쟁을 한다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지만 이건 진정한 보수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진정한 보수는 나라를 올바로 지키겠다는 것이 진정한 보수”라며 “일본에게 매국한 것도 매국이요. 미국에게 매국한 것도 매국이요. 이웃나라에 매국한 것도 다 매국이다. 진정한 보수는 우리의 주체성을 올바르게 지키는 것이 진정한 보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친일도 하지 말고, 친미로 넘어가지 말고 (오로지) 국가이익을 중심으로 해서 외국을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진정한 진보는 세계주의”라며 “’이웃나라와 우호롭게 지내자. 잘 지내자‘하고 ’소외된 대중은 나라와 나라간에 서로 소통해서 돕고 지내자. 노동자와 농민들은 서로 소통하고 이웃나라와 같이 잘 지내자‘ 이런 것이 진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진보와 보수가) 극우와 극좌로 벌어지니까 이 간격이 너무 벌어져 있다”며 “이쪽에서 얘기하면 저쪽에서 반대하고, 저쪽에서 얘기하면 이쪽에서 반대하며 서로 싸우는 것으로 세월을 보내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대한민국 정치는 진정한 보수, 진정한 진보로 서로 다시 정리해서 다시 화합의 길로 가자고 제창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