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많았던 단재고…신임 교장, “논란은 잘 모른다”

단재고등학교 정관숙 교장 서면 및 대면 인터뷰 “학생 주도성 실현, 수업·평가에서 교육 본질 제시가 목표” “대안학교 관심있지만 다른 업무하고 있어 논란 잘 몰라”

2025-02-20     최현주 기자
정관숙 단재고등학교 신임교장.

 

윤건영 충북교육감 정책 중 많은 논란이 되었던 단재고등학교가 오는 3월 1일 개교한다. ‘공립형 대안학교’에서 ‘IB학교’로 이미지를 바꾼 단재고는 현재 막 리모델링을 마친 상황으로 아직은 어수선한 분위기다.

19일에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했고, 8명의 교사들은 앞으로의 일들을 계획하며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학생들은 오는 3월 3일 기숙사 입소를 시작으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할 예정이다.

단재고의 첫 교장으로 부임한 정관숙 교장은 단재고가 대안학교이기보다는 IB학교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정 교장으로부터 단재고가 그리는 학습자상은 과연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등에 대해 들어봤다.(기자 말)

 

질문. 단재고에 부임하게 된 이유와 계기는 무엇인가요?

답. “누가 추천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윤건영)교육감님께서 판단을 하신 거라…. 저는 충북자연과학연구원 연구사로 있으면서 아이들이 탐구하는 과정을 많이 지원했습니다. 그런 것들이 IB와 맞다고 생각합니다. 주입식 공부가 아닌 학생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끄집어내는 과정이죠. 제가 지금까지 했던 활동과 IB가 추구하는 목적이 일치한다고 생각합니다.”

 

질문. 단재고가 추구하는 가장 큰 목적은 무엇입니까.

답. “‘빛나는 배움으로 함께 손잡고 미래로 나아가는 단재인’이라는 단재고 교육비전이 단재고가 추구하는 바를 잘 나타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재고에서는 미래 역량을 중점으로 한 학생 주도성 교육을 실현하고 수업과 평가에서 교육의 본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질문. 단재고가 일반고와 다른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답. “다른 고등학교에서도 학교의 교육비전과 목표를 구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에서는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단재고에서는 학생들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고자 합니다. 이러한 역량이 길러질 수 있도록 토의·토론, 프로젝트, 소논문 작성, 발표 등이 중심이 되는 수업을 기본 방향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수능형 평가가 아닌 논·서술형 중심의 평가를 실시한다는 점에서 다른 일반고와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재고등학교 전경.

 

질문. 현재 충북에는 IB후보학교로 신청하겠다는 학교가 단재고 이외에 4곳이 더 있습니다. 이들 학교와 단재고의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답. “아무래도 뭐 큰 차이는 없을 텐데, 다만 우리는 IB로 들어온 거기 때문에 (학생들이)적응하기에는 훨씬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일반 학교에서는 좀 어려움이 있을 수 있겠죠. IB교육과정에 대해서 관심 있고 해보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 하려고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질문. 앞으로 진행할 단재고의 특색사업을 소개해 주신다면?

답. “단재고에서는 IB프로그램 도입 이외에도 미래를 주도하는 단재인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역량을 기르기 위한 교과목을 편성 운영할 예정입니다. ‘단재와 나, 단재의 삶과 사상’이라는 과목을 통해 단재 신채호의 삶에서 나의 삶이 나아갈 방안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생활체육, 합창 프로그램 등과 연계·운영하는 ‘단재 체육, 어울림 음악, 모두 드로잉’ 과목을 통해 몸근육·마음근육을 성장하고 심미적 감성 역량과 공동체 역량을 기르고자 합니다. ‘함께하는 미래’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창의적 체험활동을 운영할 예정이며, 국내외 IB월드스쿨과의 정기 교류 등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질문. 예상되는 어려움은 있나요? 예를 들면 교원이 바뀌는 문제, 입시 실적에 매몰되는 경향 등.

답. “질문하신 것처럼 교원이 바뀌는 문제나 입시 실적에 대한 사회적 인식 등에서도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학교의 교육 비전과 교육목표, 학습자상 등을 흔들림 없이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렇기에 무엇보다 변화하고 있는 미래 사회에 맞게 교육의 본질을 실현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 구축이 필요할 거 같습니다.”

 

질문. 공립형 대안학교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답. “학생들의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실현하고 노력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는 것이 공립형 대안학교가 추구해야 할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함께 공부하는 친구들이 경쟁의 대상이 아니라 서로 도움을 주고 함께 성장하는 사이라는 점을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인식하게 하는 것도 중요할 거 같습니다.”

 

정관숙 교장.

 

질문. 그동안 단재고와 관련해서 여러 논쟁들이 좀 있었잖아요. 그간 과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답. “(그동안 어떻게 진행됐는지)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들은 바가 사실상 없습니다. 교육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등 언론에 나온 정도이지 더 깊히는 모릅니다. 단재고는 물론 대안학교에 대한 관심은 있었지만 그때 당시에는 다른 업무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잘 모릅니다.”

 

질문. IB학교로 성공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예를 들면 정책 및 예산 구조적 변화 등.

답. “IB프로그램 도입은 단순히 한 학교에서 추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기에, 현재 충북교육청에서 추진하는 것처럼 IB교원 양성, IB학교 예산 지원, IB클로스터 도입 등의 정책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생 주도성을 기르고 교육의 본질을 추구하기 위한 교육적 도구로서 IB학교 이외의 학교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질문. 19일 오리엔테이션에서 본 학생들의 첫인상은 어땠나요?

답. “일단 놀라웠습니다. 아직 아이들의 성적은 어떤지 모르지만, 아이들에게 질문을 해봤더니 현재 변화되는 시기라든가 또는 단재 신채호 선생님에 대해서 미리 공부를 한 아이도 있더라고요. 새로운 교육을 받고 싶은 욕구가 있는 거죠. 아이들이 IB에 대한 비전도 다 잘 알고 있고, 지식의 확장을 해보고 싶다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깜짝 놀랐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인터넷 발달로 알고 있는 정보들이 상당히 많고, 생각 없이 있는 애들이 아니다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생각이 남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부모님들도 아이들도 IB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 것 같았습니다.”

 

질문. 좋으시면서도 어깨가 무거우셨겠어요?

답. “맞습니다. 어쨌든 아이들과 3년 동안 잘 맞춰서 아이들이 꿈을 찾고 자기주도성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질문. 선생님의 이력은?

답. 1987년 단양고를 시작으로 6개 학교에서 교사로 아이들과 함께 했습니다. 충북자연과학교육원에서 5년간 연구사로 일했고 충북사대부고, 충북과학고 교감을 지냈습니다. 옥천교육지원청 교육과장, 충북자연과학교육원 창의인재부장을 역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