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尹 퇴진 이후 다시 만날 '평등한 세상'
충북서 퇴진 이후 사회 대전환 의제 토크 콘서트 "불평등 세상 바꿀 힘 시민에 있어...광장 지켜갈 것" 노동권ㆍ여성권ㆍ환경권ㆍ동물권 등 다양성 이야기
“퇴진 너머 장애인이 함께 살 수 있는 세상이 됐으면 합니다” “광장에 나선 소수자들이 자유롭게 목소리를 내고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청주 성안길 시내에서 ‘퇴진 너머 다시 만날 우리 사회’를 시민들과 함께 그리기 위한 작은 광장이 열렸다.
시민단체 활동가들과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탄핵 이후의 세상은 이전과 달라야 한다”며 권리 존중과 평등을 위한 의제를 제안했다.
23일 ‘퇴진너머 평등으로 충북공동실천’은 오후 5시 (구)롯데시네마 앞에서 ‘퇴진 너머 우리가 바꿀 세상’ 공연을 진행했다.
공연은 ‘평등 집회를 위한 약속’으로 시작됐다. 집회 참가자들은 “연령·성별·성적정체성·장애·정치적 견해와 관련 없이 모두가 평등하다”는 선언을 함께 낭독했다.
참가자들은 ‘윤석열 탄핵’ ‘윤석열 퇴진’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지만, 기존의 집회와는 달랐다. 노래와 이벤트가 마련된 작은 축제와도 같은 모습이었다.
활동가들은 기타와 멜로디언 등 직접 악기를 연주하고, 평등권, 노동권, 참정권 등 다양한 삶의 민주주의를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복주머니 부스에서는 한남동 관저 앞 밤샘 집회를 이어간 ‘키세스단’을 상징하는 키세스 초콜릿과 권리가 존중받는 한해를 기원하는 덕담 쪽지가 담긴 복주머니를 나눠줬다.
새로운 집회 모습이 신기한 듯 기념 사진을 찍는 외국인과 노조법2·3조 개정안의 취지를 한참 읽다가 촬영해가는 이들도 있었다.
“광장의 목소리로 지켜갈 민주주의”
첫 발언에 나선 이성지 씨는 자신을 노동자라고 소개했다. 이성지 씨는 “퇴진 너머 시민들이 노조와 노동권을 보편적으로 겪고 누릴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며 발언을 시작했다.
"노동하다 보면 해고와 차별, 여러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 때가 옵니다. 일터에서 목숨을 잃기도 합니다. 노조는 우리가 이런 부당함에 맞서 이야기하고 갈등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민주적·인간적 경험을 쌓아갈 수 있게 해줍니다. 노동자와 노조를 탄압하는 나라에서 우리가 어떻게 존엄하게 살 수 있을까요?”
다음으로 발언에 나선 녹색당 정미진 활동가는 ‘세상에 지지말아요’란 노래를 불렀다.
정미진 씨는 “우리 아이들이 차별받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 기후재난, 사회적 재난에서 안전한 삶을 살 수 있길 바란다”고 운을 뗐다.
이어 “‘세상이 만만하지 않지만, 우리도 만만하지 않잖아요. 세상에 지지 말아요’란 가사처럼 내란을 옹호하고 차별적 세상을 유지하려는 이들과 맞서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윤석열 내란 이후 광장이 열리고 있습니다. 세상을 바꿀 힘은 기득권, 권력자가 아닌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 시민들에게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민주주의입니다. 갈등과 폭력을 먹고 자란 극우 정치 세력이 우리 일상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치지 않고 광장을 지켜나가야 합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한 평등 사회를 위한 법적 보호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화섬식품노조의 안상현 활동가는 “차별금지법은 우리 사회가 차별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약속이면서 평등 사회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법안 제정의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그는 “사람은 누구나 차별받는 소수자가 될 수 있다”며 “성별, 나이, 장애, 성적지향, 인종으로 인해 차별받지 않고 모두가 동등하게 살아가기 위한 제도적 보호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아지와 함께 참석한 한 시민은 “동물권이 존중받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생명에 대한 존중 없이 동물을 식량, 비하하는 욕설로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요? 강아지들도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사회, 생태 환경을 보호하는 사회가 되기 위해 노력했으면 합니다”라고 이야기했다.
공연은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로 마무리됐다. 참가자들은 다양성이 존중받는 세계로 나아가길 바라는 염원을 담아 함께 노래 불렀다. 민주주의를 다시 세우기 위해 광장에 나온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이들과 함께하겠다는 다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