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 여러분, 다시 퇴진광장으로 모여 주십시오

(기고) 극우세력의 준동이 심상치 않다

2025-01-10     선지현

 

 

민주주의 퇴행을 막는 광장의 목소리

 

12월 3일 비상계엄은 1987년 민주항쟁으로 이뤄낸 헌정질서를 무너뜨린 민주주의 파괴행위다. 비상계엄 발표만으로도 놀라운데 내란 실패 이후 검찰과 경찰이 쏟아내고 있는 윤석열의 발포 명령과 북풍 공작 등 조사 결과는 시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그럼에도 윤석열은 공수처의 소환조사를 계속 거부하며 탄핵의 시간을 늦추고 있다. 국민의힘은 헌법재판관 임명을 지연시키면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탄핵을 여야 정쟁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는 내란의 지속이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한 달이 넘도록 일상을 멈추고 광장에서 주권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민주주의를 지키는 힘이 광장에 모인 시민들에게서 나오는 것이다. 이에 충북시국회의는 12월 14일 충북도청 앞 도로를 가득 메웠던 도민들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기획연재를 시작한다. [충북시국회의]

‘윤석열 퇴진! 민주·평화·평등 사회대전환! 충북비상시국회’(이하 충북비상시국회의)가 ‘민주주의 퇴행을 막는 광장의 목소리’란 제목으로 연속 기고글을 보내주셨습니다. 충북비상시국회의는 12‧3비상계엄 내란사태로 발생한 우리사회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차별없는 평등한 사회로 나가기 위한 여러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편집자주)

선지현 (삶과노동을잇는배움터 이짓)

"백골단? '반공청년단'으로 불러달라"최근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반대하는 한남동 관저 앞 집회에 참여해 '백골단'으로 회자된 반공청년단 단원들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반공청년단 출범 기자회견을 연 뒤 흰색 안전모를 챙겨 나서고 있다.  (사진=오마이뉴스)

 

반공을 기치로 6공화국의 헌법적 가치를 부정하는 극우세력들은 오랜 뿌리를 가지고 있다. 민주화 이전에는 이들은 한국 사회 주류였다. 대통령이 독재자였고 공권력은 독재체제를 지키는 권력이었다. 이걸 무너뜨린 것이 87년 민주항쟁이었고, 7·8·9노동자대투쟁이었고 6공화국의 등장이었다.

민주공화국의 헌법은 물론 독재의 잔재를 완전히 청산하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는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조문을 일상에서도 인용할 만큼은 되었다. 태극기 부대가 부정선거 음모론을 설파하고, 종북, 빨갱이를 주문처럼 외워도 그냥 무시하면 그만이었다. 종교적 신념을 앞세워 소수자들을 향해 혐오를 쏟아낼 때 암담하기도 했지만, 모두의 평등과 민주주의를 진전시키려는 시민들의 잠재력을 믿을 수 있는 사회였다. 이미 사회 곳곳에서 ’평등하고 존엄한 삶‘을 위한 민주주의로 나아가려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었다.

그런데 권력을 쥔 대통령이 내란을 일으키는 초유의 사건이 벌어졌다. 대통령이 군대를 동원해 의회를 봉쇄하고 시민들에게 총을 겨누는 친위쿠데타가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시민들의 75%가 대통령의 즉각 탄핵을 요구했다. 11일만에 국회에서 탄핵소추 의결이 이뤄졌다. 우리는 빠르게 헌정질서가 바로잡힐 것이라 기대했다.

한 달이 지났다. 내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내란수괴 윤석열 체포를 두고 극우세력의 준동이 심상치 않다. 내란수괴 윤석열의 탄핵을 반대하는 국민의힘을 보면서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술수 정도로 생각했다. 극우세력의 집회도 새삼스럽지 않았다. 그런데 법원이 발부한 체포영장을 집행을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 나서서 막고 있는 장면이 들어왔다. 공권력의 행사를 입법기관의 구성원들이 막은 것이다. 헌법과 법률이 무너지고 있는 장면이었다. 언론은 이제 탄핵을 둘러싼 찬성과 반대 여론을 보도한다. 유투브에서는 극우세력이 윤석열의 체포를 저지했다며 승리를 자축한다.

이제 시민들은 국회와 헌법재판소의 절차를 TV를 보며 기다리고만 있을 수 없게 됐다.

내란을 옹호하는 인권위원장과 백골단의 등장

9일 오후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겠다고 나선 ‘반공청년단’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국회 정책영상플랫폼 캡처)

 

인권위원회는 오는 13일 열리는 전원위원회에 내란수괴 윤석열의 탄핵 심판과 형사 재판 방어권 보장을 골자로 하는 안건을 상정하기로 했다. 약자와 소수자의 인권을 옹호해야 할 인권위원회가 친위 쿠데타를 벌인 윤석열을 옹호하겠다니. 그런데 인권위원장 선임을 둘러싼 논란을 기억해보면 예고된 일이었다. 안창호 인권위원장은 공안검사 출신이다. 안 위원장은 유엔이 한국 정부에 이행을 권고한 차별금지법에 대해 ‘공산주의 혁명에 이용될 수 있다’며 국제 인권 규범조차 이념을 앞세워 부정한 인물이다. ‘진화론을 가르치면 창조론을 가르쳐야 한다’며 종교적인 편향도 심각했다. 성범죄에 대해서는 여성 유발론을 말하는 등 시민들의 인식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반공주의 이데올로기와 종교적 신념에 대해 인권 규범을 부정한 혐오 논리까지 갖춘 극우 인사다. 경악스러운 일이다.

경악스러운 일은 또 있다. 9일 국회에는 백골단이 등장했다.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은 반공청년단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윤석열을 지키기 위해 민병대 격인 백골단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백골단. 민주화시위를 폭력적으로 진압한 독재정권의 상징이다. 이게 국회라는 장소에서 이야기될 수 있다니. 시민들은 아연질색하고 있다. 문제는 대한민국의 헌정질서 수호라는 이름으로 버젓이 얘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일부의 청년들이 동참하고 있다.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 이제 진영 대립의 문제인 것처럼 왜곡되고 있다.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필수적이어야 할 내란수괴의 체포와 수사가, 내란세력의 처벌이 마치 선택의 문제인 것처럼 둔갑시키려는 극우세력의 준동이 심각하다.

광장의 민주주의를 쟁취하는 게 극우세력의 준동을 막는 길이다.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친위 쿠데타를 진압해 헌정질서를 바로잡고, 민주주의를 지키자고 외치고 있다. 그런데 같은 구호로 내란세력을 옹호하고 헌법적 가치를 부정하는 일이 버젓이 벌어진다. 극우세력들은 내란수괴 윤석열을 지키기 위해 부정선거 음모론, 민주당 종북론, 민주노총 불법세력론으로 강력한 진지를 구축하고 있다. 나아가 여성들을 꼴페미로, 소수자들을 공산당 세력으로 몰아가는 논리가 횡행하고 있다. 이 논리들은 극우세력을 결집하고 확산하며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악행의 에너지들이다.

우리는 극우세력의 준동이 확산할 때 민주주의가 어떻게 망가지는지를 역사를 통해 확인해왔다. 극우세력의 준동을 제압하지 못한다면 설사 윤석열이 감옥에 가더라도 내란의 여진은 한국 사회를 계속 흔들 것이고 국회 안까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전광훈 무리가 득세하게 될 것이다. 이는 사실상의 내란 지속이다. 이것은 또 다른 퇴행이다.

극우세력의 준동이 확산하는 막기 위해서는 내란수괴 윤석열의 체포와 구속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 내란세력을 옹호하거나 동조하는 권력질서의 흐름에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 인권위원장 안창호 같은 인사를 인권의 이름으로 물러나게 해야 한다.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이 윤석열 관저 앞으로 몰려가는 행태는 진영논리가 아니라 그들 스스로 법치를 부정하는 행위라는 걸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극우들의 악행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사회적 목소리가 더 커져야 한다.

이를 위해선 퇴진광장의 목소리가 더 커지고 넓어져야 한다. 12월 14일 국회 탄핵소추 의결을 앞두고 1만 명의 충북도민들이 응원봉과 촛불을 들고 나왔다. 그런 기세가 다시 만들어져야 한다. 지난 한 달간 전국으로 확산한 광장의 목소리는 윤석열 같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새롭게 써야 한다는 것이었다. 퇴진 너머의 사회대전환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윤석열 같은 대통령이 다시는 나오지 않기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극우세력의 준동을 제압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 다시 힘을 모으자! 민주사회를 지키고 발전시키는 정의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주자!

광장으로 시민들의 힘이 비상계엄을 막았고, 내란수괴 윤석열의 탄핵소추 의결을 가능케 했다. 내란세력의 준동을 제압하고 다시 세울 민주주의도 시민들의 힘에 의해서 가능하다. 매주 토요일 충북도청에서 더 단호하고 강한 목소리를 내자! 다시 일상을 잠시 멈추고 모여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