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교육청 3‧1만세운동 민족대표 신홍식 선생 동상 철거했다

박진희 도의원 “단재 신채호선생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철거”

2025-01-03     김남균 기자
청주시 가덕면 소재 옛 가덕중학교 자리에 있던 신홍식 선생 동상 모습(사진제공=박진희 충북도의원)
신홍식 선생의 동상이 있던 자리. 충북교육청은 지난 해 신홍식 선생 동상이 단재정신과 부합하지 않는다며 철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박진희 도의원)

 

 

충청북도교육청(교육감 윤건영)이 3‧1운동당시 민족대표 33인으로 참여했던 신홍식(申洪植, 1872년 ~ 1939년) 선생의 동상을 철거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박진희(더불어민주당) 충북도의원은 올해 3월 개교하는 단재고등학교 교정(구 가덕중학교 터)에 설치된 신홍식 선생의 동상이 철거된 사실과 함께 충북교육청이 작성한 관련 공문을 공개했다.

단재고등학교는 옛 가덕중학교 부지와 교사를 개보수해 올해 3월 개교 예정이다. 학교명인 ‘단재’는 독립운동가이자 역사학자인 신채호 선생의 호 단재(丹齎)를 따 지은 이름이다.

박 의원이 공개한 교육청의 공문에 따르면 충북도교육청은 지난 해 8월 6일 가덕중학교 총동문회장에게 공문을 보냈다.

교육청은 공문에서 “(구)가덕중학교 운영시기에 설치된 신홍식 선생 동상이 단재고등학교 교육비전(단재 신채호 선생 정신)에 부합하지 않고 노후로 인한 (학교) 미관을 위해 철거가 필요”하다며 “(의견을) 회신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어 8월 19일에는 가덕중학교장에게 같은 이유를 들어 “신홍식 선생 동상을 철거할 예정이라며, 철거 후 폐기처리에 따른 재산대장 정리를 하라”고 통보했다.

충북도교육청이 가덕중학교 총동문회장과 가덕중학교에 보낸 공문 내용 중 철거필요 사유 (사진제공=박진희 도의원)

 

박진희 의원은 신홍식 선생의 동상이 자리했던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사진에는 동상은 없고, 잔디가 식재돼 있다.

박 의원은 충북도교육청이 신홍식 선생의 동상을 철거하면서 폐기물로 처리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작년 초가을까지만 해도 있던 흉상이 어디로 갔을까? 급히 충북교육청에 사실을 확인하고는 한동안 분노로 떨리는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며 “민족대표 33인 중 한 분인 독립운동가의 흉상이 단재고의 교육비전과 맞지 않고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부수어 폐기물 처리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단재 신채호 정신을 이어받는다는 의미로 학교 이름도 단재고등학교로 지었던 것”이라며 “그런데 민족대표이신 신홍식 선생님의 어떤 점이 단재고의 교육비전과 맞지 않는다는 말입니까?”라며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단재의 교육비전과 맞지 않는 곳은 다름 아닌 충북교육청”이라며 “단재 선생님께서 살아계셨다면 충북교육청에 불호령을 내리셨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신홍식 선생은 충북 청주태생으로 1919년 3‧1운동 당시 33인의 민족대표로 참여했다. 1962년 대한민국 정부는 신홍식 선생에게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