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한 전 교수 “6.7기가의 정보 증거, 윤정부는 오염시킬 수 없어”
신용한 전 서원대교수는 최근 논란이되고 있는 명태균 게이트와 관련 더불어민주당으로 ‘공익제보자 2호’로 지정된 인물이다. 지난 24일 충북 청주에서 ‘촛불행동청주지회’가 주관한 윤석열 탄핵 유권자대회에서 그를 만났다. 신 교수는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 그가 진정 하고 픈 얘기는 무엇이었을까? 신 교수의 말을 있는 그대로 전한다 (편집자주)
“지금 제가 묻고 있는 건 거대한 이 정권 차원에서 ‘이런 불법을 했지’ 이걸 묻고 있는 거잖아요. 그것에 대해서 하나도 답을 못하고 있잖아요.
저 혼자 정의의 사도도 아니고 저 혼자 ‘깨끗이 살았다’라고 자신하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너무나 부끄러웠습니다. 이들이 ‘이런 것들을 이용해서 이렇게 했었구나’ 그걸 내가 모르고 있었구나!
너무나 수치스러웠습니다. 이런 무도한 정권을 만들기 위해서 새벽 5시 10분에 (선거캠프) 문을 열고 들어가서 새벽 12시 10분에 문 닫고 퇴근하는 것을 120일 동안 계속했던가 하고 너무나 많은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당시 신고하지 않은 선거캠프를 운영하고 명태균씨의 미공표용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활용했다는 정황을 공개한 신용한(전 서원대 석좌) 교수가 털어논 말이다.
신 교수가 말했듯, 그는 지난 대선기간동안 120일 동안이라는 시간을 윤석열 대선캠프의 내밀한 곳에 있었다.
공식 직함은 정책총괄지원실장이다. 윤석열 캠프의 내밀한 공간에 신 교수는 누구와 함께 있었을까?
“다 무슨 (현재 윤석열 정권의) 선임행정관 레벨이 아니에요 저와 함께 일했던 함께 회의했던 사람들은 장관, 차관, 수석 비서관 국회의원 중에 있어요. 저 빼놓고 다 그 레벨에 있어요. 대부분 아직도 현직이고 예를 들어 박◯◯ 장관, 국토부 차관 비서관 하다 국토부 차관하다 지금 공항공사 사장 스탠바이 하고 있는 김◯◯. 강◯◯은 국회의원이 됐죠. 조지연 씨! 지금 국회의원 됐죠...”
신 교수는 그 당시 자신과 일한 사람들의 면면에 대해서 이렇게 소개했다.
3년 전 내밀한 한 공간에 머물던 소중한 동지였지만, 이젠 신 전 교수와 대척점에 서있는 관계가 됐다.
신 교수는 지난 10월 명태균씨가 한때 대표로 있던 미래한국연구소의 미공표 여론조사 보고서가 캠프에 전달됐고, 심지어 대선 당일이던 2022년 3월 9일에도 이른바 ‘명태균 보고서’가 활용되었다는 내용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던 ‘명태균 보고서’ PDF파일을 공개했다.
결정타였다. 그동안 대통령실과 명태균 양측 모두 ‘명태균 보고서’의 존재를 부인해 왔던 상황이었다.
신 교수를 통해 ‘명태균 보고서’가 실제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대통령실의 해명이 거짓일수 있다는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치권에선 신 교수의 증언으로 윤 대통령의 불법정치자금(선거여론조사 비용 무상 증여) 의혹에 대한 유력한 단서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면서 검찰의 수사 착수에 대한 여론도 거세졌다.
신 교수의 옛 동지들은 반격에 나섰다. ‘윤핵관’으로 거론되는 이철규 국회의원은 지난 10월 29일 신용한 교수를 비롯해 <뉴스타파> 이명선 기자를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보호등에 관한법률위반’(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신 교수를 고소했다.
즉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미래한국연구소의 미공표용 여론조사를 윤석열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활용했다는 신 교수의 공개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철규 의원은 "본 적도 없는 보고서로 회의를 했다는 것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항변했다.
이철규 허위사실 공표로 고소…신용한 “난 이철규와 싸우지 않아” 왜?
이에 대해 신 교수는 “저를 고소한 인물이 어쨌든 (현 정부) 최고 실세 중에 하나”라며 “그렇지만 그 사람과 싸우지 않는다”고 말했다.
왜 일까?
“지금 제가 묻고 있는 건 거대한 이 정권 차원에서 ‘이런 불법 했지?’ 이걸 묻고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그거에 대해서 하나도 답을 못하고 있잖아요. (신용한과 이철규) 사람 대 사람의 대결로 가면 이건 그들이 원하는 프레임이에요. 둘이 싸우면 어떻게 돼요? 둘 간에 그냥 싸움으로 변질이 돼버려요”
자신이 알리고자 하는 것은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대통령 권력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한 집단적인 위법행위라는 것이다.
신 교수는 현재의 상황에 대해서 의미있는 말을 남겼다.
“제가 농담 드리면 지금 저를 고소한 사람 굉장히 긴장하고 있으셔야 될 거예요. 왜냐구요. 저 한테 시킨 일이 많거든요. (저에게 일을 지시한) 그 분은 알아요. 제가 어떤 일을 했는지 잘 알고 있어요.”
신용한 교수의 뼈 있는 일침 “의원님, 저랑 회의 많이 하셨잖아요?”
신 교수는 지난 국정감사 당시 증인으로 참서했다. 증인으로 참석한 신 교수에게 강명구(국민의힘) 의원은 “명태균 보고서를 어떻게 활용하셨냐?”며 추궁했다.
이에 대해 신 교수는 “의원님, 저랑 회의 많이 하셨잖아요”라고 에둘렀다.
바로 이점이 신 교수의 자신감을 잘 보여준다.
인터뷰 도중 신 교수는 외장하드디스크를 보여줬다.
“객관적인 증거 자료 6.7기가, 6100개에 달하는 파일은 오염을 시킬 수가 없습니다.”
윤석열 캠프에서 벌어진 일에 대한 강력한 증거라는 것이다.
신 교수는 인터뷰 도중 ‘(증빙)근거와 책임’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했다.
“제가 책임지고 근거와 내용이 있는 것들을 오픈한 것이다”
자신은 절대 거짓말을 말 할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11월 1일 국회 증인 선서하고 출석했잖아요. 저 처음 해본거에요. 굉장히 무서운 거더라고요.
저도 정부, 청와대 일도 해보고 했지만 그게(=위증) 벌금형이 없더라고요. 위증죄, 국회에서의 증언감정법인가 거기에 보면 바로 실형, 그러니까 징역형 아니면 무죄예요. 벌금형 같으면 그냥 조금 뭐 이렇게 여지가 있을 수 있잖아요. 그것을 처음에 알고 설명 듣고 하면서 굉장히 심적인 압박이 크더라고요.”
신용한 교수가 공개한 내용중에서 2022년 3월 9일 이른바 ‘명태균 보고서’를 가지고 윤석열 캠프에서 회의를 실제로 진행했는지 여부가 논란의 핵심이다.
신 교수는 휴대폰으로 문서와 사진을 보여주며 말했다.
“여기 보시면 그날 제가 회의가 여러 차례 있다고 그랬어요. 최소한 확인된 게 두 번이니까 여러 차례잖아요. 자기들이 소집했잖아요. 그래서 제가 여기다가 ‘위에다 보고하면서 지금 투표율 저조 등으로 비상회의를 소집했습니다.”
“강남 예화랑에 차린 비밀사무소, 아무말도 못하잖아요”
신용한 교수는 ‘명태균 여론조사 보고서’ 의혹외에도 대선 당시 강남에 선관위에 신고하지 않은 비밀사무소가 운영됐다고 공개해 파장을 일으켰다.
그는 이에 대해 “제가 이걸 공개했을 때 (이를) 부인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라는 걸 확신을 했어요. 왜 확신을 했느냐! 당장 어떤 사람이 부인을 하더라도, (나중에) 사진이라든지 예를 들어 지금 용산에 있는 인사들 중에 떨려나는 사람들 증언이나 사진이 나왔을 때 과연 어떻게 수습할 거냐? 그동안 용산도 섣불리 어떤 대응 또는 답변을 했다가 뒤에 가서 창피당한 게 되게 많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용산 대통령실에 대해 “(용산 대통령실은) 특징이 있어요. 자기들이 확실히 자신 있다 하는 건 바로 해명해요. ‘오빠가 누구야?’ 할 때 바로 해명하잖아요. ‘그 오빠다’ 하고 바로 해명해버리잖아요. 물론 그 해명도 아직도 절반은 세모표지만 진짜인지는 모르지만 검찰에서 해명한 건 그 뒤에 문장과 내용을 보면 ‘친오빠가 맞다’ 이러고 있는 거잖아요.”라고 했다.
신 교수의 말대로 강남 비밀 선거사무소와 관련 용산 대통령실을 비롯해 여권은 제대로 된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지난 10월 31일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신 교수가 비밀선거사무실로 언급한 강남 모화랑에 대해서 “잘 모르겠다. 저는 가본 적이 없어요”라고 말했다.
“제가 윤 대통령 술 먹는 뒷 애기 안하는 이유는?”
“제가 (윤 대통령이) 술 먹고 한 에피소드를 하면 굉장히 파워풀 할 거예요. 그런데 이런 걸 안하는 이유는요. 사실 그것에 대해서는 자료나 근거가 뭐가 있어요?. (오직 눈으로 본 기억만 있는 거에요). 그럼 그걸로 창피는 줄 수 있지만 과연 그걸로 법적으로 술 먹고 어떻게 한 걸 처벌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신용한 교수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6.7기가 바이트의 전자 문서와, 수기로 작성한 메모장 등 증거가 확보된 선에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근거없인 의혹을 제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신용한이 싸우는 이유는?
“(윤석열 대통령이 전체주의를 자주 언급하는데) 진짜 전체주의는 누구냐 이거예요? ‘입틀막’ 하고, 기자고 (윤 대통령) 골프장 찍는 거 뺏어가고... 진짜 전체주의는 누구냐고요? 자기들이 그렇게 전체주의를 신봉하니까요. 연설 할 때 ‘자유’라는 단어가 29번 들어갔네 마네 하고 있는 거죠. 황당하게 자유를 29번 떠들지만, 실제는 자유가 없는 세상인거에요”
신용한 교수는 박근혜정부시절 발탁돼 요직을 거쳤다. 그는 박근혜정부가 성공하기는커녕 탄핵을 당하는 것을 목겨하면서 큰 트라우마로 남았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 캠프에서 120여일 겪는 동안 이 정부가 도저히 성공할수 없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대선이 끝나고 미련없이 캠프를 나왔다”며 “윤석열 정부를 지켜보면서 큰 절망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말은 꼭 기사에 담아달라고 했다.
“조지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이 1945년도 작품인데 지금이 2024년이에요. 80년이 지났어요. (소설에선) 동물이 인간을 다 몰아내고 황제가 된 나폴레옹이라는 왕돼지가 처음에는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고 했어요. (그런데) 거기다가 단서를 집어넣은 거잖아요. 그러나 ‘어떤 동물은 더 평등하다.’ 지금 딱 이게 대한민국의 실사판이잖아요.”
자신에 대해 여권인사들이 ‘철새’라고 비난하는 것에대해서도 이렇게 이야기 했다.
“추운 곳에서 따뜻한 곳으로 가는게 철새잖아요. 그런데 저는 따뜻한 곳에서 추운곳으로 왔어요. 이게 철새인가요?”
신용한 교수는 아직 공개하지 않은 것들이 많다고 했다. 6.7기가바이트의 정보와 지워지지 않은 기억을 하나하나 검증하며, 내밀한 곳에서 진행된 부조리한 것들에 대해서 하나 하나 세상에 꺼내보이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