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학교예술교육, 공교육 현장 수요에 맞는 지원 기반 '필수'
윤석열 정부에 들어서 학교예술강사지원사업이 위기를 맞이했다.
2000년 국악강사풀로 시작된 학교예술강사지원사업은 2024년 현재 4805명의 학교예술강사들이 8475개 초ㆍ중ㆍ고교에서 문화예술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국고(문체부), 지방교육재정, 지방비 예산 매칭으로 운영되는데, 윤 정부들어 2년만에 국고 86%가 삭감됐다. 국비가 대폭 삭감되면서 학교예술강사 지원사업은 시도교육청의 지원 의지에 따라 존폐의 기로에 놓였다. 이에 예술강사, 교수와 교사, 학부모 등 문화예술교육 당사자들이 직접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문화예술교육의 의미를 알리고 교육의 필요성, 지방 정부의 책임과 역할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 신혜리(학교예술강사 충북 운영기관, 서원대학교 문화예술교육센터 팀장)
2019년부터 현재까지 약 6년의 기간 동안 충북지역의 운영기관으로써 지역 내 여러 현장의 소리를 듣고 또 여러 위기를 경험하기도 했습니다만 지금보다 어렵고 막막한 때가 있었을까 생각이 듭니다.
불과 작년까지 도교육청과 예산 증액에 관한 논의를 했던 것이 무색하게 이제 이 사업이 지속 가능할지조차 의심스러운 상황에서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는 것이 믿기지 않습니다.
앞서 24년 학교예술강사지원사업의 국고 예산이 50% 정도 큰 폭으로 삭감되었습니다.
따라서 국고와 매칭 편성되는 지방비 또한 50%가 삭감되었고 예산 증액에 대해 긍정적인 얘기가 오가던 지방 교육재정은 국고 삭감의 여파로 모든 노력이 무산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저희 충북지역뿐만 아니라 17개 시·도 중 한, 두 곳을 제외한 모두가 그랬습니다.
예산의 규모나 구조에 의해 학교에서 희망하는 모든 시수를 지원하지는 못하더라도 통상적으로 70%까지는 선정하기 위해 노력했고, 지원 비율을 점차 높일 수 있도록 예산 증액에 대한 방법을 찾으며 애쓰고 있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사업 규모의 축소로 총 접수 된 것의 50%도 되지 않는 43%라는 터무니없는 시수만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그마저도 불가한 상황이고 그에 대한 피해는 오롯이 학교와 예술강사 그리고 우리 학생들이 감당해야 합니다.
최근 5년간의 데이터를 보더라도 학교예술강사지원사업에 대한 현장의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에반해 공교육 현장의 수요를 충족시킬 기반은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들이 결정되기 이전에 현장에서 모든 주체의 브릿지 역할을 하며 가장 현실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각 지역의 운영기관들과는 그 어떠한 소통의 자리 하나 없었다는 사실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문체부에서는 학교예술강사 지원사업 예산 삭감으로 인한 학생들의 예술교육 기회 박탈, 예술강사 생계 등의 문제를 늘봄학교를 통해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 말합니다.
직접 현장에서 보고 느끼고 계신 선생님들께서는 특히 더 하실 말씀이 많겠지만 이 자리에서 꼭 짚고 가야 할 것은 ‘늘봄학교는 절대 학교예술강사 지원사업의 대안이 될 수 없다’ 입니다.
우선 현재 늘봄학교라는 시스템이 아직 현장에 체계적으로 자리 잡지 않았습니다.
올해부터 저학년을 대상으로 시행했고 점차 26년까지 고학년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해서 초등 전체가 수혜 대상일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이나, 계획만 놓고 보더라도 26년이 되어야 가능합니다.
모든 학년이 안정적으로 혜택을 받기까지 그사이의 교육 공백은 어떤 대안이 있는 것인지, 또 그것이 학교예술교육의 적절한 대안인지 생각해야 합니다.
또한 늘봄학교의 대상은 모두 아시다시피 ‘초등’입니다. 학교예술강사 지원사업은 초중고등학교와 특수, 대안학교까지 전 교종을 포함하면서 일회성 또는 단기적인 교육이 아니라, 초등 1학년 때 예술강사의 수업을 받은 아이가 고등학생이 되어서까지도 전문 예술인을 통한 예술교육을 받을 수 있는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교육사업입니다.
그럼에도 지금 대안으로 겨우 논의되는 것이 당장 초등 이외에는 수혜 대상이 아닌, 그것도 완전히 자리 잡지 않은 실험적인 정책이라는 것이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특히 고등학교는 22년부터 고교학점제가 일반 고등학교에 도입되었고, 이로인해 학교예술강사지원사업에 대한 고등학교의 수요가 대폭 상승했습니다.
이 데이터가 말하는 것은 고교에서 고교학점제라는 시스템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학교예술강사 지원사업이 필요 불가결하다’ 입니다. 그런데 모순되게도 이를 뒷받침할 기반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학생들은 아주 ‘극소수만 선택적으로’ 공교육을 통한 양질의 예술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지금처럼 중앙에서는 지방으로, 지방에서는 중앙으로 폭탄 돌리듯 책임만 전가할 것이 아니라 학교예술강사지원사업의 구조와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다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 따져 묻고 함께 개선해 나갈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정말 학교 현장에서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소리를 들어주시기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