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문까지 썼던 가해자측, 이제와서 “성폭행 없었다” 2차 가해 논란
충주운동부 성폭행 가해자 5명 지난 10월초 사과편지 보내 가해자측 부모도 피해자 부모에게 사과문자 전송 사과했던 가해자 부모, 취재진엔 “성폭행 전혀 사실 아니다” 강변 가해자 부모 중 한명, 충주 학부모단체 고위 간부 역임
만10세가 안된 남자 초등생을 집단으로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가해학생 부모 중 일부 인사가 성폭행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들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과 부모들은 피해아동과 부모에게 사과문과 사과문자를 보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가해자측 학부모 한 명은 피해아동 부모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집단적으로 강제로 성폭행한 사실을 시인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0월 20일 충북 충주시 관내 초중고 운동부에 소속된 초등생 ○○군의 부모 A씨는 충주경찰서에 자신의 아들이 성폭력을 당했다며 수사를 의뢰했다. 또 자녀가 재학중인 학교에 성폭력 사실을 신고했다.
A씨에 따르면 그의 자녀는 운동부 선배 5명(초등2명, 중등2명,고등1명)이 올 1월과 9월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머물던 숙소에서 6차례에 걸쳐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
가해자들은 피해아동의 팔과 다리를 여러명이서 제압한 뒤 바지를 벗긴뒤 유사성폭력을 행사했다. 심지어 피해 아동이 소리를 치지 못하도록 입에 휴지를 물리기 까지 했다.
이에 대해 가해자로 지목된 아동의 부모 B씨는 취재진과의 전화통화에서 성폭력 사실을 부인했다.
가해자측 학부모 B씨는 “바지를 벗긴적도 없다. 유사성폭력을 행사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피해자 부모 “가해부모는 형사처벌만 받지 않게 해달라며 빌었다”
B씨가 자녀의 성폭행 혐의를 부인했지만, 정작 이들은 피해 아동과 부모에게 편지와 문자를 통해 사과하며 용서를 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사실은 피해자 측 학부모 A씨가 가해 학생 5명으로부터 전달받은 사과 편지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가해 학생이 보낸 사과편지에는 사과와 더불어 용서를 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B씨를 포함 가해학생의 학부모 5명 모두 피해아동의 부모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보내 사과하고 용서를 빌었다.
성폭행은 사실이 아니라면서도 사과를 한 셈이다.
또 다른 학부모 C씨와 피해아동의 부모 사이에 진행된 전화통화에서도 집단성폭행 사실을 시인하는 대화가 진행됐다.
C씨는 전화통화에서 피해아동의 부모에게 “‘△△아. 너 이런 사실(집단성폭행)이 있다는데 맞아?’ 그러니까 ‘맞대’. ‘(그래서) 왜 그랬어?’ 그러니까 처음에는 ‘그냥 자기도 형아들이 얘기하니 했지’”라며 자신의 자녀가 성폭행 사실을 시인하고 있는 내용을 전했다.
이어 “넌 죄인이야. 너가 만약에 똑같이 입장 바꿔 생각해 봐. 누군가가 너를 갖다가 강제로 여럿이서 널 잡아놓고 너한테 (성폭행을 했다고) 그렇게 생각해봐. 입장을 바꿔서 한번 생각해 보라고..”라며 자녀에게 이야기한 내용을 말했다.
“성폭행 사실을 부정하는 것은 2차가해에 해당”
피해아동의 부모 A씨는 가해자 부모 일부가 성폭행 혐의를 부인하는 것에 대해 매우 분개했다.
그는 “형사처벌만 하지 말아달라며 빌때는 언제고, 어떻게 이제 와서 사실이 아니라고 이야기할 수 있냐”며 “촉법소년(만14세 미만)은 형사처벌이 안된다는 것을 안뒤에 가해부모들의 태도가 크게 바뀌었다”고 말했다.
가해자들이 성범죄 사실을 부인하는 것은 2차가해에 해당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충주시 관내 성폭력상담 관련 단체 관계자는 “성폭력 피해아동의 받은 상처를 치유하는 첫걸음은 가해자가 진실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과 더불어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가해자가 성폭력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것 자체가 피해자에게 또 다른 고통을 안겨주는 것”이라며 “이는 2차가해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의 학부모 1명은 충주시 관내 학부모단체의 고위 간부를 지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찰의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0일 성폭력 사실을 신고받은 경찰은 피해아동과 부모의 진술을 바탕으로 성범죄 의혹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