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용‧윤갑근 '제보‧사주 혐의' 송치는 사실무근…선거법 기부행위 위반만 송치
일부 언론 ‘제보‧사주 혐의 송치’는 명백한 오보
충북지방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가 정우택 전 의원과 보좌관 2명을 뇌물죄와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송치한 가운데, 이필용 전 군수와 윤갑근 변호사도 함께 송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일부 언론이 이들에 대해 ‘제보‧사주 혐의’로 송치했다고 보도한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4일 경찰은 이필용 전 음성군수와 윤갑근 변호사를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 금지조항을 위반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공직선거법에서 제한하는 기부행위란 정치인 등이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사람이나 기관·단체 등 또는 당해 선거구 밖에 있더라도 그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사람이나 기관·단체 등에 대하여 금전·물품 기타 재산상 이익을 제공·약속하는 행위를 말한다.
경찰이 혐의를 두고 있는 이필용 전 음성군수와 윤갑근 변호사의 행위가 발생한 경위는 이렇다.
본보가 지난 2월 14일 <불법카페업자 돈봉투 받던 정우택, CCTV에 딱 찍혔다>란 기사를 통해 돈 봉투 수수의혹을 보도하자, 정우택 의원 측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정 의원측은 “돈 봉투를 건네 받았지만 바로 돌려줬다”며 돈봉투 수수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 다음날 한 인터넷 매체가 정 의원에게 돈 봉투를 건넨 카페사장과 인터뷰를 보도했다. 카페사장은 인터뷰에서 “정 의원에게 돈 봉투를 건넸지만, 바로 돌려받았다”며 “메모장에 있는 내용도 모두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돈 봉투 논란에도 불구하고 2월 25일 치러진 경선에서 정우택 전 의원은 경쟁자인 윤갑근 변호사를 제치고 청주상당선거구 후보자로 확정됐다.
그리고 3월 6일, 카페사장 법률대리인의 변호사는 충북지방경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돈을 돌려줬다는 정우택 전 의원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카페업주와 이필용 전 군수, 윤갑근 변호사 사이에 변호사 수임료를 요구하거나 지불하기로 한 모종의 약속이 있다고 봤다.
경찰은 카페사장이 이 전 군수를 통해 윤갑근 변호사가 변호사비를 대납해 달라고 요구했고, 이 전 군수는 이를 윤 변호사에게 전달(알선)했다고 보고 있다.
또 윤 변호사에 대해서는 이 군수를 통해 변호사비를 대신 내주겠다고 약속했다고 봤다.
경찰은 카페업자에겐 공직선거법상 금지된 기부행위를 요구 한 혐의, 이 전 군수에겐 알선한 혐의, 윤 변호사에겐 약속한 혐의로 송치했다.
이에 대해 윤갑근 변호사는 “변호사비를 대신 내주겠다고 약속한 적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카페업주는 “친구 사이인 이필용 전 군수에게 억울한 마음에 이야기 한 것일 뿐”이라며 “변호사비는 제가 냈고, 윤 변호사로부터 받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일부 언론 ‘제보‧사주 혐의 송치’는 명백한 오보
일부 언론은 이필용 전 군수와 윤갑근 변호사에 대한 검찰 송치 사실을 보도하면서 이들이 카페업주에게 CCTV영상을 언론에 제보하면 변호사비를 대납해주겠다고 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이에 대해 “제보 사주혐의로 송치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공직선거법상의 기부행위 금지 위반에 대해서만 송치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본보가 CCTV영상을 제보 받은 시점은 지난 2월 초순이다. 경찰이 보고 있는 이들 세명 사이에 변호사비 이야기가 오고 간 시점은 한 달 뒤인 지난 3월 초순 경이다.
경찰은 “CCTV영상을 언론에 제보하면 변호사비를 대납해주기로 했다는 것은 사실관계에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