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만원 짜리 수조가 1억8천?…보은군 연어양식사업비 뻥튀기 의혹?
당진군 연어양식장 수조및배관 설치 1㎡당 19.2만원 신안군 스마트양식클러스터테스트베드 1㎡당 44.2만원 보은군은 1㎡당 128만원, 수조 설치에만 23억원 배정 순환여과양식시스템 구축비도 보은군이 월등히 높아
박덕흠 국회의원의 최측근 인사가 관련된 한 업체가 해양수산부가 공모한 200억원대 연어양식사업 민간사업자로 선정됐다.
이 회사는 해수부 공모가 나오기 3개월 전 급조됐다. 회사는 연어양식과 직접 관련없는 수산물 유통업자들로 구성됐고 자본금은 1억원에 불과했다.
취재결과 박덕흠 의원실과, 보은군청관계자, 그리고 박 의원의 최측근 인사는 2022년 11월부터 국회의원회관에서 회의를 열며 사업을 준비했다. 박 의원은 국회에서 해수부장관과 차관에게 관련 예산을 만들어달라고 수차례 요청했다. 보은군은 해수부가 사업을 공모하기 전부터 박 의원의 측근이 관여한 회사를 사업자로 내정했다. 그런데도 관내 어업인에게는 공모에 참여할 수 있는 것처럼 참가자를 모집하기도 했다. 국비와 도비, 군비 등 120억 가까운 세금이 지원금으로 투여될 해수부 ‘연어류 및 스틸헤드 양식산업화 사업’의 실태를 연속해 보도한다. (편집자주)
박덕흠 국회의원 측근인사가 관련 업체가 해양수산부 ’연어류 및 스틸헤드 양식산업화‘ 공모사업에 선정된 가운데, 보은군이 책정한 일부 사업비가 타 지자체보다 3~7배 높게 책정된 정황이 확인됐다.
보은군은 사업비를 부풀려 국비 보조금을 확보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사업 시행 과정에서 바로잡으면 될 문제라고 일축했다.
보은군은 지난 3월 해수부에 제출한 ’연어류 및 스틸헤드 양식산업화‘ 사업신청서에 따르면 군은 양식산업화센터 건립비용으로 총 197억7000만원을 신청했다.
세부적으로 △설계‧감리비 10억원 △토목 등 기본공사비 28억원 △양식장 98억원 △ 행정동 및 창고 16억원 △제품가공장 43억원 △기타비용 2억7000만원의 예산을 신축했다.
해양수산부는 보은군이 제출한 사업예산을 그대로 인정했고, 국비 30%, 지방비 30%, 자부담 40%의 비율로 보조금을 편성했다.
보은군, 양식수조 구입비 및 시스템구축비 .타 지자체보다 월등히 높아
연어양식센터의 핵심은 당연히 양식장이다. 보은군은 양식장 건립에 총 98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우선 양식장은 샌드위치판넬 조립식으로 연명적 3300㎡(1㎡당 300만원)에 30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이어 양식수조 성어육성동(지름 12m) 10개조(1개조당 1억8000만원)에 18억원, 중간육성동(지름 8m) 5개조(1개조당 1억원) 5억원등 23억원을 배정했다.
23억원을 들여 설치하는 양식장의 총 면적은 1790㎡다. 1㎡당 수조및배관설치작업에 128만원이나 소요된다.
또 순환여과시스템에는 총 45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최근 2023년 이후 설치된 타 기초자치단체 순환여과방식의 연어양식장을 구축한느데 어느정도 비용이 소요됐을까?
충남 당진시는 2023년 도비와 시비, 자부담 등 총 13억원을 들여 수조면적 835㎡의 연어 순환여과양식시스템을 구축했다. 세부적으로 지름 10m 원형수조 6개, 지름 4m 보조수조 4개를 갖췄다.
수조면적만 놓고보면 보은군의 47% 규모다. 당진시는 이 양식장을 통해 앞으로 연간 50톤의 연어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당진시에 따르면 835㎡ 양식수조 및 배관시설을 갖추는데 1억6000만원이 들어갔다. 1㎡당 19만1600원 가량 소요됐다. 이는 보은군이 책정한 예산의 15%에 불과하다.
전남 신안군의 경어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테스트베드' 건립공사를 지난 해 2차례에 걸쳐 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해 공개 입찰을 진행했다.
신안군은 2차례에 걸친 총2636㎡의 수조 및 배관시설 입찰결과 11억6700여만원에 낙찰됐다.
1㎡로 환산하면 44만2750만원으로 보은군 예산의 34%에 불과한 금액이다.
소초와 배관, 순환여과시스템(RAS) 공사비를 합산해도 보은군이 월등히 높았다.
충남 당진시의 경우 수조면적 1㎡를 기준으로 79만원, 전남신안군의 경우 131만여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보은군은 380여만원 가량으로 나타났다.
전문가 “보은군 수조 1개조 2000만원 안팎이면 가능”
보은군 관계자 “과대 계상 됐다면 시행단계에서 고치면 돼”
전문가들도 보은군이 책정한 수조 설비 및 자동순화여과방식양식시스템 구축비용이 높게 편성됐다고 지적했다.
전국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가 추진하는 순환여과방식 스마트 연어양식시스템 구축에 참여했단 업체 관계자 A씨는 “일률적인 가격으로 논 하기는 힘들다”면서도 “보은군이 설계한 수조는 1개당 2000만원 정도면 가능해 보인다. 1개당 1억8000만원은 지나치게 높은 금액”이라고 말했다.
또 “3개 지자체의 자동순환여과방식(RAS)시스템 구축 사업을 진행했는데 10억원~20억원대에서 시스템 구축을 마쳤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 B씨도 비슷하게 분석했다. B씨는 “100억원 짜리 수조를 만들어 달라고 하면 만들수도 있겠다”면서도 “그러면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보은군이 산정하는 수조 규모면 1개조당 2000만원 정도면 충분하다”고 밝혔다.
사업비를 책정한 보은군은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보은군 관계자는 “사업비가 과다 책정됐다면, 시행단계에서 수정하면 된다”며 “계획서는 계획서일 뿐이고, 입찰 과정 단계에서는 적정하게 변경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비 책정 근거에 대해서는 “우리는 전문가가 아니라서 잘 모른다”며 “견적을 받아서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