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덕흠 측근 관련회사, 사업자 선정과정은 ‘짜고 친 고스톱?’

2024-08-28     김남균 기자

 

 

후원회장을 맡을 정도로 가까운 박덕흠 국회의원의 최측근 인사가 관련된 한 업체가 해양수산부가 공모한 200억원대 연어양식사업 민간사업자로 선정됐다.

이 회사는 해수부 공모가 나오기 3개월 전 급조됐다. 회사는 연어양식과 직접 관련없는 수산물 유통업자들로 구성됐고 자본금은 1억원에 불과했다.

취재결과 박덕흠 의원실과, 보은군청관계자, 그리고 박 의원의 최측근 인사는 2022년 11월부터 국회의원회관에서 회의를 열며 사업을 준비했다. 박 의원은 국회에서 해수부장관과 차관에게 관련 예산을 만들어달라고 수차례 요청했다. 보은군은 해수부가 사업을 공모하기 전부터 박 의원의 측근이 관여한 회사를 사업자로 내정했다. 그런데도 관내 어업인에게는 공모에 참여할 수 있는 것처럼 참가자를 모집하기도 했다. 국비와 도비, 군비 등 120억 가까운 세금이 지원금으로 투여될 해수부 ‘연어류 및 스틸헤드 양식산업화 사업’의 실태를 연속해 보도한다. (편집자주)

보은군(군수 최재형, 국민의힘)은 국비와 지방비를 합해 120억원 이라는 거액을 지원받는 연어양식 민간사업자를 어떤 과정을 거쳐 선정했을까?

해수부는 지난 2월 22일 지자체를 상대로 ‘연어류및스틸헤드등 양식산업화 사업’ 공고를 한뒤 23일부터 4월 2일까지 40일동안 접수를 받았다.

해수부는 지침에서 사업에 참여하는 민간사업자의 경우 선정된 지자체에서 선정하도록 했다.

다만 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위해 지자체가 사업대상자로 선정되기 이전이라도 ‘선정위원회’를 개최해 민간사업자를 선정 할 수 있도록 했다.

본보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수한 보은군 내부 문서에 따르면, 선정위원회 위원은 지난 3월 22일 위촉됐다.

2024년 3월 12일 보은군은 산하 각 읍면사무소에 '연어류 등 양식산업화사업 신청 알림' 공문을 발송했다. 내용은 오는 3월 19일까지 120억원가량이 보조금을 지급되는 연어 양식 보조금 사업에 참가하고자 하는 신청자가 있을 경우 접수기간내에 접수할수 있도록 홍보해 달라는 내용이다.
2024년 3월 13일 보은군 산외면이 관내 이장들을 상대로 보낸 공문. 관내 어업인을 상대로 3월 18일까지 신청서를 접수해 달라는 것을 홍보해 달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보다 앞선 3월 12일 보은군은 관내 읍‧면에 ‘2024년 친환경양식어업육성사업 신청 알림’ 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공무에는 “‘연어류 및 스틸헤드 양식산업화 센터 조성사업 공모계획’을 보내드리니 읍‧면에서는 신청자가 있을 시 접수기간내에 접수 할수 있도록 홍보하여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되어있다. 접수기한은 일주일 뒤인 7월 19일로 못박았다.

이를 시달받은 보은읍과 산외면, 장안면은 하루 뒤인 3월 13일 관내 이장단에게 ‘2024년 친환경양식어업육성사업(연어류 등 양식산업화사업) 홍보’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내용은 연어류 양식산업대상자를 모집하니 각 마을 이장은 어업인 등에게 홍보해 달라는 내용이다.

산외면의 경우 지원기한은 3월 18일까지로 총 5일을 제시했는데 보은군이 제시한 것보다 하루 더 단축됐다. 반드시 제출해야되는 서류만 하더라도, 응모 공문, 사업신청서, 사업계획서, PPT등 발표자료, 기타 증빙자료 등 7가지다.

사실상 어업인들이 5일 안에 준비하기에는 불가능한 시간이다.

박덕흠 측극인사 관련 회사, 공모 하기도 전에 사업주체로 확정돼

2024년 3월 6일 최재형 보은군수가 결재한 '연어류 양식산업화 사업계획서' 표지
2024년 3월 6일 최재형 보은군수가 결재한 '연어류 등 양식산업화 사업계획서' 본문 내용. 사업주체로 박덕흠 국회의원의 측근이 관련된 회사를 명시하고 있다.  보은군은 이 회사를 사업자로 선정해 놓고도, 3월 13일부터 19일까지 관내 어업인들을 대상으로 공개모집 절차를 진행했다.

보은군이 민간사업자를 공개모집을 시작한 날은 3월 13일이다.

하지만 이보다 일주일 앞선 3월 6일 보은군 산업경제국 축산과는 ‘연어류 및 스틸헤드 등 양식산업화 사업계획서’를 작성했다.

이 문서는 총 34쪽 분량으로 부군수를 거쳐, 최재형 보은군수가 최종 결재했다.

보은군 이 문서에서 사업주체로 ㈜◯◯씨푸드를 명토박았다. 바로 박덕흠 국회의원 후원회장 출신인 A씨가 관여된 회사다.

보은군이 3월 21일 산하 부서에 발송한 공문.  '연어류 등 양식산업화' 민간사업자를 선정하는 심의위원회가 구성되기도 전에 박덕흠 의원  측근 인사가 관여된 회사의 사업부지에 대해 법리 검토를 해 달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작성일자가 3월 21일인데 3월 20일까지 회신해 달라는 황당한 내용이 담겼다.

올해 3월21일 보은군은 관내 각 부서에 ‘연어류 및 스틸헤드 등 양식사업화 사업추진 관련 사업부지 관련법 검토 요청’ 공문을 보냈다.

공문에는 ㈜◯◯씨푸드가 제출한 사업부지 주소가 명시돼 있고, 관련법 검토 내용을 3월 20일까지 회신해 달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황당한 내용도 있다. 공문작성일이 3월 21일인데 하루 전날인 20일까지 회신해 달라고 돼있다.

이렇게 보은군은 사실상 박 의원 측근이 관여된 회사를 민간사업자로 선정해 놓고도 이를 숨긴채 형식적으로 마을 이장들을 대상으로 사업자를 모집하는 것처럼 꾸민 셈이다.

 

깜깜이 정보로 진행된 선정위원회 회의

2024년 3월 22일 보은군이 작성한 '연어류 등 양식산업화 사업 대상자 선정심의 위원회 위촉(안)' 문서 표지

 

보은군이 3월 13일부터 18일까지 사업자를 공개모집했지만 결국 이에 응한 곳은 이미 내정된

㈜◯◯씨푸드 한곳 뿐이었다. 이 회사는 해수부 공모 발표 3달 전 급조된 회사다.

보은군은 지난 3월 26일 ‘연어류 및 스틸헤드 양식산업화 사업’ 신청서류를 해수부에 접수했다. 해당 신청서류는 총 54쪽으로 구성됐다.

신청서에는 사업에 참여할 민간사업자로 ㈜◯◯씨푸드가 명시됐다.

해수부지침에 따르면 보은군이 민간사업자를 선정하려면 선정위원회 회의를 통해야 한다.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인한 보은군 내부문서에 따르면, 보은군은 신청 4일전인 3월 22일 선정위원회 위원을 위촉했다.

위원회는 총 8명으로 구성됐는데 위원장은 부군수가 맡았고, 자치행정국장, 산업경제국장, 축산과장, 농업기술센터장 등 보은군 간부공무원 5명이 포함됐다.

보은군 관계자에 따르면 회의는 대면회의가 아니라 서류심사로 대체됐다. 이 관계자는 10쪽 정도의 사업 요약본을 위원들에게 제공했고, 민간사업자에 대한 별도의 설명자료는 제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요약본에 기술된 사업자에 대한 정보는 법인명과 대표자 성명, 설립일과 출자금(1억원), 임원진(대표 1명, 사내이사 7명, 감사 2명) 구성에 관한 내용이 전부다.

80억원이나 되는 자부담금을 조달할수 있는 여력이 있는지, 연어양식 기술력이 있는지에 대한 정보는 없다. 선정위원회가 민간사업자의 적격성을 제대로 심사했는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