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참사 1주기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기억, 안전 사회를 위한 다짐”

오송참사 유가족 생존자 협의회 1주기 추모식 개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꼭 이뤄내겠단 다짐" 시민단체, 사회적 참사 피해자, 정계 연대의 뜻 밝혀

2024-07-15     이종은 기자

 

오송 궁평2지하차도 앞에서 진행된 참사 1주기 추모제에서 참가자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오송참사시민대책위 홍성학 공동대표가 발언을 통해 참사 피해자들에게 진상규명을 위한 '기억과 다짐'의 뜻을 전하고 있다.
산오락회 조애란(좌측)씨와 김강곤 씨의 추모 공연 모습.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시작된 '기억과 다짐'의 외침이 다시 돌아왔다.

오송참사 유가족과 생존자, 그리고 시민들은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추모 주간을 갖고 진상규명과 안전 사회의 염원을 담아 도보 순례를 마쳤다. 이들은 순례를 시작한 참사 현장에 돌아와 1주기를 맞이했다.

3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끔찍한 참사 현장에 다시 돌아온 피해자들이 외치는 건 여전히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통해 안전 사회로 나아가자는 것”이다.

이날 추모제에는 안전 사회를 위한 진상규명의 다짐과 참사를 기억하기 위해 시민단체들과 시민대책위, 그리고 사회적 참사 피해자들과 연대 단체가 함께 자리했다.

세월호, 이태원 참사를 비롯해 제천 화재 참사, 718 공주 사대부고 병영 체험 학습 참사, 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 참사,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유가족, 69 광주 학동 참사 유가족, 가습기 살균제 참사 피해자 등 사회적 참사 피해자들이 연대했다.

또한 416재단, 재난 피해자 권리센터 등 각지의 사회적 참사 연대 기관들이 생명안전버스를 타고 오송 참사 현장에 함께 했다.

 

참사 유가족 협의회 최은경 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민족춤패 너울 오세란 씨가  참사 희생자들의 위패를 단상에 올리고 있다. 
조계종 노동사회위원회의 '오송참사 진상규명 및 희생자 극락왕생 기원제' 모습.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펴 위패를 태우고 있다. 

 

“진상규명도 고통도 여전히 참사 당시에 머물러”

오송참사 시민대책위원회 홍성학 공동대표는 “각자 삶의 계획에 따라 아침 일찍 나섰다가 뜻하지 않게 참사를 당한 희생자분들을 생각하면 7월 1일 오송지하차도 참사가 어제 일같이 떠오른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홍성학 대표는 “기억은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실패를 해결하고 미래로 가는 토대가 된다는 점을 가슴 깊이 간직할 것”이라며 “억울한 참사로 돌아가신 희생자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아직 밝혀지지 않은 진상을 제대로 규명하고 책임자에게 합당한 책임과 처벌이 주어지도록 다짐하겠다”고 전했다.

1년째 참사의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위한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유가족과 생존자협의회는 “진상규명도 피해자들의 고통도 여전히 참사 당시에 머물러 있다”고 규탄했다.

참사 피해자들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통한 재난 안전 시스템 마련을 위해 국회가 힘 써줄 것을 당부했다.

유가족 협의회 최은경 공동대표는 “사랑하는 엄마를 갑작스레 잃은 오송 참사 이후 악몽 같은 1년이 지났다”며 “국조실 감찰 결과가 발표되고 수사본부가 꾸려질 때만 해도 진상규명과 최고 책임자 처벌이 해를 넘길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며 눈물을 훔치며 말을 이어갔다.

최은경 대표는 “사과조차 없는 청주시장, 충북도지사는 피해 당사자의 의사는 외면한 채 보여주기식 흔적 지우기 행사에 힘쓰고 있다”며 “지방정부는 2차 가해를 자행하며 배려 없는 행정이 반복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태원참사 유가족 협의회 이정민 운영위원장은 “정부는 또다시 여론의 질타를 회피하려는 모습만 보이며 진실 은폐, 책임자 보호에만 급급하다”며 “진상규명의 시간이 길어지며 참사는 왜곡되고 희생자들의 죽음은 별일 아닌 것처럼 잊혀져만 간다”고 우려했다.

이어 “피해자들은 한마음으로 연대하고 의지하면서 책임자들이 책임을 회피하지 않도록 감시하고 외치면서 참사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며 “정부와 정치권은 국정조사를 통해 참사의 진실을 밝히고 재난 피해자들의 권리를 찾기 위한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추모제에는 김옥희 연극배우의 추모시 낭송과 산오락회(김강곤, 조애란)의 추모 공연, 예술공장 두레 오세란 이사장의 ‘747번 버스’ 추모춤 공연이 이어졌다.

모든 행사를 마친 뒤 조계종 노동사회위원회의 ‘오송참사 진상규명 및 희생자 극락왕생 기원제’가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