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소멸위기 보은군, 군수 부부와 공무원 20명 평일 근무시간에 골프
29일, 관내 골프협회 주관 골프대회에 최재형 군수 부부 참여 박덕흠 국회의원, 골프동호인, 업체관계자 등 172명 참석 평일 골프 지적에 최 군수 측 “연가 내고 참여해 문제 없어” 확인해보니, 최 군수 장애관련 행사 참석 취소하고, 그 시간에 골프 보조금 700만원 지원, 보은군 스포츠행사 지원액 중 제일 많아
대표적인 인구소멸위험지역인 충북 보은군의 최재형 군수와 부인, 공무원 20명이 평일 근무시간에 골프를 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자리에는 보은군으로부터 폐기물위탁 용역을 맞고 있는 업체 관계자와 최재형 군수의 부인, 박덕흠(국민의힘) 국회의원 등 172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재형 군수는 이날 오후 장애관련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급히 이를 취소하고 골프를 쳤던 것으로 나타나 논란은 커질 전망이다.
지난 29일 보은군 관내 한 골프장에서 보은군골프협회(회장 이종환, 이하 골프협회)가 주관한 ‘2024 보은군수 및 체육회장기 겸 협회장배 골프대회’가 오후 1시경부터 진행됐다.
이 행사는 보은군으로부터 재정지원을 받는 보은군체육회와 골프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골프협회와 보은군에 따르면 이날 대회에는 최재형 보은군수와 부인, 박덕흠 국회의원, 보은군청 공무원 20명, 관내 골프동호인 등 172명이 참석했다.
근무시간에 골프? 최재형 군수 측 “연가 내고 참여했다”
문제는 골프를 친 시간이다. 최재형 군수와 공무원 20명, 박덕흠 국회의원이 골프를 친 시간은 평일인 29일(수) 오후 1시 이후부터 저녁 6시 사이다.
이에 대해 최재형 군수 측은 “대회는 ‘보은군수배’라는 명칭이 들어가는 행사로 군수가 참여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애초에 최 군수가 라운딩을 할 계획은 없었다. 축사만 하려고 했으나, 주최측이 강력하게 요청해 라운딩을 했다”며 “급하게 라운딩을 하게 되면서 바로 연가를 내고 참여했다”고 말했다.
공무원도 20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보은군 관계자는 “5개조 20명이 참석했고, 모두 연가를 내고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군수와 공무원 모두 참가비와 그린피 등 경비를 개인이 부담했고, 보은군에서 별도로 지원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최재형 군수 측은 연가를 내고 참여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보은군에 따르면 최재형 군수는 이날 오후 4시 제15회 '장애인식개선 공모전 시상식'에 참석하기로 예정됐었다.
최 군수가 이날 오후 연가를 내고 불참하면서, 이 행사에는 부군수가 군수를 대신해 참석했다.
“대낮 근무시간 골프에 호화로운 경품파티. 소외감 느낀다”
최재형 군수 부부가 평일 골프를 친 사실은 자신을 보은군민이라고 밝힌 제보자를 통해 알려졌다.
이 제보자는 “지금 농촌은 모내기 등으로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며 “이 와중에 군수 부부가 공무원들과 지역유지들과 근무시간에 골프를 치고, 저녁에는 호화스런 경품파티를 벌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에서 돈 있고, 힘 쓰는 사람들끼리 모여 골프치고 호화스런 경품잔치 까지 하는 것을 보면서 울화가 치밀고 소외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군 보조금으로 경품 지원했나?
이날 골프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보은읍 내 한 웨딩홀에서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 웨딩홀은 현직 보은군 의원 일가가 운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품으로 스타일러, 김치냉장고, 냉동고, TV와 골프용품이 제공됐다. 이 외에도 아이언세트, 캐디백, 거리측정기, 퍼터, 골프용품 교환권도 준비됐다.
보은군은 골프협회가 주관한 이 대회에 보조금 700만원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은군이 지원한 700만원은 다른 ‘보은군수 및 체육회장기 대회’에 지원하는 금액 중 최고액이다.
보은군에 따르면 수영, 탁구, 볼링, 게이트볼 등 12개 대회에 보조금을 지원하는데 골프대회와 축구대회를 제외한 나머지 대회에는 500만원을 보조금으로 지급했다.
시민단체 “보은군수 비판 받아 마땅”
시민단체는 최재형 군수와 보은군 공무원 20명이 평일에 골프를 친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충북참여연대 이선영 사무처장은 “보은군수는 연가를 냈기에 전혀 문제고 없다는 입장이고, 당일 공무가 예정되어 있었던 군수는 부군수에게 참석을 대리하게 했다는 내용을 접했다”며 “국민의 정서, 국민의 눈높이를 무시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 처장은 “골프는 여전히 값비싼 레저”라며 “무엇보다 공무를 보는 단체장과 많은 공무원들이 주말이 아닌 평일에 골프를 치는게 연가만 내면 문제없다는 인식은 공직기강을 무너뜨리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공무원들이 공무를 뒤로 하고 연가를 내고 골프를 치러 간다면 전혀 문제될 게 없는 당연한 일이란 말인가?”라며 “단체장 및 공직자가 일반인과 같은 잣대로 판단한다는 건, 공적 책무를 망각한 태도이며 무책임한 보은군수는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 처장은 “보은군수는 지역주민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