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는 올해도 친일파가 만든 ‘시민의노래’를 불렀다
지난 4월 1일, 제천시민의 날 행사서 김동진 작곡한 시민의노래 사용
전국의 지자체가 친일파 김동진이 작곡한 ‘시민의노래’ 사용을 중단했지만, 제천시(시장 김창규, 국민의힘)는 여전히 노래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1일 제천시는 제44회 제천시민의날 행사에서 친일파 김동진이 작곡한 ‘제천 시민의 노래’를 사용했다.
제선시민의노래 합창은 제천어린이합창단이 맡았다.
어린이 합창단이 부른 ‘제천 시민의 노래’
어린이 합창단이 부른 ‘제천 시민의 노래’의 가사말은 이렇다.
<제천시민의 노래>
1절
차량산 소백산 솟아 들리고 남한강 구비흘러 기름진 들판
의기와 학문의 오랜전통이 우리들 혈관속에 용솟음친다
2절
민족의 얼이 깃든 역사의 고장 자손들 뿌리박은 생활의 터전
성실과 근면속에 번영이있다 너와나 손목잡고 힘차게 살자
후렴구
푸른 숲 맑은 물 제천의 산수 대대로 물려받은 우리 복지다
슬기와 사랑으로 한데 뭉치어 눈부신 새고을 만들어내자.
어디서 많이 들어 것처럼 익숙하다.. 우리가 다녔던 초‧중‧고 교가의 노랫말도 이와 별다르지 않았다. 내가 청주에서 다녔던 초등학교 교가 첫 노랫말은 우암산으로 시작했고, 바로 미호천이 등장한다.
중학교 교가 노랫말 첫마디는 팔봉산으로 시작하고, 가사말에는 역시 미호천이 등장한다.
고등학교 역시 우암산과 무심천으로 시작되는 노랫말로 구성됐다.
가사말은 친일행적 일부가 드러난 시조시인 이은상이 만들었다.
친일반민족행위자 김동진이 작곡한 ‘제천 시민의노래’
산 이름이 등장하고 강이나 내(천) 이름이 등장하는 이 특징없는 노래말은 누가 만들었을까?
노래말은 시조시인으로 알려진 이은상이 썼다.
참고로 지금은 사용하지 않고 있지만 2019년까지 사용한 충북도민의노래에도 소백산, 차령산맥, 금강, 한강이란 지명이 등장했다.
산 이름 한 두 개 나오고, 강 이름 나오는 이 특색없는 노래말은 지은 사람은 다름아닌 이은상이다. 이은상은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되지는 않았지만 일부 친일행적이 드러난데 이어 친독재 논란이 제기된 인물이다.
곡은 누가 썼을까? 바로 친일인명사전에 등장하는 김동진이다.
<친일인명사전>에는 김동진의 친일행적에 대해 “1942년 1월 열린 신징교향악단 정기공연에서 오족협화(五族協和, 오족은 일본·조선·만주·중국·몽골인을 가리킴)와 왕도낙토(王道樂土)의 만주를 그린 교향곡 <만주에 의한 찬가(滿洲に依する讚歌>)를 연주했다”고 기술했다.
또 “같은 달에 대동아전쟁의 의의를 철저하게 관철시킬 가요 등을 보급하려는 목적으로 만주작곡연구회가 설립되자 회원으로 가입해 활동했다.”고 명시돼 있다.
‘이은상 작사, 김동진 작곡’ 충북도민의 노래는 사용중단 했는데
이은상이 작사하고 김동진이 작곡한 도‧시‧군민의 노래는 제천시민의노래 뿐만이 아니다. 충북도민의노래도 이들이 만들었다.
하지만 충북도청은 현재 이들이 만든 ‘충북도민의노래’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 충북도가 사용을 중단한 시점은 사회적으로 친일잔재 청산 목소리가 높았던 2019년으로 올라간다.
당시는 사회적으로 친일행위에 가담한 인사들이 만든 노래를 친일잔재청산 차원에서 더 이상 사용하지 말자는 여론이 비등했다.
이상식(더불어민주당) 전 충북도의원은 도의회 5분 연설에서 친일파가 만든 충북도민의노래를 더 이상 사용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여론을 의식한 충북도는 공식행사에서 친일파가 만든 ‘충북도민의노래’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2017년 전국체전을 기념해 만든 ‘신충북아리랑’과 ‘충북찬가’를 사용하는 것으로 했다.
제천시청관계자 “집행부가 결정할 문제 아냐! 사회적 논의 거쳐야”
제천시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제천시민의노래를 친일행적이 있는 인사가 만든 것인지 몰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장 등) 집행부가 임의로 결정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며 “작곡가의 행적에 대해 알아보고 내부적으로 논의해 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제천은 ‘의병의 도시’로 널리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