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공공의료기관 4곳, 2일부터 무기한 파업 예고

청주의료원, 충주의료원, 충북적십자기관지부, 혈장분획센터 “처우개선 대책은 없고 끝없는 희생과 헌신만 강요”

2021-08-30     최현주 기자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는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보건의료노조 쟁의조정 기한인 9월 1일까지 정부와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2일부터 청주의료원을 비롯한 4개 의료기관이 전면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국 136개 의료기관, 5만 6천여 명이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충북에서도 청주의료원, 충주의료원, 충북적십자기관지부, 혈장분획센터 노조가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했다. 이들은 쟁의조정 기한인 9월 1일까지 정부와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2일부터 전면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다만 수술실, 응급실, 코로나 중환자실, 분만실 등 필수 인력은 제외된다. 충북지역 파업 참여 인원은 600~700명 정도로 예상된다.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는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평행선을 달리고 잇는 노-정교섭에서, 정부가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보건의료노조는 9월 2일 전면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보건의료노동자들이 분노하는 것은 정부가 쏟아내는 공공의료 강화정책과 보건의료인력 확충 및 처우개선 약속이 전혀 진전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10%도 안 되는 공공병원이 80%가 넘는 코로나19 환자를 담당하고 있지만 공공병원 확충정책과 취약한 시설장비인력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은 제자리걸음이다. 인력부족과 폭증하는 업무량, 열악한 근무조건으로 의료 인력의 소진·탈진·이탈이 속출하고 있지만 인력확충과 처우개선 대책은 없고 끝을 알 수 없는 희생과 헌신만 강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경선 씨가 발언을 하고 있다.

 

의료종사자들은 그동안 인력확충과 처우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기자회견에서 보건의료노조 충주의료원지부 이경선 씨는 “코로나 병동에는 거동이 어려운 와상환자도 있다. 이들의 대소변을 치워야 하고 2~3시간마다 체위변경 및 식사보조까지 해야 한다. 병실 청소, 화장실 청소도 해야 한다”며 “밥을 먹지 못하는 상황까지 생겼고 이것이 일상이 되었다”고 말했다.

또 “파견간호사들은 방호복 착용 2시간에 30분 휴식 일정 휴게시간과 퇴근시간을 엄수해 주지만 병원 간호사들은 휴게시간 및 퇴근 시간을 엄수할 수 없다. 파견간호사들과 함께 일하고 있으나 직원들이 느끼는 괴리감은 너무나도 크다. 지금 저희가 원하는 것은 언제 떠날지 모르는 임시방편의 파견인력 지원이 아니다. 힘들어도 함께 의지하고 일할 정규직원의 배치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른 감염병이 또 생긴다면 지금의 의료체계로는 감당할 수 없다. 이것이 파업에 나서는 이유다. 제대로 된 인력확충과 보건의료 종사자들의 정당한 처우개선, 지칠 대로 지친 보건의료자들의 절규에 귀를 기울여달라”고 호소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조속한 감염병전문병원 설립 △전국 70개 중진료권 1개씩 공공의료 확충 △공공병원 인력·시설 인프라 구축 △직종별 적정인력기준 마련과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법제화 △규칙적이고 예측 가능한 교대근무제 시행 △5대 불법의료 근절 △의료기관 비정규직 고용 제한 △의사인력 확충과 공공의대 설립 등 8가지 핵심 요구사항을 정부에 전달했다.

보건의료노조 충북본부 양승준 본부장.

 

보건의료노조 충북본부 양승준 본부장은 “작년에 대통령까지 나서서 간호인력 충원하고 처우를 개선하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어떠한 대책도 없다. 지난 2018년 정부는 공공의료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그 뒤로 어떠한 대책도 마련하고 있지 않다”며 “마지막 교섭이 결렬될 경우 총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공공의료 확충과 보건의료 확충은 코로나19 시대에 극복을 위한 사회의 가장 절실한 요구이며 정부가 해결해야할 과제이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앞서 보건의료노조는 산별 총파업 찬반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지난 18~26일 진행한 찬반투표에서 조합원 5만6091명중 4만5892명(81.8%)이 투표에 참여해 4만1191명(89.8%)이 파업에 찬성, 총파업이 가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