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올라→불길번져”…간첩혐의 ‘동지회’ 돌려쓰기 신공

내부자 끼리 제안해 정책협약 동의해놓고 과장광고 ‘포섭대상자에 소송까지’ 이상 행동도 펼쳐

2021-08-11     김남균 기자
북의 지령을 받아 F-35 스텔스기 도입 반대운동을 펼치 혐의로 구속된 ‘자주통일충북동지회’(이하 동지회)가 자신만의 활동을 극단적으로 부풀리고 자화자찬 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들이 인터넷커뮤니티에 21대 총선에  출마를 선언한 새세대노동청년회 이 모씨와 인터뷰를 진행해 정책협약을 맺었다고 올린 사진. 하지만 이들은 충북동지회 소속 가족과 관련단체 소속사람들로 확인됐다.

북의 지령을 받아 F-35 스텔스기 도입 반대운동을 펼치 혐의로 구속된 ‘자주통일충북동지회’(이하 동지회)가 자신만의 활동을 극단적으로 부풀리고 자화자찬 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섭대상자로 지목된 인사에게 북으로부터 “속마음을 터놓을 정돌 인간적인 관계를 맺으라”는 지적을 받았지만 오히려 법적 소송을 제기하는 등 갈등을 빚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해 2월 18일 동지회는 자신들이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자주,민주,평화통일세력의 통일단결로 반제 평화의 불길이 번진다> 제목의 글을 올린다.

동지회는 “F-35A도입반대 청주시민대책위와 국민주권모임은 전국 41개 정당과 500여개 시민사회단체 정책협약 제안서 전격 발송”했다며 “자주, 민주, 평화통일세력의 통일단결로 반제평화의 불길이 번진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2월 16일 F-35A도입반대 청주시민대책위와 국민주권모임은 수급자이자 무산자로 하지만 세상을 일구어가는 주인으로 21대 총선에서 전면투쟁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새세기민주노동청년회 이○○ 대표에게 정책협약 제안서를 발송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세기민주노동청년회 이○○ 대표가 정책협안 제안서에 적극찬성 입장을 밝혔다고 홍보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와 F-35A도입반대 청주시민대책위와 국민주권모임, 의회권력재편충북시민연대가 21대 총선을 앞두고 대담을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면면 살펴보니…아들과 부인 이름 관여된 그들만의 단체

이들은 이틀 전인 2020년 2월 16일 <새세기민주노동청년회 이○○ 대표와의 면담>이란 제목의 글을 인터넷커뮤니티에 게재했다.

대담자는 4인으로 의회권력재편충북시민연대 손 모씨, 국민주권모임 김 모씨, F-35A도입반대청주시민대책위 박 모씨와 새세기민주노동청년회 이○○씨였다.

기사형식으로 된 게시글의 작성자도 손 모씨였다.

이들은 누굴까?

먼저 의회권력충북재편충북시민연대 손 모씨는 지난 2일 구속영장이 청구된 4인 중 유일하게 영장이 기각된 인터넷언론 대표다. 국민주권모임 김 모씨는 손 씨의 부인이다.

F-35A도입반대청주시민대책위 박 모씨는 동지회 혐의로 구속된 박 씨 부부의 차남이다.

새세기민주노동청년회 이○○씨는 동지회 소속 인사들이 1998년 결성한 새아침노동청년회의 구성원으로 20년 넘게 이들과 함께 활동했다.

이 씨는 또 동지회 구성원이 작성한 또 다른 게시글에는 F-35A도입반대청원시민대책위 위원장으로 소개되거나 오창주민 등으로 표기했다.

 

‘불길로 번진다’던 F-35 스텔스기 반대투쟁 실체

동지회는 2020년 2월 16일 “충북에서 반제평화와 국민주권시대, 봉화가 올랐다!”며 뭔가 엄청난 일이 벌어진 것처럼 홍보했다.

이들은 이글에서 “수급자이자 무산자로 이번 21대 총선에서 세상을 일구어가는 주인으로 21대 총선에서 전면투쟁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이○○ 씨에게 F-35A도입반대 지지서명운동 등에 대한 정책협약 제안서를 발송했다”고 선전했다.

그러더니 이틀 뒤에는 <자주,민주,평화통일세력의 통일단결로 반제 평화의 불길이 번진다>란 글에서 관련 조직원인 이○○씨가 정책협약에 동의했다고 홍보했다.

총선에 나오는 유역인사인 이○○씨가 정책협약에 동의하면서 “반제 평화의 불길이 번진다”며 스텔스기 도입저지 운동이 확산되는 것처럼 과장한 것이다.

그러더니 급기야 “ 2월 19일, 오늘 F-35A도입반대 청주시민대책위와 국민주권모임은 전국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41개 정당을 비롯한 400여개의 민주, 진보, 개혁, 평화애호, 애국 시민사회단체에게 정책협약 제안서를 발송했다”며 자신들이 대단한 일을 하고 있는 것처럼 홍보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제안으로 “남북공조를 복원하고, 2020년 새롭게 태어난 새 생명, 고사리 손이 갈쿠리가 되도록 허리가 굽어지도록 한 평생을 헌신하고 살아온 노동자민중, 우리 모두가 근원적으로 바뀐 이 시대의 주인으로 함께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자신들끼리 내부에 제안하고 이들이 동의했다며 새시대가 올것처럼 과장한 것이다.

 

포섭할 의지 있었나? 대상자에 소송 제기

이들 동지회 구성원중 손 씨는 북으로부터 포섭지령을 받았다고 하는 ○○당 인사들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손씨는 2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손 씨는 2020년 경 자신의 당직 선거 출마를 방해했다며 A씨를 상대로 ‘직무정치 가처분’ 소송을 냈다. A씨는 이들이 포섭대상자로 지목한 인물이다.

또 ○○당 당직자 B씨를 상대로 ‘징계결정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 소송은 지난 5월 경까지 이어졌다. 이 관계자는 A씨에 대한 소송에서 손 씨는 기각 판결을 받았고 다른 한건의 소송은 지난 5월을 전후에 자진 취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