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비행기 헌납자 100여명 명단 발표
12일 민족문제연구소, 도내 32명 6만여원 모아 '충북호' 헌납
민족문제연구소가 12일 중일전쟁이 일어난 1937년부터 해방 때까지 일제에비행기를 헌납한 친일 인사 100여명과 친일단체 명단, 헌납 내역 등을 공개했다. 이 명단에는 인촌김성수의 동생인김연수 당시 경성방직 사장 등 거물급 친일파들을 비롯해△문명기·최창학 등광산 부호△민영휘(휘문고 설립자) 일가등 일제귀족 가문△경남 진주부의 정태석 등 대지주 등이 포함돼 있다.
또한 충북에서는 김원근(중추원 참의), 손재하(충북도의원·중추원 참의), 정석희(충북도의), 최동선(청주시장 상담역) 이정재(임전보국단 발기인) 민중식, 이석구, 권병섭(충주), 이희준, 김홍기, 이명수 등의 이름이 공개됐다. 민족문제연구소 발표 명단 이외에 지난 2002년 충청리뷰 취재결과 민영택(청주) 이춘옹(충주)도 1000원 이상의 비행기 헌납 헌금을 낸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일제에 1000원 이상 비행기 헌납금을 낸 친일인사 100여명 가운데 10여명이 충북 출신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37년 도내 유지들의 '애국기 충북호 헌납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이면서 참여자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조선총독부 기관지였던 매일신보의 1937년 8월 18일자 보도기사에 따르면 충북도청 회의실(8월 16일)에서 관내 유지들이 참여한 시국간담회가 열고 이 자리에서 애국기(충북호) 헌납을 결의했다는 것.
이후 도내 32명의 유지로부터 총 6만500원을 모금했고 이와 별도로 국방헌금 20만5740만원, 위문품 2만1624점도 거둬간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쌀1가마 값이 도매 17원 50전할 때 지역유지들은 1천원∼1만원씩을 헌납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족문제연구소의 공개자료를 보면 종교계의 비행기 헌납도 드러났다. 해방 뒤 2대국회의원과 동국대 재단이사장, 조계종 중앙총무원장까지 지낸 승려 이종욱은 사찰과 주지들을 독려해 성금을 거둬, 태평양전쟁기간 동안 5대를 일제에바쳤다. 조선예수교장로교도 1941년 애국기헌납기성회를 꾸리고 해군 연습기와 애국기를 헌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