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의보 후보, 무자격교장 반대한다더니…말 따로 행동 따로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학원에선 교장연수 안 거친 인사 교장 임명해
거짓해명 의혹 일어…월급 한푼도 안 받았다던 모 교장, 실제론 월급 받아

2018-04-06     김남균 기자
충북교육감선거 심의보 예비후보가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경남 김해의 A중학교와 B고등학교에는 교장연수를 거치지 않은 설립자의 자제를 교장으로 임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6‧13 충북교육감 선거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심의보 전 충청대 교수의 언행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

심 후보는 그동안 교장연수를 거쳐 정식으로 교장 자격증을 취득하지 않는 교원을 교장으로 임명하는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SNS를 통해 ‘무자격 교장공모제 전면 확대 폐지’를 약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심 후보는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경남 김해의 A중학교와 B고등학교에는 교장연수를 거치지 않은 설립자의 자제를 교장으로 임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짓해명 의혹도 일었다. 심 후보는 “B고등학교 전임교장 M씨가 월급을 한 푼도 받지 않고 봉사하는 마음에서 교장직을 장기간 수행했다”고 말했지만 실제론 10년간 월급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달 20일 충북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한 심의보 예비후보는 교장공모제에 대해 언급하며 “자격이 안 되는 사람이 교장이 되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장은 교육적 자질과 경험을 쌓아가며 절차를 거쳐 교감, 교장으로 이어질 때 학교와 교사, 학생들을 이끌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충북교육감 심의보 예비후보가 sns에 올린 게시물. (사진 심의보후보 페이스북 갈무리)

심 후보는 자신의 SNS에는 ‘무자격 교장공모제 전면 확대(를) 폐지’ 한다는 표현도 사용했다. 교장 연수를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교장으로 임명되는 교사를 두고 ‘무자격 교장’으로 지칭한 것이다.

6일에도 심 후보는 교장공모제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전화통화에서 “교장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분들 중에서 교장을 임용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라며 말했다.

그러면서 “교장은 교사로서의 경륜과 경력을 갖춰야 한다”며 “주임교사, 부장, 교감을 거치면서 교육행정의 역량을 갖추고 사회로부터 인격과 교육자로서의 자질 있는 분이 교장이 돼야 옳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심, 여기선 되고 저기선 안 되고 ‘이중 행보’

 

교장연수를 안 거친 교사를 교장으로 임명하는 것을 일관되게 반대했던 심 후보가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경남김해중앙학원의 두 학교에선 어떤 모습을 보였을까?

심 후보는 2007년부터 자신의 외가가 설립한 경남김해중앙학원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재단은 현재 A중학교와 B고등학교 등 2개교를 운영하고 있다.

본보가 확인한 결과 A‧B 두학교 모두 2016년 하반기에 새로이 교장을 임명했다. 교장으로 임명된 두 인물은 설립자의 아들과 딸로 심 후보와는 인척관계다.

경남교육청에 확인 결과 두 인물 모두 교장으로 임명될 당시 교장연수를 받지 않은 상태였다. 이들이 교장연수를 마치고 정식으로 교장 자격증을 취득한 것은 이듬해인 2017년.

경남교육청 관계자는 “공립의 경우 부장에서 교감, 교장으로 단계적으로 올라가게 돼 있다. 교감 경력 3년 이상의 경력이 있어야 교장 연수 자격이 주어진다. 하지만 사립학교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사립학교의 경우 교감이 아니더라도 교장자격검증을 줄수 있다”며 “사학이 이사회 의결을 거쳐 요청하면 일반 교사더라도 일정 기간내에 교장연수를 마치는 것으로 하고 교장자격검증을 부여한다”고 밝혔다.

김해중앙학원의 경우나 심 후보가 비판하는 공모교장의 경우 나중에 교장연수를 거쳐 정식으로 교장 자격을 취득한다는 면에서 다를 것은 없다.

이에 대해 심 후보는 “사학의 자율성은 보장되어야 한다”며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그때 그때 특수성에 맞추어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교육발전에도 기여할수 있다”며 “(김해중앙학원에선” 할 만한 사람들이 된 것이다. 다른 사람이 (교장을) 하는 것보다 더 좋다. 오너가 운영할 때 장점도 있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심 후보는 “(김해중앙학원에서 교장으로 임명된 두 교장의 경우) 훗카이도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대학에서 교수를 했다. 또 다른 교장의 경우 다른 고등학교에서 경력을 쌓았다”며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땐 그리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거짓해명 의혹까지

 

심 후보가 이사장으로 있는 김해중앙학원에서 그의 친척인 M씨의 경우 2002년부터 2016년 까지 14년간 교장직을 수행했다. M씨는 현재 두 학교 교장을 맡고 있는 두 인물의 아버지로 교장에 취임할 당시의 나이는 69세였다. 69세에 교장에 취임한 그는 83세까지 교장을 맡았다.

이에 대해 심 교수는 지난 3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사심 없이 학교를 위해 헌신하신 분으로 급여도 받지 않았다”며 “규정에 따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지난 달 3월 20일 충북교육청 브리핑룸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도 심 후보는 “M씨는 한 푼도 받지 않고 봉사하는 자세로 교장직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본보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인한 결과 2003년부터 2012년 7월까지 급여가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월급을 받지 않았다”는 심 후보의 해명이 최근 몇 년간의 상황을 이야기 한 것 일수도 있다.하지만 심 후보는 해당 교장이 월급을 80세 가까운 나이까지 급여를 받은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