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사-도의장, 반 불출마 '휴~'

본인 탈당-동료의원 탈당 정치적 압박 벗어

2017-02-06     충청타임즈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돌연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이시종 충북지사와 김양희 충북도의회 의장이 한숨을 돌리게 됐다.

이 지사는 반 전 총장 지원에 대한 정치적 부담을 덜게 됐고, 김 의장은 `친반(親潘)'성향 비주류 의원들의 탈당이 없었던 일로 되면서 여유를 되찾게 됐다.

반 전 총장이 대권 행보에 나서면서 이 지사는 반 진영과 보수성향의 지역 원로들로부터 `도와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압력을 받아왔다.

이 지사는 지난해 반 전 총장의 대권설이 불거질 당시 “아직 대통령을 배출하지 못한 충청도민들은 `이제 충청도 대통령이 나올 때가 됐다'는 강렬한 희망과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반 총장이 충청을 대표할 수 있는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다는 의미”라며 의미를 축소했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이 귀국 이후 본격적인 대권행보에 나서면서 이 지사를 향한 러브콜은 끊이지 않았다.

지난달 31일 오후 청주시내 한 음식점에서 열린 지역원로 초청 간담회에서도 이 문제가 거론됐다.

정종택 전 충북지사는 “지역 출신이 유력 대권후보가 됐으니 지역에서 도와줘야 한다”며 이 지사를 압박했다. 다른 일부 원로들도 같은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의 일부 교수 등 지식인층의 요구도 비슷한 맥락이었다.

이 지사는 반 전 총장이 귀국 후 첫 음성 생가를 방문했을 때 참석한 자리에서 “(반 전 총장은)우리 국민과 도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줬다. 기를 살려줬다”며 “외국에 나가 주요 인사들과 만날 때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태어난 고향의 도지사입니다. 선배입니다. 그 얘길 들으면 (상대방들이) 정색을 하고 반갑게 맞아줘 협상도 잘됐다”며 10년 만에 돌아온 선배를 추켜세웠다.

이를 두고 민주당 탈당설이 나오는 등 해석이 분분했다.

그러나 반 총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그의 정치적 부담이 한결 가벼워졌다.

김양희 의장도 여유를 되찾았다.

충북 지역 새누리당 소속 박덕흠·경대수·이종배 국회의원들이 반 전 총장의 진영에 합류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새누리당 도의원들의 동반 탈당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들 국회의원과 동행이 유력하게 점쳐지는 인사는 이언구·임순묵·임회무·박종규·박우양·이양섭 도의원 등이다. 이들은 대부분 비주류로 분류된다.

주류 쪽에서도 상당수 도의원이 지역구 국회의원과 뜻을 함께하기로 해 실제 탈당이 점쳐진 의원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반 전 총장이 지난 1일 대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하면서 이들의 탈당은 없었던 일로 됐다.

도의회 새누리당은 지난해 7월 후반기 의장 선거를 놓고 주류와 비주류로 나뉘어 `한지붕 두 가족'의 불안한 동거가 계속됐다.

더불어민주당이 의회 운영에 불만을 표출하며 세 차례에 걸쳐 의장 불신임안을 제출하는 과정에서 비주류가 민주당과 협력할 가능성까지 거론될 정도로 양측이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반 전 총장에 대한 지지를 놓고도 주류와 비주류가 엇갈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비주류의 탈당이 초읽기에 들어간 분위기였다.

만약 비주류 의원들과 주류 일부 의원들이 탈당을 감행했다면 더불어민주당, 탈당파에 이어 새누리당은 도의회 내에서 제3당으로 전락할 위기를 맞을 수 있었다.

결국 탈당이 예상됐던 일부 의원들이 새누리당에 잔류하면서 김 의장은 한숨을 돌리며 후반기 도의회 운영에 주도권을 계속 쥐고 갈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