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댐 석면 광맥 노출… 상수원 오염 우려
매장지서 대규모 공사 … 1급 발암물질 수중·공기중 전파 가능성
환경단체 “공사장 노동자 보호장치 없어… 대책 세우고 진행해야”
수도권의 식수원인 남한강 상류 충주댐 인근에서 천연 석면 광맥이 무더기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 석면 매장지에서 대규모 공사가 벌어지고 있어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공기와 물을 통해 퍼져 나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환경보건시민센터와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 서울대 보건대학원 직업환경건강연구실 등은 최근 충주댐 주변 지역에서 자연발생석면 문제여부를 조사한 결과, 4곳의 암석에서 모두 석면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석면이 검출된 지역은 충주댐 좌안(충주시 종민동 957번지 등 3곳)과 우안(충주시 동량면 조동리)이다.
이 지역에서는 석면섬유의 양끝이 바늘과 같이 뾰족한 각섬석의 일종인 트레몰라이트석면이 검출됐다. 또 10개 고형시료 중 9개에서 석면성분이 확인됐다.
충주댐은 국내 최대의 콘크리트댐으로 충주시와 제천시, 단양군에 걸쳐있다.
충주호 인근에는 과거 석면이 함유된 조경석을 유통했던 채석장이 인접해있다.
조사를 맡은 기관 등에 따르면 충주댐 수변에서 250m 떨어진 곳에서는 석면함유 석재로 석축을 조성하는가 하면 풍화된 석면이 노출된 채 방치돼 있었다.
문제는 현재 충주댐 인근에서 치수능력증대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치수능력증대 공사 현장에서는 발파로 인해 석면암석조각들이 바닥에 떨어져 있는 상태다.
환경보건시민센터 관계자는 “석면암석의 발파, 상하차, 운반 등 전 공정이 비산먼지를 유발해 상수원으로 유입될 수 있다”며 “수도권 식수원인 충주호와 남한강 석면오염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석면이 공기 중에 퍼져 나갈 위험이 있지만 공사현장에서는 방진마스크와 같은 보호장치를 거의 찾아 볼 수 없다”며 “방지대책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노동자들의 건강피해가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파쇄한 암석은 외부 반출 없이 충주댐 공사장에서 재사용한다”며 “석면 분진은 인근 거주지역으로 비산될 수 있고, 주민들도 공사기간 동안 석면분진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또 “이번 조사로 백운석에서도 석면이 확인됐다”며 “현재 백운석은 석면안전관리법 대상물질에 포함되지 않아 관리가 시급하다”고 언급했다.
관계기관 “문제없다”
석면안전관리법은 석면 건축물의 해체작업 뿐만 아니라 지표에 함유된 자연석면까지 관리 대상으로 삼아 석면노출을 막고 있다. 해당 법에는 석면 함유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활석, 질석, 사문석, 해포석을 명시하고 있다.
시민센터 관계자는 “전국 석면지질도를 공개해 충주댐 지역이 자연발생석면 지역으로 조사됐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위험 정보 공개는 불특정 시민들의 피해를 막을 수 있는 길”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충주댐 일원의 건설공사를 중단하고, 비산방지 등 안전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치수 확보를 위해 어쩔 수 없는 경우 석면비산방지를 철저히 한 뒤 공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부는 2013년 석면지질조사를 마쳤지만 아직 이에 대한 공개는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논란이 커지자 관계기관은 진화에 나섰지만 모두 큰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먼저 한국수자원공사는 석면은 무기질이기 때문에 강에 가라앉아 별 문제가 없다고 했다.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충주시 측은 “환경단체가 조사한 조사결과표에 문제가 있다”며 “충주댐 치수능력증대 건설공사 현장에서 석면이 나온 것이 아닌데 검출된 것으로 돼 있다”고 반박했다.
시 환경과 담당자는 “쌓여 있는 석면암석도 기존 채석장과 공사현장에서 나온 것이 구분이 안 돼 발생한 문제”라며 “석면은 공기 중에 있을 때 문제가 되지 물에 있을 때는 괜찮은 것으로 아는데 주민들이 우려하는 만큼 비산먼지 억제에 각별히 신경 쓸 것”이라고 했다.
환경부는 정책브리핑을 통해 “석면은 호흡기를 통해 장기간 폐로 유입해 석면폐증, 악성중피종, 폐암 등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이라며 “석면이 수중에 극미량이 존재해도 정수처리 과정 중 응집·침전·여과 등의 과정에서 제거되므로 국민들의 건강에 위해를 줄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와 관계기관의 답변에도 천연 석면이 공기나 물을 통해 퍼질 수 있는 우려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관계당국은 철저한 검증과 안전조치로 시민들 불안을 불식시켜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