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감시단 거부하다 암모니아 가스 누출사고
오창 사고업체 '원익머트리얼즈' 논란, 오창산단 올들어 3번째 불안
지난 25일 발생한 청주시 오창과학산업단지내 ‘원익머트리얼즈’의 암모니아 가스 유출 사고와관련, 이미 1주일 전에 일부 주민들이 가스누출 가능성을 규명하고자 회사를 방문했지만 회사측의 거부로 감시를 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나 의혹이 커지고 있다.
# 주민감시단 “가스냄새 나 모니터링 요구 … 거부당해”
26일 청주시 오창주민들로 구성된 주민감시단측은 “지난 20일 주민감시단이 순찰을 하는 중에 이 회사 앞에서 냄새가 많이 나 모니터링을 하겠다고 요청했었다”면서 “그러나 회사측이 공장진입을 거부해 승강이를 벌이다가 돌아간 적이 있다”고 밝혔다.
주민감시단측은 또 당시 회사측이‘당신들이 뭔데 들어오려고 하느냐. 당장 꺼지라’고 말해 황당했었다면서 이번 암모니아 가스 유출 사고와 관련해 뭔가 관련이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특히 이번 사고와 관련해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은 물론 사고 후 조치가 제대로 됐는지도 밝혀지지 않아 의혹이 커지고 있다.
청주시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25일 오후 5시 30분쯤 발생했고, 사고가 난지 41분 만인 오후 6시 11분에야 119에 신고가 됐다. 가스 밸브를 잠근 것은 오후 6시 51분, 최초 누출시각부터 1시간 21분이나 지난 시점이다.
이 사고로 인근 공장에서 저녁식사를 하던 A씨(29) 등 직원 26명이 가스에 노출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중 5명은 입원 치료를 받고 퇴원했고, 현재 1명은 입원 중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가스가 누출된 이후 경보가 울렸으며, 매뉴얼에 따라 조치했다”면서 “환경단체 회원들이 찾아왔는지는 알아보겠다”고 밝혔다.
# 올해에만 오창단지서 세번째 화학사고
오창과학산업단지에서 올해만 세 번째 화학사고가 발생하자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또 옥산산업단지와 청주산업단지에서도 화학물질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오창과학산업단지에서는 지난 7월 27일 ‘스템코’에서 염산 50가 유출된 적이 있다. 또 3월 9일에도 역시 ‘스템코’에서 염소산나트륨 수용액서 발생한 가스가 누출돼 작업자 24명이 병원진료를 받기도 했다.
이밖에 지난달 4일에는 오창과 인접해 있는 LG하우시스 옥산공장에서 반응기 폭발로 붉은색 물질이 유출돼 작업자 6명이 병원진료를 받았으며, 지난 4월 22일에는 LG화학 청주공장에서 유기용제 혼합물질 코팅액이 순간 발화해 2명이 안면에 2도 화상을 입기도 했다.
이에 대해 오창과학산업단지의 한 주민은 “(가스누출사고가) 하도 많이 발생해 너무 불안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 연매출 1천억 회사에서 가스누출
‘원익머트리얼즈’는 지난해 매출액이 1403억원에 이르는 혼합순도가스 등 특수가스 전문회사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반도체·LCD박막 제조업체 ‘노바켐(NOVA-KEM)’과 오창과학산업단지에 합작생산시설을 건립하기로 양해각서를 교환한 바 있다.
‘원익머트리얼즈’는 ‘노바켐’과 함께 올해부터 2019년까지 오창과학산업단지 일원에 5000만달러를 투자해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초소재 생산시설을 세울 예정이지만 생산시설이 구체적으로 무슨 시설인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재 사고원인을 파악하고 있으며, 원인을 파악하는 대로 알려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