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대사태 장기화, 지역 현안으로 번져
학교 구성원 한마음결의대회, 이사진 사퇴 김윤배 사법처리 촉구
'문제사학' 청주대에서 나오는 파열음이 학교 울타리를 넘어섰다.
학내 정상화 운동을 벌이는 청주대 구성원들이 재단 이사진 전원 퇴진을 촉구하는 '장외 행동'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청주대 직원노조와 교수회, 총학생회, 총동문회 소속 구성원 500여 명은 22일 오후 학교 정문에서 '청주대의 민주적 발전을 염원하는 한마음 결의대회'를 열었다.
학교법인 청석학원 김윤배(전 청주대 총장) 이사의 퇴진과 김 전 총장을 두둔하는 재단 이사진의 동반 퇴진을 촉구하는 행사였다.
결의대회에는 민주노총 충북본부와 민주노총 산하 대학노조 집행부 간부들, 청주대 출신 지방의원도 참여했다. 외부인사가 집회에 참여한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청주대 경제학과 출신인 김용규 청주시의원은 "민주대학 쟁취를 목표로 투쟁했던 1980년대 초가 기억난다"며 "그 당시 김 전 총장의 전횡을 막지 못한 게 한스럽다"고 했다.
학교 정문에서 30분간 투쟁구호를 외친 구성원들은 김 전 총장의 자택까지 2㎞를 걸어가는 시가행진도 했다.
'황성주 이사 사퇴하라', '무능·패륜 김윤배 이사 사퇴하라', '등록금이 쌈짓돈이냐 이사진은 사퇴하라' 등의 문구가 새겨진 조끼를 입고 손팻말과 현수막을 든 구성원들은 "김 이사 두둔하고 청주대 망치는 재단은 동반 퇴진하라"고 목청을 높였다.
재단 이사진 퇴진을 요구하며 열흘째 단식농성 중인 박명원 총학생회장은 김 전 총장 자택 앞에서 "황신모 총장이 며칠 전 단식 농성장에 찾아와 2분30초간 대화한 후 물을 건네주더라. 단식투쟁 그만하라는 의도였겠지만 나는 그 물 마시고 더 힘을 내고 있다. 김 전 총장도 13년을 버텼으니 나도 죽음을 각오하고 단식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며칠 전부터 '릴레이 동조단식 투쟁'을 시작한 단과대학 대표자와 총학생회 간부 등 30여 명도 박 회장과 함께 행진대열에 가세했다.
범비대위는 청주대가 재정지원제한대학에 지정된 지난해 8월부터 투쟁 수위를 한층 높였고 이때부터 재단과 총장의 동반퇴진을 요구했다. 범비대위가 대학 본관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농성을 시작한 지 210여 일, 교수회가 총장실을 점거한 지는 170여 일이나 됐다.
박용기 대학노조 청주대지부장은 "김 전 총장이 지난해 12월 24일 총장직을 내놓고 재단 이사로 물러났지만, '상왕노릇'을 하는 바람에 학내 정상화는 물거품이 됐다"며 "노동조합 총회 결의사항을 일개 팀장이 무력화하고, 총학생회장의 단식투쟁을 폄훼하는 교수도 있는 게 청주대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조상 교수회장은 "대학평가 때 감점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니 점거한 총장실을 그만 비워달라고 말하는 '지명총장(황신모 총장을 의미)'도 있다. 진정한 청주대 민주화를 위해선 더 높은 수준의 투쟁이 필요할 것 같다"고 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