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 수련활동 입찰 담합 정황 ‘충격’

2013년, 특정시설이 16건 경합…일방적 싹쓸이 ‘의문’
협회 차원에서 짬짜미 … 조달청 전자입찰은 무용지물

2015-04-08     김남균 기자

총 사업비 16억원이 투입된 충북도교육청 스쿨도우미 로봇 구매사업이 담합과 리베이트로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도내 각 학교에서 진행하는 수련활동 입찰까지 담합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발견됐다.

본보는 2012년 1월 1일부터 세월호 사고 전인 2013년 12월 까지 조달청 전자입찰 시스템인 ‘나라장터’을 통해 진행된 33건의 경쟁 입찰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33건의 입찰에서 보은군 산외면에 소재한 속리산알프스수련원(이하 알프스수련원)이 23건의 수련활동 용역을 낙찰 받았다.

입찰은 2000만원 이상 이고 5000만원의 이하의 물품구입이나 용역일 경우 진행되는 조달청 전자 입찰에서 한 업체만 참여할 경우 자동 유찰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자입찰이 진행된 학교 수련활동 용역은 전체가 이 범위 안에 있어 2개이상의 업체가 반드시 입찰에 참여해야 한다.

알프스수련원이 낙찰 받은 입찰 내역을 살펴본 결과 같은 보은군에 위치한 보은서당골청소년수련원(이하 서당골수련원)이 25건의 입찰에 모두 참석했다. 이중 절반은 두 시설만으로 입찰이 이뤄졌다. 나머지는 전체 3곳에서 5곳의 업체가 참여한 가운데 입찰이 진행됐다.

하지만 두 곳 이상의 업체가 참여한 경우에도 알프스수련원과 서당골 수련원 이외의 업체는 단 한번의 경우만 제외하고 모두 1단계 서류심사에서 탈락했다.

수련활동 용역 경쟁입찰은 2단계로 진행되는 데 1단계는 서류심사로 진행되며 이 단계를 통과한 업체가 2단계에서 저가를 제출한 업체가 선정된다.

따라서 25번의 입찰 중 24회가 알프스수련원과 서당골수련원 두 업체만 참여한 셈이 된다. 두 업체만 참여한 입찰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결과를 보였다. 24회 중 단 한차례를 제외하고 모두 알프스수련원이 저가를 제출했다. 그 차이도 크지 않아 예정가액의 98% 선에서 알프스수련원이 독식했다.

경찰 수사결과 담합 혐의가 드러난 스쿨로봇 입찰 담합 상황과 수련활동 용역 입찰과정이 동일했던 것이다. 반면 두 업체 외에 다른 업체가 참여한 경쟁 입찰은 전혀 다른 결과를 보여줬다. 경쟁이 치열해 예정가액의 65%까지 낙찰되는 사례도 있었고 평균 70% 선에서 낙찰됐다. 이에 대해 알프스수련원 측은 담합혐의를 부인했다. 알프스수련원 대표 A씨는 “담합이란 것은 있을 수가 없다. 우연의 결과 일뿐”이라고 말했다. 반면 서당골수련원 관계자는 “당시 해당 직원이 회사 대표의 승인 없이 임의로 업무를 수행해 해당 직원을 권고사직 시켰다”고 밝혔다. 현재 이 직원은 서당골 수련원을 퇴사해 알프스수련원에 재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두 시설 외에 입찰에 참여한 다른 업체들이 서류 심사과정에서 탈락한 과정도 석연찮다.

2013년 입찰 중 총 6회가 3곳 이상의 참여한 경쟁 입찰로 진행됐지만 한 차례를 제외하고 모두 서류심사에서 탈락했다. 반면 알프스수련원이 낙찰된 일부 학교는 입찰 공고 조건에 위배되는 상황도 있었다. 해당 입찰 공고에는 타 학교 학생들과 동시 수용해서는 안된다는 조건이었지만 확인 결과 다른 학교와 동시에 수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류심사를 진행한 일선 학교에서 담합에 편의를 봐준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