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검사 출신 잇단 변호사 개업 주목

판사 2명 `주성', 권태호 전 검사장 '청주로' 영입

2015-03-17     충청타임즈

충북지역에 판·검사 출신들의 변호사 전향이 잇따르면서 모처럼 업계가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데다 전관예우금지법으로 ‘프리미엄’을 누리기가 녹록지 않다는 이유에서 판·검사들이 법복을 벗지 않았던 과거와 달리 추세가 바뀌고 있다.
 
16일 충북지방변호사회 등에 따르면 최근 변호사 등록을 마치거나 전향을 앞둔 판·검사는 4명이다.
 
우선 서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을 나온 안혜경 전 재판연구원이 변호사로 전향, 청주 법무법인 ‘주성’에 합류했다.
 
로클럭(law clerk·재판연구원)에 합격한 안 변호사는 변호사시험(2회)을 통과하면서 법원 재판연구원을 지냈다.
 
대전지법 판사 출신의 김배정 변호사(사법연수원 31기)도 안 변호사와 함께 주성에 둥지를 틀었다.
 
김 변호사는 서울 선덕고와 서울대 공업화학과를 졸업하고 청주지법·대전지법 홍성지원 판사 등을 지냈다.
 
현직 검사들도 잇따라 변호사 등록 채비를 하고 있다.
 
청주지검에서 수년간 근무했던 H부장검사가 변호사 개업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경지검에서 부장검사를 지내다 지난달 정기인사에서 교육기관 교수직으로 발령된 H부장검사는 조만간 사표를 내고 청주에서 개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 출신 최초의 ‘지방대 출신 검사장’ 수식어를 달고 있는 권태호(연수원 9기) 서울고검 검사도 조만간 변호사로 고향 땅을 밟는다.
 
옛 청원 출신의 권 검사는 청주고와 청주대 선·후배들이 포진된 법무법인 ‘청주로’에 둥지를 튼다.
 
권 검사는 이달 중 명예퇴직원을 제출할 예정이다.
 
전관 출신들의 잇따른 변호사 시장 진출로 수요자 입장에선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업계로서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가뜩이나 포화에 이른 상황에서 전관 출신까지 한꺼번에 쏟아지면 경쟁이 심화될 게 불 보듯 뻔한 까닭이다.
 
그동안 충북에서는 대전지법 부장판사를 지내다가 2년 전 개업한 어수용 변호사 이후로 판·검사 출신의 변호사 전향이 끊겼다.
 
2년 만에 전관 출신의 법률시장 진출이 잇따르는 데는 변호사업계의 출구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실에 안주하기에 불안하다는 판단에서 일부 로펌들이 중량감 있는 전관 출신들을 영입,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일종의 생존전략이라는 얘기다.
 
실제 무한경쟁 속에서 수요자는 개인보다는 법인, 지방보다는 서울 출신 전문직을 선호하다 보니 일감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구도가 돼버렸다.
 
지역보다 월등히 높은 비용을 내면서까지 수도권의 ‘김앤장’과 ‘광장’, ‘태평양’ 등 대형 로펌을 찾고 있다.
 
일부 법무법인은 로스쿨 출신 등의 젊은 인재를 영입, 몸집을 불리고 있다.
 
지역의 한 법조인은 “경쟁력 있는 변호사가 적은 상태에서 로펌의 불안 심리와 판·검사 출신의 기대심리가 맞아떨어진 것”이라며 “법인의 대형화 등 앞으로 지역 변호사업계의 재편작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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