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두절 S씨, 비리수사 관련있나
교육청 스쿨로봇 괴상한 거래…상관없는 업체가 60% 꿀꺽
2015-02-10 김남균 기자
지난 3월 “지구를 떠나고 싶다”는 자살 암시 문자를 남기고 잠적해 소동을 벌였던 이기용 전 교육감의 선거 캠프 소속 S씨의 행적이 묘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위 사람들은 올해 초부터 S씨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기존에 사용하던 전화도 변경한 것 같다고 밝혔다. 본보도 S씨의 휴대전화에 통화를 시도했지만 없는 번호라는 안내문구만 흘러 나왔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교육청 물품 구매 비리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 수사를 피해 잠적한 것 아니냐고 추측했다.
본보는 지난해 지능형스쿨도우미 로봇등 충북교육청이 학교 물품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여러건의 비리 의혹을 확인하고 집중 보도했다.
본보는 이중 지능형스쿨도우미 로봇과 관련해 특정업체가 조달청 입찰과정에서 담합을 통해 40여대의 제품을 낙찰 받은 사실을 보도했다. 또 시중에서 2300만원대에 팔리던 제품을 충북 관내학교에서는 3940만원에 판매한 사실도 보도했다.
본보가 추가로 확인한 결과 이렇게 2배 가까이 가격을 부풀려 폭리를 취한 납품업체는 이득을 2곳의 다른 업자와 분배한 것으로 나타났다. 납품업체 E사는 3940만원 중 40%인 1500여 만원만 받고 나머지는 제천지역의 교구 납품업체에 A사 40%, 또 다른 사업자에게 20%를 건넸다.
하지만 당시 교육청스쿨도우미로봇 구매과정에서 제천 A업체가 대금을 분배 받을 하등의 근거가 없다. 로봇을 구매한 각 학교는 조달청이 운영하는 인터넷 나라장터에 입찰 공고를 냈고 E사는 자회사와 담합을 통해 모두 낙찰받았다. 제천 A 업체가 영업을 대신하거나 제품생산에 관여한 흔적도 전혀 없다.
그런데도 제천의 업체는 1대당 1500여만원을 받았다. 충북교육청 각 학교가 구매한 로봇이 40여대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제천의 업체는 앉아서 수억원을 거저 벌은 셈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주변에서는 제천 A업체가 스팩을 넣은 것 아니냐고 분석했다. 여기서 ‘스팩’이란 입찰이 나가기 전에 물품 발주처와 발주내용을 미리 합의해 특정 물건을 구입하기로 담합하는 행위에 대해 업체끼리 부르는 은어다.
모 업체관계자는 “스팩을 넣지 않고서는 돈을 받을 이유가 없다. 통상 이럴 경우 40%의 수수료를 가져간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모 업체 관계자는 교육청 누구를 통해서 스팩을 넣었을까. 이와 관련해 잠적한 S씨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기용 전 교육감의 최측근으로 불리던 S씨는 청주교육장직을 수행하다 음주운전이 적발돼 청주의 모 고교와 제천의 모 중학교로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 S씨는 제천의 모 중학교 교장 재직당시와 스쿨도우미 로봇 구입 시기가 겹친다.
또 이기용 전 교육감 선거캠프에서도 핵심 역할을 맡았다. 지난해 3월 자살 소동은 당시 선거자금 일부를 주식투자로 날린 S씨가 이를 무마하기 위해 벌였다는 소문도 돌았다.
결국 지능형 스쿨 도우미 로봇 비리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가 상당부분 진척되자 이를 피해 S씨가 잠적했다는 의혹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