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무기계약직 전환 둘러싸고 '임금 삭감' 공방
노동자, "임금 삭감됐다" VS 청주시,"1500만원 늘었다"

“붕어빵에 붕어는 없고 밀가루만 들었나.” 청주시가 비정규직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다며 생색은 다 냈지만 오히려 임금을 삭감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당사자들은 적게는 20만원에서 많게는 50만원 가량 월급이 삭감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반면 청주시 관계자는 오히려 연간 800만원에서 1500만원까지 임금이 상승했다고 반박해 진실공방으로 확대되고 있다.

청주시는 지난 9월 1일자로 방문간호사 의료보험등 4대보험급여 관리사, 영양플러스 사업 담당자등 26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다. 지난 해  6월에는 상당보건소와 흥덕보건소에 근무하는 비정규직 31명을 같은 방식으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다.

대상자는  방문간호사업과 영양플러스 사업, 구강보건사업을 담당하는 비정규직 직원이 대상이었다.

무기계약직 근무계약은 기존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는 것과 달리 계약기간을 정하지 않고 정년을 보장해주는 것으로 일종의 정규직화로 볼 수 있다.

청주시는 지난해 이런 조치를 취하면서 비정규직의 임금도 상향하는 등 근로조건을 개선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당시 청주시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2013년 최저임금인 1일 3만8900원을 적용받던 현장노무 직 비정규직의 급여는 2014년에 1일 5만원으로 상향된다. 인상률이 무려 28.5%에 달한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청주시의 이런 홍보와는 달리 무기계약으로 전환된 비정규직의 임금이 오히려 대폭 삭감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해 6월 무기계약으로 전환된 방문건강관리사 A 씨의 2013년 4월 임금 명세표를 확인한 결과 그가 받았던 월급 총액은 179만16000원. 기본급여 173만1600원에 장기근속수당 1만원, 위험수당 5만원이 더해졌다. 이중 4대보험 등 자기부담금을 공제하고 실제 159만5390원을 수령했다.

반면 정규직으로 전환된 2014년 4월 A씨의 임금명세표를 확인한 결과 실수령액은 149만3540원으로 10만원 이상 줄었다. 그의 급여내역에 따르면 기본급여는 145만3330원으로 30만원으로 줄었다. 반면 그 이전에 지급되지 않던 교통비 12만원, 급량비 12만원, 가족수당 7만원이 추가됐다. 이를 합한 총급여액은 176만3330원으로 오히려 3만원이 줄었다.

월급 70만원 깍는 정규직화

지난 9월 1일 무기계약으로 전환된 B씨의 경우 월급은 70만원 가량 줄었다. 무기계약으로 전한되기 직전인 8월 그가 받았던 월 임금 총액은 241만6500원. 기본급여 182만 여원에 초과근무수당과 출장여비 22만원을 합산한 금액이다. 

반면 무기계약으로 전환된 9월 그가 받은 월급 총액은 172만330원으로 70만원 가량 줄었다. 기본급여는 142만8330원으로 40만원 가량 줄고 급량비 12만원과 교통보조비12만원, 가족수당 6만원이 추가됐다.

이들은 “계약직인 비정규직 신분이었을 때에도 근속년수가 늘어나면 호봉이 증가했다. 하지만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면서 그동안 근무 경력을 전혀 인정해주지 않아 임금이 대폭 삭감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런 조치는 정부의 지침도 위배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2012년 1월 관계기관 합동회의 후에 발표된 ‘공공부문 비정규직 종합대책 후속지침’에 따르면 정규직 채용 시 비정규직 경력을 인정하기로 돼있다.

당시 정부는 “과거 경력에 대한 내용 분석 없이 고용형태라는 형식적 요소에 의해 호봉 인정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정규직 채용시 정규직 근무 경력을 인정하는 경우 비정규직으로 근무한 경력도 인정키로 함”이라고 발표했다.

반면 청주시 관계자는 이들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임금이 삭감된다면 누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려고 하겠는가”라며  “오히려 연간 800만원에서 1500만원까지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전에 주지 않던 시간외수당이나 연가보상비등 비정규직때는 받을수 없었던 각종 수당도 추가됐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입증시킬 충분한 자료가 있다”고 말했다.

비정규직의 처우를 개선하겠다는 무기계약직 전환으로 인해 임금삭감 논란이 공방으로 번지면서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을 하는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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