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동물이 효율적으로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기여

▲ 박완희 두꺼비친구들 사무처장
등산을 하다 등산로에 홀로 나와 있는 어린새(유조)를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무엇을 어찌해야 할지를 모른다. 어린 생명이기에 외면하고 갈 수도 없다. 이럴 때 고민을 해결해 줄 곳이 있다. 바로 충북야생동물센터가 그곳이다. 야생동물구조센터의 홈페이지에는 어린 새 발견 시 대처사항이 자세히 나와 있다.

우선은 깃털이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한다. 날개깃이 있으면 이소중인 새끼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때는 새끼들이 둥지를 떠나 바닥에서 뛰어다는 것은 정상적인 행동이며 부모새가 먹이를 물어다 준다. 새끼가 고양이, 개, 사람으로부터 안전한지를 확인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새끼를 덤불 또는 나뭇가지로 옮겨주어야 한다. 부모새가 가까이 오는지 확인하고 그렇다면 그대로 두고 떠나도 된다.

이렇듯 작은 일이지만 야생동물과 사람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야생동물의 구조와 치료 등을 할 수 있는 전문기관이 바로 야생동물센터다.

충북야생동물센터는 지난 2007년 음성군에 설립되었다가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2011년 3월 충청북도와의 위탁운영 협약에 따라 충북대학교로 이관되었다. 충북도와 환경부의 지원으로 총 1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청주시 오창에 1만㎡의 부지에 연면적 571.34㎡ (지상 1층)규모에 관리동과 비행훈련장 등의 시설물을 갖추고 9월 30일 새로이 문을 열게 되었다. 이번호에서는 충북야생동물센터를 찾아간다.

야생동물센터에서는 접수된 조난 야생동물이 건강하게 다시 야생에서 살 수 있도록 구조, 검사, 치료, 재활훈련을 하고 있다. 119응급 구조대나 야생동물구조단체, 야생동물 진료기관, 시나 군의 야생동물 담당부서로 신고가 접수되면 구조와 이송을 센터로 오게 된다.

센터에서는 구조된 야생동물의 신체검사, 혈액검사, 방사선검사, 감염성 질병검사를 통해 치료를 하게 된다. 치료는 상태에 따라 내과적 치료를 하거나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다. 치료 후에는 재활훈련과 자연적응훈련을 통해 자연으로 방사하게 된다.

▲ 새호리기 ▲ 수리부엉이

최근 4년간 1천523마리의 야생동물이 구조돼 치료를 받았으며 이번에 새로 준공한 센터에서는 40여 마리가 재활 및 야생적응 훈련을 하며 야생생태계로의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센터는 야생동물의 전문종합병원의 위상에 맞게 멸종위기 야생동물의 유전자원을 확보하고 여러 가지 감염성 질병에 대한 모니터링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제12차 생물다양성 당사국총회가 강원도 평창에서 열리면서 생물다양성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야생동물의 유전자원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여 종복원사업 등 다양한 생물자원 보전활동도 하게 된다.

또한 야생동물에 대한 교육 및 홍보활동도 센터의 주요한 업무다. 일반 시민들이 야생동물에 대해 알아가고 야생동물 보호에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교육과 홍보를 진행한다. 우리지역 야생동물보전운동을 하는 단체 및 기관 등과 연계하여 진행하는 야생동물 관련 교육프로그램도 구상 중에 있다.

금년 9월에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으로 조성된 절골소류지 생태 습지원은 도민의 휴식공간은 물론 센터와 연계된 생태 교육 및 체험의 장으로 활용하여 환경교육의 거점으로 거듭나게 될 예정이다.

나기정 야생동물센터장은 센터의 새로운 출발은 조난·부상 및 질병에 감염된 야생동물을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관리하며 자연생태계를 보호하고, 인간과 동물이 효율적으로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충북대학교의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수의학적 영역에 기반하여 야생동물 질병 진단검사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기존의 구조치료와는 차별화된 센터 운영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고 있다.

지역에 전문적인 야생동물센터가 둥지를 틀었다. 야생동물 전문 종합병원의 역할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수리부엉이, 두꺼비, 고라니, 너구리 등 다양한 야생동물이 우리지역, 한반도에서 함께 살아가야 하는 소중한 생명임을 알리는 사랑받는 센터가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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